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저체온증-기아-압사 증후군’ 해결해야 농장이 산다!
[양돈현장] ‘저체온증-기아-압사 증후군’ 해결해야 농장이 산다!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생시체중이 1.1kg 미만인 신생자돈은 이유될 때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생시체중이 낮은 자돈은 피부에 주름도 많기 때문에 표면적이 넓다. 낮은 환경온도나 바람에 의한 열손실이 훨씬 쉽게 일어난다. 모돈으로부터 받은 피부 밑 갈색지방(brown fat)의 양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낮은 환경온도에 대한 견디는 힘도 일찍 소실된다. 갈색지방은 쉽게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비상수단이다. 태어나서 초유를 섭취하기 전까지 움직이고 또 젖을 빠는 데 사용되는 결정적인 에너지원 역할을 한다. 갈색지방이 바닥나면 초유를 충분히 빠는 데 문제가 생긴다. 초유섭취량이 불량해지는 것이다. 저체온증(hypothermia), 기아(starvation) 발생하는 기전이다. 저체온증-기아 상태인 자돈은 정신이 혼미해지고 운동감각도 떨어져서 모돈이 눕겠다고 보내는 몇 가지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렇게 자기 엄마에게 깔려 죽는 참사가 발생한다. 압사(crushing)인 것이다. 생후 3일 사이에 발생하는 포유자돈 사고의 대부분이 이것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전체 포유자돈 사고율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저체온증-기아-압사증후군(HSCS)’ 피해가 그만큼 크다. 생시체중이 1.1kg 이하인 자돈의 사고율이 이 증후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신생자돈의 생시체중을 확인하는 것은 분만사 관자자의 기본적 업무가 된다. 양돈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생시체중 1.1kg 이하 자돈 비율은 20% 미만을 목표로 한다. 생존자돈수가 15두라면 1.1kg 미만이 3두 미만이 되도록 관리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모돈당 연간 이유두수(PSY) 증가가 경쟁적으로 일어나면서 다산성 모돈이 널리 보급되었다. 그 결과 지난 10여 년간 총산자수, 생존자돈수, 이유두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유자돈 품질은 상대적으로 불량해졌다. 자돈 생시체중이 낮아졌고, 균일도도 낮아졌고, 복당 이유체중도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농장들이 이유두수가 복당 1~2두 낮더라도 이유자돈 품질이 개선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양돈선진국의 추세는 PSY도 높이고 이유자돈 품질도 높이는 방향으로 벌써 진행되고 있다. 무역자유화 시대에 경쟁을 포기하는 일은 한돈산업의 붕괴를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생시체중은 이유체중과 출하체중에 큰 영향을 끼친다. 정상적인 규격돈 비율과 도체등급에도 높은 상관성을 갖는다. 생시체중이 양돈 생산효율, 매출과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신생자돈 체중을 높이는 관리 포인트를 정리해본다.
첫째, 산자수 뿐만 아니라 생시체중과 이유체중도 좋은 종돈을 선택하는 것이다. 번식에 관련된 경제형질은 비육에 관련된 것보다 상대적으로 유전력이 낮다고 하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산자수 증가와 더불어 생시체중을 높이기 위한 유전적 선택을 꾀한 육종회사로부터 종돈을 공급받는 것이다. 그들이 제공하는 교배 및 사양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보자. 종돈 계열별, 품종별, 산차별 생시체중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백색계보다는 듀록을 부계로 쓰면 생시체중이 110g 정도 높다는 연구도 있다.
둘째, 생시체중을 늘리기 위해 임신돈 사양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임신돈을 스톨에 계속 수용할 때보다 군사사육을 시키면 생시체중이 61g 늘었다고 한다. 군사 사육 시 운동량이 증가하면서 혈액순환이 좋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모돈의 체구에 적합하지 않은 스톨에 수용하는 경우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코티솔 분비량이 상승하고 혈액순환이 불량해져서 태아로 가는 혈액량 감소가 생시체중 저하를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분만유도제를 사용하면 생시체중이 43g 감소했다는 시험도 있으므로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분만유도제 사용 목적을 난산 예방과 초유관리 강화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 좋다고 본다.
셋째, 농장의 위생수준도 생시체중에 유관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후보돈을 기존 번식돈군에 편입시키기 전에 격리돈사에서 순치를 시키면 생시체중이 39g 정도 늘었다는 시험이 있다. PRRS바이러스, 써코바이러스처럼 임신돈에 감염을 일으키는 질병은 생시체중에 크게 영향을 준다. 위생관리를 최고 수준으로 양호하게 유지관리하는 농장은 일반적인 수준의 농장과 비교할 때 104~224g이나 생시체중이 좋았다는 연구가 있다. 위생관리를 잘 하는 농장이 생산성에 반영된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셈이다. 백신프로그램 준수, 올인올아웃 및 수세소독 강화,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야하는 이유가 된다.
넷째, 모돈 BCS 관리는 모든 번식지표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포유 기간 중 사료섭취량 극대화와 임신기간 중 사료섭취량 최소화가 가져다주는 번식성적 개선효과와 경제적 이익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모돈의 경제수명 연장을 비롯하여 분만율, 산자수, 생치체중, 이유자돈 품질 등 모든 면에서 개선이 되기 때문이다. 초임돈의 임신말기에 사료를 증량급여하면 생시체중이 30~90g 정도 개선되지만 경산돈에게 임신말기 사료 증량급여는 생시체중 증가에 유의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경산돈의 경우 임신초기에는 바디컨디션에 따라 사료를 조절하여 주고 적정수준에 이르면 분만에 이르기 까지 유지사료량 정도만 급여하는 것이 사료허비도 줄이고, 포유기간 중 사료섭취량 극대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기존 관행과 큰 차이가 있으므로 알기닌 같은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보강 조치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발정재귀 기간의 사료섭취량 극대화도 생시체중 증가와 상관성이 높다고 한다. 생시체중이 낮은 돼지를 살려내는 것과 포기하는 것의 차이가 내 농장의 사업지속성을 결정할 수 있다고 여겨야 한다. 그들은 한 여름에도 쉽게 저체온증 상태가 되고, 기아상태에 빠지고, 압사를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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