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이 겨울 PED, PRRS 피해야 한다
[양돈현장] 이 겨울 PED, PRRS 피해야 한다
  • by 양돈타임스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복(福)은 쌍(雙)으로 안 오고, 화(禍)는 홀로 안 온다(禍不單行)’이라는 속담이 새삼스럽다. 인간사 복 받기는 쉽지 않고, 재앙은 연거푸 겹쳐온다는 말이다. 김장철이 끝나는 무렵에서부터 돈육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모돈 당 연간 출하두수(MSY) 19두인 농장의 지육kg당 생산원가가 5천200원 수준 정도라 하니 전체 양돈장의 3/4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프리카 돈열을 겪은 중국에서는 평균 생산원가가 생체kg당 19위안 수준인데 시장 가격은 14위안대에 머무른다는 뉴스를 보았다. 중국은 ASF로 인해 백야드 내지 중소농장들의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고, 대단위 고층형 초현대적 사육시설이 들어서고 유럽에서 다산성 후보돈이 대거 도입되었다. 그로 인해 국가적 생산성 향상은 대폭 이루어졌지만 심각한 수준의 경제적 불황이 겹쳐지면서 중국 양돈 경기 회복도 만만치 않다는 견해가 많다. 중국 양돈도 화불단행(禍不單行) 상황인 것이다.

중국 양돈경기는 한돈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돈가가 높게 유지되어 국제 돈육 수출 물량을 대거 소화해준다면 한돈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돈육 소비량의 50% 정도를 중국에서 이루어지므로 영향이 매우 크다.

한돈 생산현장에도 악재가 겹치고 있다. 대부분 농장들이 적자양돈을 하는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악성전염병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8대 방역시설 강화와 일시적 이동제한(standstill) 등 엄청난 차단방역에 집중하고 있지만 ASF, PED, PRRS, 인플루엔자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PRDC(돼지복합호흡기증후군) 감염사례가 아주 많은 현실이다.

한돈 전체 생산농장의 이유부터 출하 기간의 평균 돼지 육성률은 85% 수준으로 보는데, PSY 22.0두, MSY는 18.7두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PED와 소위 북미형 PRRS 리니지1(PRRSV2 L1)이라는 신종 병원체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PED와 신종 PRRS가 발생한 농장에서는 화불단행의 위험성이 아주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먼저 PRRS가 터지면 임신말기 모돈의 식불, 유산과 폐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 기간에 접종해야 했던 분만전 모돈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흔한 예가 PED 백신접종이 누락되면서 PED가 연이어 터지는 사례를 자주 본다.

거꾸로 PED가 먼저 발생한 농장에서도 분만전 모돈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고 또 인공감염을 실행하는 사례가 많아서 PRRS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지만 우선 눈에 보이는 불을 끄기에 바빠 소홀히 하는 경우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돼지 전문수의사들의 자문과 병성감정은 도움이 된다고 본다. 설령 인공감염(Feedback immunization) 방법을 적용했다면 농장 전체적인 소독위생 프로그램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 빈 돈사 피트청소 및 수세-소독-건조 강화와 환경검사를 통한 소독효과 검증과 추가적인 병원체 침입을 차단하려는 방역 조치가 수반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 재발(Re-emerging)로 인한 고난을 또 겪어야하기 때문이다.

전염병 확산의 원인을 분석하다 보면 대규모 농장을 위주로 번식과 비육 농장 분리되었거나 위탁사육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농장 간 자돈 이동 두수가 크게 증가한 것도 지역 내 전염병 확산 기회가 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 북미 국가들의 전염병 확산 상황에서 자주 나타나는 상황이다. 미국의 예를 보면, 농장간 거리가 국내 상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멀어 전염병 전파가 어렵게 보이지만 PED, PRRS 대유행을 겪었는데 그 원인으로 돼지 수송 차량에 의한 전파를 꼽고 있다. 번식-자돈 농장 수송, 자돈-비육농장 수송, 출하 등 원정길 위에 있는 차량과 돼지 숫자가 많은 것이 전염병 전파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저돈가 시기에는 면역력 증강제제와 백신 구입비를 줄이는 현상도 많이 볼 수 있고 돼지 전염병 유발 바이러스 변이를 이유로 백신접종 효과 없다고 기피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도 발병 확산의 요인이 되는 것 같다. 효능 좋은 PED 백신이 있고 전략적 PRRS 백신접종과 사료 소독제(Feed mitigants)는 전염병 예방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다산성 모돈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농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 초유섭취량 관리 불량을 들 수 있다. 이전에 해오던 방법만을 고수한다면 충분한 초유섭취를 하지 못하는 신생자돈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두당 초유섭취량은 200g을 넘겨야 하고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목표는 250g으로 두어야 한다. 신생자돈이 배가 불룩하고 혈색이 좋은지 아닌지는 관찰하는 즉시 바로 알 수 있다. 한 복에서 초유섭취량이 모자란 자돈이 한 마리라도 존재한다면 그 자돈은 병원체들의 공격 대상이 된다. 신생자돈 특별 보온간호와 보온상자를 잘 설치하고 허약 자돈에게 고에너지 경구 투여제는 아주 유효하다.

분만 돈방 깔짚 제공(nesting), 모돈 변비 예방, 분만모돈 급이관리, 분할포유 방식 적용 도입, 양자관리 기술은 초유섭취량 극대화를 위해 필수적이므로 이에 대한 현장교육은 필수적이다.

PRRS 수직감염 확인을 위한 신생자돈 처치액 PCR검사도 필요하고 PED백신 효능 확인을 위한 중화항체 검사도 도움이 된다. 다산성모돈 도입 후 사고율이 높아졌고, 키우기 어렵다고 불평하는 농장이라면 다산성 모돈의 기본적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그에 대한 공부가 요구된다.

신종 PRRS로 인한 PSY 저하가 발생 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기간이 평균 8개월 걸린다는 미국 자료가 있다. PED까지 겹쳐진다면 그 경제적 피해, 회복 기간과 스트레스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래저래 힘이 들 때는 가슴을 열고 다른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약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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