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수태율 90%에 못 미치는 농장의 공통점
[양돈현장] 수태율 90%에 못 미치는 농장의 공통점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신베트 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 동물병원

많은 농장에서 2020년도 하반기에 수태율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다. 공통적으로 예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분만율과 산자수가 불량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배두수 대비 재발돈과 임신초기 진단시 불임돈 수를 더한 두수의 상대적 비율을 수태율로 본다. 예를 들자면 모돈 100두를 교배시킨 농장에서 재발이 5두, 불임 판정돈이 6두라면 수태율은 89%가 되는 식이다. 수태율이 높다는 것은 교배부터 착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시점까지 재발도 일어나지 않았고 진단에서 수태도 확인된 것이니 향후 양호한 번식성적을 기대하는 단기지표가 되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높은 번식성적을 보이는 농장들은 낮은 비율의 재발이나 불임돈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궁금해 하고 원인을 제거하고자 애를 쓴다. 수태율 95% 이상을 목표로 하는 농장들이 그렇다.

반면에 수태율이 85%를 밑도는 농장들은 문제의식도 없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덜해 보인다.

재발이나 불임에 의한 비생산일수(Nonproductive Sow Days, NPD)가 초래하는 하루 당 경제적 손실을 따져보면 그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모돈 회전율 2.3, 이유두수 10.5두, 이유후 육성률 90%, 지육체중 85kg, 지육단가 4천원으로 놓고 계산해볼 때 모돈 1일당 매출액은 2만246원{(2.3×10.5)×0.9×(85×4천원)/365}이 된다. 그렇다면 모돈 한 마리가 1회 재발(21일)이 왔을 때 매출손실 금액은 42만5천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재발, 불임, 유산, 분만실패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매출손실을 분석해본다면 번식돈 생산지표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수태율이 낮은 농장의 공통점을 정리해 본다.

첫째, 고품질 후보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는 농장들이다. 고품질 후보돈이란 초발정 유도 프로그램에 합격한 돼지를 말한다. 초발정 일령, 체중, 등지방 등 자격요건이 기준 범위를 충족되어야 한다. F2처럼 비육돈에서 자체 선발한 후보돈은 높은 생산성을 꾸준히 내기 어렵다. 농장 상황에 따라 연간 모돈 갱신율을 40~55% 정도에서 조정할 수 있다. 갱신 필요두수의 110%에 해당되는 후보돈 도입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모돈 도태 기준이 불분명한 농장들이다. 가장 흔한 예로 질루증후군(Vaginal Discharge Syndrome, VDS) 증상을 보이는 모돈을 일단 교배시켜놓고 보는 것이다. 월별 교배목표 두수를 채우기에 급급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수태될 확률이 반도 안 되는 모돈과 씨름하는 상황이다. 2연속, 3연속 재발돈을 수정시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궁내막염은 밭이 망가진 상황이니 씨를 뿌려야 허사가 된다. 연속 재발돈은 난소가 망가진 경우가 많다. 밭에 가뭄이나 홍수가 난 상황이어서 씨가 말라 죽었거나 빗물에 떠내려갔으니 그 밭에서 싹이 트고 열매를 맺을 수가 없는 것이다.

셋째, 매년 모돈이 열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는 농장들이다. 돼지가 더위에 약하다는 것을 모르는 농장은 없다고 본다. 더우면 헐떡거리고 사료를 남긴다는 사실도 익히 안다. 그러나 온도 26도, 습도 60%, 그래서 공기열량지수가 1천560을 넘기면 더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대책을 세우는 농장은 많지 않다.

다산성 모돈은 스트레스에 더더욱 민감하다. 임신초기 착상이 개시되는 시기는 더위 스트레스 영향을 많이 받아 수태율과 산자수를 좌우하는 시기이다. 더위 스트레스 기간은 5월 중순에서 10월초까지 의외로 길다. 공기열량지수 1천560이하 유지를 관리목표로 설정해보자.

넷째, 분만사 관리가 잘 안 되는 농장들이다. 분만사에서 순산을 하고 초유와 상유를 잘 먹이고 초기부터 사료섭취량이 좋아 정상적인 몸매(BCS)로 이유한 모돈은 수태율 산자수가 높다. 난산, 식불, 무유증증후군, 사료섭취량 패턴이 불량한 모돈들은 이유 후 4~6일 발정재귀율이 불량하다. 3일 이내 발정돈, 7일 이후 발정 모돈의 수태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분만전 모돈 변비는 반드시 예방해야 한다. 분만과정은 4시간 이내로 완료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분만후 3일간 모돈 관장과 유방마사지는 사료섭취량을 높여 몸매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섯째, 교배돈사 ~ 임신초기사 관리가 안 되는 농장들이다. 돈사 바닥이 축축하고 샛바람이 많아 썰렁한 돈사는 수태율 향상이 어렵다. 16시간 조명과 8시간 암흑 관리가 필요하다. 계절변화를 못 느끼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번식은 웅돈의 역할도 반을 차지한다. 웅돈 활용 없이 관리자의 눈으로 하는 발정감정과 교배는 수태율을 낮춘다. 임신초기에 웅돈을 활용한 재발확인은 임신유지 호르몬 분비를 강화하는 작용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섯째, PRRS, 인플루엔자, 마이코톡신 예방을 게을리 하는 농장들이다. 써코, 파보, 일본뇌염, 돈단독에 대한 백신접종은 비교적 잘 되는 편이지만 앞서 말한 전염병 통제가 안 되는 농장은 수태율이 불량하다. 전문 수의사들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보자.

번식돈 관리 목표는 건강한 고품질자돈을 이유시키는데 있다. 수태율 향상은 양돈의 시작이다. 시작부터 삐걱거려서는 지속가능한 양돈사업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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