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이유(理由)를 따져봐야 할 내 농장 이유(離乳) 방식
[양돈현장] 이유(理由)를 따져봐야 할 내 농장 이유(離乳) 방식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양돈을 하는 목적은 국민들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신선해서 안전하고, 맛있어서 늘 먹는 돼지고기로 국민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으로 온 국민이 오랫동안 두려움, 긴장과 불면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에너지와 면역력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돼지고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가성비도, 가심비도 좋은 한돈을 생산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따라야 한다.

양돈현장에서는 신생자돈의 생시체중 불량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연히 생시체중이 커서 분만 모돈이 난산에 걸렸다는 얘기가 아니다. 산자수는 예전에 비해서 엄청 늘었는데 생시체중이 1.0kg가 안 되는 자돈 비율이 너무 높아서 생긴 일이다. 사람의 경우 신생아 표준체중은 남여아 평균 3.3kg 정도가 된다. 신생자돈 생시체중은 평균 1.4kg 정도 되면서 1.0kg 이하 자돈 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신생아 체중이 2kg 이하라면 온 가족이 걱정을 할 것이고 병원에서는 인큐베이터를 준비하고 특별한 간호를 시작할 것이다.
농장 분만사 상황은 어떤가 생각해보자. 생시체중이 1.15kg를 밑도는 신생자돈의 비율이 30%를 넘는다. 50%이상인 경우도 허다하다. 생시체중 1.15kg 미만인 자돈은 특별간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3일 생존율이 매우 낮다. 잘 알다시피 800g 미만인 자돈은 살려내기 어렵다. 생시체중이 낮을수록 생존능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신생아의 몸속 여기저기에 갈색지방이 분포되어있다. 비상에너지원으로 사용되도록 신이 내려준 생존무기가 갈색지방이다. 돼지에게도 갈색지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생시체중이 높을수록 갈색지방량이 많으니 생존능력도 커진다. 생시체중이 낮은 자돈은 태어나서 움직일 힘도 없고, 젖을 빨아댈 힘도 부족하다. 그들의 피부는 짜글짜글하여 느끼지 못할 바람에도 체온을 빼앗긴다. 저체중 신생자돈을 위한 인큐베이터와 특별 간호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완벽한 보온 간호상자 활용과 카데터를 활용한 초유 인공급여가 핵심이다. 다산성 모돈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긴 낮은 생시체중 문제는 결정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대표적인 후유증이 이유자돈 품질 불량이라는 것이다.

분만사 관리자의 분명한 목표를 두 가지로 요약해보자.

첫째, 이유모돈 품질관리이다. 이유 모돈이 최적 BCS를 갖추고 발정재귀일수가 빠르고 교배 시 수태가 잘 될 수 있는 모돈 상태를 만들어 내려 보내는 것이다.

둘째, 이유자돈 품질관리이다. 이유자돈 품질이 좋다는 것은 체중이 크고 균일하고 병원체 감염이 없는 건강한 상태라는 것이다. 생시체중이 낮다는 핑계로 이유자돈 품질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팽개친다면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다. 생시체중이 낮더라도 이유시키기 전까지 포유기간이라는 기회를 잘 활용해야 프로관리자인 것이다. 대표적인 기술은 양자관리이다. 완벽한 양자기술은 이유자돈 품질관리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산성 모돈을 보유한 농장에서 양자관리 기술이 발휘되지 못하면 생산성 향상은 불가능하다. PSY 27두 허들을 넘기기 어렵고 PSY 30두는 넘지 못할 장벽이 된다. 저생시체중이라는 결함을 극복하고 보충할 기회가 양자관리 기술에 담겨있는 것이다. 이유자돈 품질이 중요한 이유는 출하일령, 사료효율, 도체등급 및 이유 후 육성률 같은 생산성과 수익성에 관련된 핵심 지표들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유체중 100g 증가가 출하일령 1.4일 단축을 가능하게 한다는 연구가 있었다. 이유체중 1kg가 출하일령 2주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출하일령 2주 단축은 두당 사료소비량 한 포 이상 절감시킬 수 있다. 이유자돈 발육정체기간을 최소화해 이상적인 성장곡선을 만들어내고 보상성장으로 인한 지육률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이유체중이 낮은 자돈은 사료섭취량, 소화능력, 스트레스 저항력 등 모든 면에서 불량하고 면역력도 낮은 편이어서 병원체 감염에도 취약하다.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으므로 비육돈사 효율성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도체등급 판정과 지육률 평가에서도 불리 할 수밖에 없다.

이유자돈 품질관리가 경영 성과를 좌지우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유자돈 품질관리가 이렇게 중차대한 관리 포인트인데도 관습적으로 해오던 이유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변화가 요구된다. 덴마크 농장의 전통적 포유기간은 4주령이었다. 그들의 전산자료를 들여다보면 26~28일령에 이유를 시켰다. 최근 수년 사이에 평균 이유자돈수가 14두를 넘는 농장들의 포유기간은 30~34일간을 보이고 있다. 이유체중 7.0kg 이상을 품질관리 기준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방식은 높은 균일도를 확보해준다. SPF 돈군 위생 프로그램 확대는 질병 피해를 최소화시켜 이유자돈 품질관리를 지원해준다.

내 농장 이유자돈 체중을 측정해보자. 생시체중 대비하여 포유자돈 구간 일당증체량도 계산해보자. 이유 7일 후 체중측정과 기간 중 일당증체량 계산은 내 농장의 관리수준을 최단기간으로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이유 후 7일간 일당증체 250g을 넘기는 농장은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농장의 반수 정도는 이유 후 7일간 일당증체가 0g 이하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렇지만 평균 이유체중이 6kg 미만이고 PRRS 활성상태이고 비위생적으로 관리되는 농장이라면 상황은 더 나쁠 수도 있다.

이유방식을 재고해 보자. 갓난 돼지사료 입붙이기 훈련은 잘 되는지, 이유체중은 얼마나 되는지, 포유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 이유 자돈사 사육환경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는 있는지도 확인하여 최적의 이유일령과 이유체중을 결정하자. 이유자돈 품질관리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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