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중국 ASF 예방통제 대책에서 배우기
[양돈현장] 중국 ASF 예방통제 대책에서 배우기
  • 신현덕
  • 승인 2019.10.0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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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중국 양돈산업이 쑥대밭이 되었다. 전년대비 돼지두수가 40%나 사라졌다. 연말까지 50% 정도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인에게 돼지고기는 한국인의 김치에 해당된다. 우리가 김치 없이는 밥을 먹기 어려운 것처럼 중국인에게 돼지고기가 그렇다. 돼지가 다 죽어나가니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한다. 민심이 동요된다. 사회적 불안이 가중된다. 그 흔한 돼지고기의 사회경제적 가치와 소중함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요즘이다.

중국은 세계 돼지의 반이나 키우고 먹는다. 아파트 단지형 최신식 돈사도 있지만 중국 방방곡곡에는 뒤뜰 양돈, 소위 백야드에서 키우는 돼지숫자가 막대하다. 전체 돼지두수에서 50두 미만의 뒤뜰 양돈 비중이 05년 71%, 2010년 기준 36%나 될 정도로 높다. 최근 수년사이에 대형 양돈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대적 비중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다.

이런 소규모 농가는 잔반이나 비위생적인 먹거리를 돼지에게 준다. 돼지우리 주위로 멧돼지같은 야생동물의 출현도 빈번하다. 방역에 대한 개념도 의식도 부족하다. 이들 농장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면 구조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 자명했다.

정부차원에서도 신속한 신고를 권고하기 보다는 이 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먹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홍보에 치중하는 듯 했다. 발생 후 몇 개월간은 살처분에 대한 보상, 긴급대책 매뉴얼, 발병농장 통제와 감시 기능이 없거나 작동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수 백 농장, 수백만두 살처분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다가 전국적 확산으로 이어졌다.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는 괴물 바이러스를 얕잡아 봤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첫 발생이 보고되고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인 지난 7월 4일 전국축목총참 명의로 ASF 예방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완벽한 방역위생 체계를 갖추어야 괴물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핵심은 전파경로의 차단에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방역 조치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첫째, 전면적 방역체계 하드웨어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 농장 주위 휀스를 친다. 정문을 통제하고 소독한다. 출하차와 분뇨차가 출입하는 후문을 통제하는 초소를 설치하고 소독을 실시한다. 농장으로 통하는 개구멍을 완전히 봉쇄한다. 배수구로 들어오는 길도 철망으로 막는다. △생활구역과 생산구역을 분리한다. 생산구역으로 진입할 때 샤워를 하고 전용출입문을 통한다. 생산구역에는 대변을 보는 화장실도 없어야 한다. △농장 내 팀별로 돈사와 돈사 간 방역도 실시한다. 팀별 다른 색깔의 작업복, 장화를 사용한다. 다른 팀, 다른 돈사의 출입을 통제한다. 분뇨처리 지역은 격리대와 소독시설을 설치해 왕래하는 차량, 도구, 사람은 소독 대상이다. 교차출입으로 인한 오염을 막아야 한다. 돈사 순찰도 청정지역, 준 오염지역, 오염지역을 구분해 순서를 정한다. △식당 주방도 통제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완전 분리수거 관리한다. 날짐승, 들짐승이 잔반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다. 식재료는 가열을 원칙으로 한다. 생돼지고기는 특별관리하고 완전 가열을 해야 한다. 농장식당도 생산구역에서 격리된 곳으로 옮긴다. △농장 진입 이전 소독을 강화한다. 정문 도착 훨씬 이전에 소독초소를 운영해 1차 소독을 한다. 정문에 도달해 2차 소독을 한다. 소독제 선택과 희석법을 숙지한다. 농장내로 반입되는 모든 물품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소독한다. 60도, 30분 이상 가열해야 바이러스가 사멸한다. △차량 세척-소독-건조를 시키는 전문 소독시설을 갖춘다. 농장을 출입하는 모든 차량은 그곳에 들러 완벽하게 소독을 실시한다.

둘째, 농장을 전면적으로 봉쇄한다. △사료 입고 시 철저한 소독을 한다. 농장 내 전용차량으로 환적한다. 울타리 밖에서 전송하는 방식을 택한다. △약품, 백신도 1차 훈증 소독, 2차 가열소독을 실시한다. △외부인원, 휴무자 복귀 시 다운타임을 지킨다. 생산구역에 진입하기 전 샤워, 환복을 실시한다. 발생위험지역에서는 외출, 휴가를 금지한다. △외부에서 돼지 도입은 제한한다. 부득이한 경우 병성감정을 받고 도입한다. 잠복기 상태일수도 있으므로 공급농장의 질병 정보를 확인한다. 발생위험지역에서는 도입을 금지한다. 폐쇄 돈군을 유지한다. △장비, 비품 도입 시 철저한 소독을 실시한다. 파이프, 도관은 내부까지 소독한다. 60도 30분간 가열한 후 반입한다. △돼지, 돈분, 쓰레기, 의료폐기물은 외부차량 진입이 불가하므로 환적을 실시한다. △농장인원 외출 시 농장장은 보고를 받고, 승인을 받도록 한다. 전염병 위험지역에서는 농장을 봉쇄한다. 돼지에게 사료를 공급하는 사료회사의 방역위생도 똑같이 중요하다. 원료, 제조과정, 완제품 공급까지 완벽한 방역위생 관리가 되어야 한다. △농장마다 상황에 맞는 방역프로그램을 수립한다. 방역 상황 및 안내도를 게시한다. 방역 책임자를 정한다. 직원 교육을 실시한다. 방역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방역의 빈틈을 색출하여 제거한다. 방역기관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장기적인 지구전에 대비해야 한다.

위와 같은 내용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실시해온 HACCP 내용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HACCP 보급비율도 낮고 완전한 이행도 안 되는 상황이다. ASF 백신이 개발돼 질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전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지구전을 벌여야만 한다. 피곤하다고 방심할 때 괴물은 농장에 찾아온다.

중국과 같은 상황이 벌어져서는 세계가 우리를 얕잡아 볼 것이다. 중국에서 발표한 ASF 예방 통제조치에서 배울 것이 있는지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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