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⑥ 브랜드 시대]브랜드 강화로 한돈 점유 높여야
[창간특집 ⑥ 브랜드 시대]브랜드 강화로 한돈 점유 높여야
올해부터 광역별로 조합, 기업 패커 완공
맛 위생 안전 담보돼야 브랜드 가치 상승
주부 58% 브랜드 선호…말뿐인 브랜드는 퇴출
브랜드 明暗 인식하고 신뢰도 제고에 매진해야
  • by 김현구

한돈 생산보다 한돈 판매가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올해 한돈 생산량은 사상 최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수입 돈육 역시 돈가 하락에도 지속적으로 수입되면서 한돈 공급량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대비 비슷하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소비가 신통찮으면서 한돈업계는 한돈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수입 업체들은 FTA 관세 효과를 앞세워 삼겹, 앞다리를 위주로 국내 돈육 시장에 매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수입 업체들은 스페인산 이베리코처럼 스토리있는 고품질의 수입 돈육을 홍보 판매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이에 한돈 관련 식품업계는 한돈을 팔기 위한 전략으로 돼지고기 브랜드화 전략을 강화, 국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랜드 시대 도래=1980년대까지 국내 돼지고기는 냉동육 중심의 비(非)브랜드육이 주로 판매되었으나 1990년대 초부터 등장한 대규모 계열화 사업주체들이 계열물량의 판매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한돈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돼지고기의 브랜드화가 시작됐다. 초기 한돈 브랜드는 ‘얼리지 않은 냉장육’의 특성을 강조한 팜스코의 하이포크를 시작으로 목우촌 프로포크, 선진 크린포크, 및 도드람포크 등이 출시돼 현재까지도 한돈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 시장을 선점해 한돈 브랜드 유통시장을 선도한 일부 유명 돈육 브랜드 이외 이렇다한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돈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각기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하나 대다수의 브랜드가 제품을 차별화 하지 못해 소비자의 충성도를 유도하기 어려웠다.

■한돈 브랜드 변천사=1990년대 초 ‘돼지고기는 얼리지 않아야 맛있다’는 모토로 한돈 브랜드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돈육 ‘브랜드’시대가 개막된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정부의 ‘축산물 브랜드 육성계획’에 따라 돈육 브랜드가 300여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브랜드는 녹차, 인삼 등 각종 약재 등을 첨가한 기능성 돈육이 브랜드를 주도했으며, 이후 2010년대에는 무항생제, 유기농 등 친환경 인증 돈육 브랜드로 다시 진화한다. 그러다 2016년 들어 ‘동물복지 인증’ 돈육이 출시되면서 한돈 브랜드는 40여년 동안 다양하게 발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선호한다=우리나라 주부의 약 58%가 브랜드 돼지고기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선진이 최근 전국 24~54세 기혼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돼지고기 소비 행태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 돼지고기와 노브랜드 돼지고기 중 58%가 브랜드 돼지고기를 구매한다고 답했다. 브랜드 돼지고기 구입 이유는 ‘위생과 안전(31%)’, ‘원산지 확인(23%)’ 등 안전성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뛰어난 맛(22%)’도 높은 수치를 보여 브랜드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도를 보여주었다.

또한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2004년부터 소비자가 품질과 위생, 안전성이 우수한 축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내산 축산물브랜드의 품질 및 위생, 브랜드 관리 등을 평가하여 매해 우수 축산물브랜드를 선정하고 있다. 브랜드의 기본인 혈통, 사료, 사양관리 통일을 기본으로 브랜드 홍보 강화 및 농장단계 위생안전성 확보 방안에 대해 심사하고 선정한다. 이를 토대로 소비자들은 한돈 브랜드를 신뢰하면서 믿고 구입하게 된다.

이 같이 ‘한돈’이 소비자들에게 각인이 되면서 업계는 ‘한돈’이라는 대전제 아래 각종 브랜드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한돈 브랜드를 신뢰, 한돈 브랜드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말뿐인 브랜드는 개선돼야=한돈 브랜드 시대, 여전히 발전이 필요하다. 정영철 팜스코 양돈PM은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차별화의 요소도 없이 평범한 돼지고기를 생산하면서 브랜드만 만들어 놓은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크게 고기의 품질과 관계가 없거나 아주 작은 양이어서 차이를 만들 수 없는 첨가제를 넣고 브랜드화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의미 없는 브랜드가 난립해 있는 상황은 오히려 제대로 차별화 되는 돼지고기 시장을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더 맛있고, 더 건강한 고기라면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소비 시장이 많이 있다. 이러한 시장을 만들어 나갈 때 한돈의 차별화는 물론 더 많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신뢰 제고를 통해 한돈 소비 안정화를 꾀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수입 돈육과의 차별화에 앞장 설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패커형으로 브랜드 가속화=최근 도드람양돈농협, 부경양돈농협, 대전충남양돈농협, 제주양돈농협 등 양돈조합을 중심으로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양돈조합들의 ‘축산물종합유통센터’ 및 ‘축산물종합처리장’이 속속 완공되면서 협동조합형 패커 완성에 잰걸음 중이다. 이 센터들은 도축-가공-유통을 일관하는 생산자 중심의 도축장으로 운영되며 이 곳 에서 돈육 브랜드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 같이 양돈조합들이 축산물종합센터 건립에 속도를 냄에 따라 향후 국내 양돈 지형이 협동조합 중심으로 형성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도 돈육 브랜드 강화 및 물량 확대를 위해 도축장 및 식품회사 인수를 통해 브랜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볼 때 향후 돈육 시장 흐름은 ‘한돈’이라는 시장을 각각의 대형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패커 가속화는 즉 한돈의 브랜드화도 굳건히 할 것으로 소비자들도 브랜드를 보고 고기를 구입하는 것이 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길=한돈 브랜드 시대, 명암(明暗)은 존재한다. 소비자가 한돈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위생과 안전’의 보장 그리고 ‘맛’의 차별성이다. 그러나 한돈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이 때 하나의 브랜드라도 이 같은 차별화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전체의 브랜드 시장의 공든 탑은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최근 한돈 선물세트가 명절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업체들의 수익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업체들의 한돈 선물세트에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다름 아닌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 안 보이는 곳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고기를 넣어 놓아 소비자들의 신뢰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이 같이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하는 만큼 상품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돈 소비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가 될 것이며, 가성비와 정형성을 무기로 공세 중인 수입 돈육에 맞서 이겨낼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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