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소비 유통, ‘패커’ 중심으로 재편 중
한돈 소비 유통, ‘패커’ 중심으로 재편 중
日 1500두 도축장 10년만에 12곳 늘어
출하 점유율 17.6%에서 44%로 증가
물량 따라 돈가도 출렁, 지각변동 예고
  • by 김현구

10년 전과 비교, 최근 돼지고기 유통 시장 환경이 대형 육가공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일 평균 판정두수가 1천500두 이상 도축장이 11년 4개소에서 지난해 16개소로 늘어나면서 이들 도축 판정 점유율도 전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최근 대형 도축장 중심의 육가공업체 출현으로 도매시장 출하물량은 매년 줄면서 돈가의 변동 폭이 심화되고 있는 등 한돈 유통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 등급 판정 도축장은 73개소로 이 중 일 평균 판정두수가 1천500두 이상인 도축장은 16개소로 집계, 국내 전체 작업물량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과 비교 이들 업체들의 점유율은 17.6%에서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8년간 일 평균 1천500두 규모의 도축장이 10여 곳 출현하면서 돼지 유통 환경이 급변화하고 있다. 특히 대형도축장은 육가공과 연계, 도축 및 육가공시설을 겸비한 패커 시설로 들어선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무엇보다 돼지 가격 결정 기준이 되는 도매시장으로의 출하가 줄면서 돈가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 11~12월 한돈 가격 강세 요인이 소비 부분 보다 일 도축두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형 육가공업계가 이례적으로 작업 물량을 지속 유지하면서 예상 밖 돈가 강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이 한돈 유통이 대형육가공 주도로 재편되면서 현 돼지 값 기준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형 육가공업계가 작업 물량을 늘리면 돼지 값은 상승하고, 반대로 줄이면 하락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에 농가들은 돼지 값 결정 구조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이지만, 도매시장 출하물량 감소에 따른 문제점은 직시하고 있다. 즉 대형육가공업체들이 작업 물량을 대폭 감소할 경우, 도매시장으로 출하물량이 크게 늘면서 돼지 가격이 폭락할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형 육가공업체 출현으로 한돈 유통 시장이 재편됐음에도 돼지 값을 좌우하는 도매시장의 기능은 변화 없이 축소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변화된 시장에 맞는 돼지 가격 산정 기준 변화 및 도매시장 출하 제고를 위한 대책을 통해 수요-공급에 일치하고 시장 상황을 반영한 돈가 산정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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