[양돈현장] 돼지 복합호흡기증후군 X요인, 인플루엔자
[양돈현장] 돼지 복합호흡기증후군 X요인, 인플루엔자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양돈통계 총람에서 확인해보면 2021년 초 상시 사육 모돈수는 102만5천두였다. 2021년 연간 출하두수는 1천838만3천두이니 모돈당 출하두수(MSY)는 평균 17.9두 정도이다.

모돈당 이유두수를 21.2두로 보면 이유 후 출하 시까지 15% 정도 돼지가 사고를 당한다는 것이다. 양돈선진국 대비 대략 2배를 넘는 숫자에 해당된다. 농장별로 보면 매출액 감소는 기본이고 사료효율 악화, 생산비 증가, 냄새 민원의 1차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니 대책마련이 시급한 사정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사료가격이 폭등하였고 시장 돈육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니 농장 경영수지악화는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실정이다.

비육돈 사고율 15%중 어림잡아 10% 포인트는 복합호흡기증후군(PRDC)에 의한 사고와 연관된 것으로 봐야 한다. 모돈 두당 연간 2두 정도의 손실이 거기에 해당이 된다. 그런데도 거의 20년간 내 농장 돼지를 못살게 군 복합호흡기증후군이라는 악성전염병의 명칭을 생소하게 여기는 농장들이 너무나 많다. 이름조차 생소하게 여길 정도니 그에 대한 대책 또한 미진하기 짝이 없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복합호흡기증후군은 써코바이러스, PRRS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호흡기형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와 글래서병균, 연쇄상구균, 흉막폐렴균, 파스튜렐라균, 마이코플라스마균과 같은 세균 그리고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들이 합작으로 만들어내는 일련의 증상을 말한다. 그 병원체 중에는 1차적 주동자 역할을 하는 놈도 있고 2차적으로 복합감염을 일으키는 똘마니들도 있다. 다양한 바이러스, 세균 그리고 병원체를 폭증시키는 스트레스 요인이 어우러져 병을 유발시키므로 똑 떨어지는 항생제, 치료제도 없고 백신접종 효과도 못 보게 만들어 온 것이다. 농장과 농장간의 거리도 가깝고, 지속적인 청정후보돈 수급도 어렵고, 생산 시스템도 완벽하지 못하고, 잔혹한 열스트레스 기간이 긴 것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는데 있어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복합호흡기증후군의 대표적 주동자는 PRRS바이러스이다. 신출귀몰하는 변이술, 바람을 타고 침입하는 능력과 돼지의 면역능력을 억제하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국내 상황에서는 이 바이러스를 청정화시키고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백신접종과 위생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어르고 달래며 동거하는 작전을 많이 쓰고 있다.

분만사~자돈사에서 삼출성표피염, 클로스트리듐장염, 귀물기 같은 악습 증상이 나타나면 PRRS바이러스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PRRS에 대한 대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써코바이러스도 변이주를 무기로 호시탐탐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으나 아직은 백신접종 효과로 인해 현장에서 써코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많지 않다.

최근 수년간 복합호흡기증후군의 X병원체로 인플루엔자바이러스(SIV-A) 발생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비육돈 사고율을 높이고 있다. PRRS 상재농장에서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복합 감염되면 사고율은 기존 대비 1.5배 이상으로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출하에 임박한 비육돈에서도 10~20% 정도의 폐사율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었다. 고열, 식욕부진, 기침, 탈진, 호흡곤란과 급사를 일으킨다.

인플루엔자 기침은 다른 병원체에 의한 기침과는 감별이 되는 개 짖는 듯한 기침, 고열 및 개구호흡 등의 임상증상을 보인다. 열화상 카메라를 촬영하면 40도 이상의 고열을 보이는 돼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양돈전문 수의사는 부검 시에 특징적인 기도 내 삼출물과 폐엽의 자주색 기관지-간질성 폐렴병변 확인으로 잠정적 진단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항원은 비강이나 기도점액 PCR 검사로 가능하다. 혈청으로는 항체검사만 할 수 있다. 유행성폐렴, 파스튜렐라 기관지폐렴과 혼동되므로 감별진단 능력이 요구된다.

대책으로는 우선 백신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후보돈 기본접종과 번식돈 환절기 접종 프로그램이 유효하며, 자돈~비육돈사 사고율이 높은 농장에서는 자돈에게도 5,8주령에 접종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감염 돈군에게는 아세토 아미노펜 음수제 투약과 강력 진통제 주사가 필요하며 세균 복합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도 도움이 된다.

돈사 내 체감온도 일교차를 줄여주고 미세한 환기조절을 실시하고 분무소독을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복합호흡기증후군의 핵심 병원체이지만 그 동안 경시해온 경향이 있었다. 미국 수의과대학 병성감정 진단결과를 보면 돼지 인플루엔자 사례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국내 병성감정 기관에서는 그간 PRRS, PCV2 진단에 집중한 것이 사실이다.

양돈현장에서는 인플루엔자 의심사례가 폭증하고 있고 또 확진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자돈에 PRRS, 써코, 유행성폐렴 백신접종을 했는데도 후기 자돈사~비육사 구간에 사고율이 높다면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인플루엔자 진단과 대책수립으로 복합호흡기증후군 피해를 대폭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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