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혹서기 열스트레스 후유증이 걱정스럽다!
[양돈현장] 혹서기 열스트레스 후유증이 걱정스럽다!
  • by 양돈타임스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번식돈과 비육돈에게 있어서 26도 이상의 온도와 60% 이상의 습도가 만나는 시점에서부터 열스트레스를 받는 시점이 된다. 체감온도 29.5도부터는 돼지의 바이탈을 위협하는 비상 상황이 된다. 체내에 쌓이는 열을 발산하지 못하면 체온이 상승하게 되므로 호흡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생명을 위협받는다는 말이다.

최적 환경에서 돼지 호흡수는 분당 20회 전후이며 숨을 쉬는지도 모르게 편히 숨을 쉰다. 분당 60회를 넘기면서부터는 체온상승, 호흡수 증가로 이어진다. 폐렴병변이 조금이라도 있는 돼지라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호흡수가 증가한다.

과밀사육 상태, 협소한 스톨 폭, 음수량 제한, 건조한 콘슬랏 바닥, 몸을 식혀줄 바람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면 열스트레스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가장 흔하게 보여준 열스트레스 상황과 그에 따른 후유증 발생의 실제 사례를 보자.

첫째, 임신말기 모돈들이 심하게 헐떡거리고 있으며, 폐사 건수가 늘었다. 봄철에 임신을 한 다산성 모돈들의 총산자수는 상대적으로 많다. 배가 많이 부른 모돈은 흉부 압박을 많이 받는 상태가 된다. 임신 스톨 폭이 협소한 농장은 말기 모돈이 옆으로 눕기도 힘들다. 등과 배가 옆 모돈과 맞닿아 체감온도가 체온보다 높은 상태가 된다. 호흡수가 80회를 넘기는 것은 일상적이어서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는 관리자도 허다하다.

둘째, 분만사 입식을 한 모돈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난산이 늘었다. 바디컨디션 관리가 불량하여 과비 상태인 분만예정 모돈을 더운 시간에 이동한 농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루 중 서늘한 시간에 천천히 옮기고 항스트레스 영양제와 시원한 물과 바람을 충분히 제공해야 했었지만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복당 1두 사산 증가는 분만소요시간 50분 연장으로 보면 된다. 당연히 난산으로 이어진다.

셋째, 분만모돈의 무유증 증후군(MMA)이나 저유증증후군(PHS) 사례가 증가하였다. 분만소요시간 지연, 난산, 입수기회 증가, 자궁염, 유방염, 식욕부진에 따른 변비가 유발한 것이기도 하고 신생자돈의 활력 저하로 초유섭취량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한 것이다. 포유기간 중 사료섭취량 저하는 발정재귀일령 지연, 이유자돈 품질 품량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긴다.

넷째, 이유 모돈의 발정재귀일 분포가 불량해지고 수태율 저하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유모돈 4~6일내 발정재귀율은 그 농장의 분만율과 거의 비슷하다. 분만사 포유기간 모돈이 열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사료섭취량 감소와 더불어 사료섭취량 패턴 불량으로 발정재귀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유모돈 지제 불량 비율이 증가했다면 열스트레스로 인한 섭취량 감소와 비타민/미네랄 결핍 때문으로 봐야 한다.

다섯째, 자돈~비육돈에서는 장염 발생이 증가하였다. 고온다습 기간에 급이기 및 급수기 관리가 불량한 농장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클로스트리듐균 등의 증식이 빨라지므로 장염 발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료와 물에 항생제, 유기산제, 비타민제를 적절히 첨가하지 않은 농장에서는 사고 발생이 높았다.

여섯째, 가장 흔한 상황으로 출하일령 지연 또는 출하체중 저하 현상이 증가하였다. 체중이 60kg를 넘긴 큰 돼지들은 고온다습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사료섭취량이 크게 줄어들고 영양소 소화이용율도 감소하게 되니 성장률이 불량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현대적으로 개량된 돼지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였다면 160일령 이전부터 출하가 가능한 체중이 되고 늦어도 180일령이면 출하가 종료될 테지만 혹서기 대책이 미진하였다면 그만큼 악영향은 비례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출하체중 108kg 미만인 돼지 비율이 늘고 있고, 도체등급 불량돈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200일령이 넘었는데도 체중이 작다고 불평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도 열스트레스 피해로 보면 될 것이다.

미국,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여러나라에서 유행하였던 PRRSV-2(북미형) 리니지1형 발생 사례가 국내에서도 대군농장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고 돼지 인플루엔자도 지속적으로 발병하면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런데 공통점을 본다면 혹서기를 지난 10~11월에 그런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호발한다는 것이다. 열스트레스가 면역력을 저하시키기도 했고, 백신접종 효과에 나쁜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돼지 혹서기 대책이 부족해서 열스트레스를 주었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후유증으로 인한 보복을 덜 받게 된다. 사료 영양적 보강, 환절기 환경관리 강화, 급이시스템 위생 점검, 백신프로그램 점검 및 건강 모니터링과 전략적 약제 클리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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