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지난 여름, 모돈 폐사율이 크게 늘었다!
[양돈현장] 지난 여름, 모돈 폐사율이 크게 늘었다!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90년대 국내 양돈장 모돈 폐사율은 1~2%에 불과했다. 규모가 작은 농장에서는 1% 미만이었다. 모돈 300두 이상의 전업형 농장에서도 2%를 넘는 농장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농장 모돈 폐사율을 보면 6~7%를 넘기는 사례가 많았다. 10%를 넘겼다는 농장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양돈선진국의 모돈 폐사율은 과거부터 국내 대비 두 세배 높은 정도였다. 관리자 1인당 사육두수가 많은 점, 후보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치료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했었다. 미국, 캐나다의 피그챔프 데이터와 덴마크, 영국 등의 자료를 보면 모돈 폐사율이 05년경에는 7% 정도였다. 90년대에는 3~4% 수준이어서 두 배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런대 최근에는 평균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생산성 개선 차질과 경제적 손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동차로 보면 엔진이고, 제조 공장의 제품생산 기계에 해당이 되는데, 하루아침에 멈춰버린 상황에 비유될 수 있다. 사육중인 모돈 한 마리가 죽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농장의 생산성은 평균 또는 그 이하 수준이다. 반대로 폐사 원인을 분석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감소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는 농장의 MSY는 훨씬 높게 나온다. 100마리 가운데 1두 사고가 났다면 사고율은 1%이다. 모돈 폐사율은 은행이자율보다 더 무섭게 생각하고 경계해야 할 생산지표라고 여겨야 한다. 이자율 0.5% 상승에도 시장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모돈 폐사율은 연간 상시모돈수 대비 폐사두수를 백분율로 계산한 것이다. 모돈 100두 농장 기준으로 1년간 4두가 폐사했다면 4% 폐사율이다. 12% 폐사율이면 한 달에 1두씩 폐사한 것이다. 도태 판매로 처리하지 못한 모돈 경우도 폐사 두수 계산에 넣는 것이 타당하다. 모돈 폐사율이 높아지는 원인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첫째, 종돈 육종과정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유전형질도 원인을 제공했다. 도체등급평가, 사료효율, 다산성 인자를 고려하다 보니 등지방은 얇아지고 골격은 가늘고 길어지고 흉강은 협소해지고 복강 용적은 커졌다. 그래서 환경요인에 대한 저항성이 낮아지고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해진 것이다. 등지방은 의복에 해당된다.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에너지를 저장해둔 곳이다. 분만과 임신이라는 스트레스 과정에도 소모되는 에너지 창고인데 등지방이 얇아지면서 스트레스 저항성이 낮아진 것이다. 체구는 커졌는데 심장 기능과 폐활량은 그대로인 것도 문제가 된다. 구식 스톨에 갇혀 다리를 깔고 장시간 누워 있다 보니 소위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을 보이는 것이다. 혈액순환 장애, 지제사고, 호흡곤란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다산성 모돈을 도입하고 나서 돼지 키우기 어렵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둘째, 집약적 생산방식이 돼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사육시설을 설계할 때도 돼지보다도 사람, 자금, 경제성을 먼저 내세워서 나온 결과이다. 인체공학, 노동효율이 돼지의 기본욕구를 침해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협소한 공간에서 마음대로 다리 뻗고 편안하게 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복지 이야기도 되고 있지만 모돈의 입장에서 보면 생리적으로 불편한 면이 많을 수 있다. 답답하고, 운동하기 어렵고, 다치기 쉬운 환경이라면 질병, 사고율 발생으로 표현된다. 아픈 모돈을 즉시 격리하고 간호할 수 있는 환돈방도 따로 필요하지만 대부분 없다.

셋째, 농심(農心)도 사육기술 수준도 낮아졌다. 서양사람들이 목축업자 정신(stockmanship)이라 말하는 것이다. 한 가족을 부양하는 생명줄인 가축의 의식주를 우선시하는 마음이다. 춥거나 덥지는 않은지, 밥은 잘 먹었는지, 잠은 잘 자는지를 챙겨주는 인성을 말한다. 내국인이 차지하는 현장관리자 비율은 20% 미만이다. 3D 직업이라 못 박아 놓고 외면 당해온 지 오래된 것이다. 숙식, 근무환경, 급여수준 면에서 많이 개선되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교육훈련도 쉽지 않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외국인 근로자 확보도 어렵고 임금은 상승하였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데 제대로 일할 사람이 부족한 현실이다. 종돈개량도 가속화되고 시설도 점차 현대화되면 농심으로 무장한 유능한 관리자의 역할은 더욱 더 요구된다. 인력확보와 교육훈련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넷째, 전염병의 병원성이 강해지고 면역력저하를 동반한다. 대표적으로 PRRS 바이러스가 대부분 농장에서 상재하고 있고, 신규 침입 사례도 빈번하다. PRRS 바이러스의 병원성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돼지 면역억제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이므로 복합감염도 쉽게 발생해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게 크다. 백신접종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백신접종율도 높지 않아 피해를 키운다. 인플루엔자 발생률도 중대형규모 위주로 발생해 모돈 식불, 번식장애, 폐사율을 높이고 있다. 병성감정에서도 누락되어 대책이 미진한 사례도 많다. 후보돈과 모돈에 대한 백신접종이 권장되며 백신접종 효과도 괜찮은 편이다. 이상기후와 곡물가격 폭등으로 곰팡이독소 중독증 사례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곰팡이독소는 종류도 다양하고 신체 다양한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므로 번식장애와 모돈 사고 유발자의 대표로 지적된다. 특징적인 증상이 없는 경우 원인을 추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곰팡이독소 또한 면역 억제자 역할을 하므로 강력 흡착제독제의 사용이 적극 권장된다.

다섯째, 혹서기 대책이 미진한 농장은 폐사율이 특히 더 높다. 다산성 모돈으로 전환된 대부분 농장에서 PRRS, 인플루엔자가 상재하고 있다면 어지간한 정도의 냉방시스템으로는 모돈 폐사율을 낮추기 어렵다. 폐렴 병변이 부분적으로라도 남아서 폐기능이 약화된 경우에는 임신말기와 분만전후로 폐기능과 심장기능이 큰 타격을 받는다. 한 복에 15두 이상의 새끼가 들어있는 상황에서 심폐기능은 감당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분만 후 복강이 여유로워지면 복강 장기의 꼬임(염전) 현상이 쉽게 발생하여 모돈 폐사율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 농장 모돈 사고율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보자. 폐사돈 개체카드를 보관하자. 치료기록도 살펴보고 몸매 상태를 측정한 등각기 기록도 보자. 모돈 폐사 원인에는 농장 환경과 번식성적 개선에 유효한 정보가 다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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