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 장관의 양돈 인식 기대 크다
[칼럼] 정 장관의 양돈 인식 기대 크다
식량안보 거론, 양돈 중요성 인지
협회와 진보적 정-협 관계 추진을
  • by 김오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씨가 내정됐을 때 축산인 한 사람으로서 은근히 걱정되고 염려됐다. 정 장관이 농축산부에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축산 관련 업무를 한번도 맡지 않아서다. 업무를 했어야 정(情)도 있고 잘잘못을 파악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 부류가 ‘높은’ 사람이 되면 두 종류다. 담당자에게 많은 재량권을 부여, 관련 단체와 원활하고 원만하게 정책을 추진토록 하거나, 외부에서 가졌던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사사건건 제동 거는 타입이 있다. 후자의 경우, 축산 하면 냄새 등 환경의 부정적 관념을 떨치지 못하고 각종 규제를 당연하게 여긴다. 한마디로 축산의 본질(本質), 국민의 동물성단백질 공급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는 핵심을 망각하고 곁가지에 매달려 축산 발전을 더디게 한다.

사실 그러한 높은 공직자도 있었고 그동안 농축산부의 축산정책을 보면 그렇다. 축산이 양질의 육류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산업보다는, 가축 질병을 유발해 혈세(血稅)나 축내고 냄새 등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문제아(兒)’적 시각에서 접근해 각종 규제 정책을 쏟아냈고, 지금도 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축산 생산기반 유지 및 확장’을 위한 정책보다는 규제 정책이 많이 발표됐음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축산인이 정부에 큰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다. 생산기반 지원은 그만두더라도 규제만 안 했으면 하는 심정이 축산인의 기본 정서다.

그런데 정황근 장관은 한돈협회장단과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육류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육류 소비 중 돼지고기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내 돼지고기 생산기반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제도 개선 및 효율적인 정책 지원 방안에 대해 축산 단체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농축산부도 이를 공식(公式) 발표했다.

자료를 몇 번 읽었다. ‘식량안보’ ‘돼지고기 생산기반 유지 발전 매우 중요’ 부분에서는 눈을 떼지 않았다. 이를 보면 정 장관은 국가 경제와 안보에 있어 양돈업의 ‘역할’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 설령 립-서비스라 할지라도 농정 최고 책임자가 느끼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고 주시할 만하다. 그렇다고 정 장관의 축산에 대한 인식이 ‘친(親)’축산으로 변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정 장관이 한돈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공(球)은 협회로 넘어왔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서말인 구슬을 꿰여 보배로 만들어야 한다. 협회는 수시로 장관을 면담, 한돈업 발전 방향을 요구해야 한다. 장관이 안 되면 담당 사무관, 과장, 국장을 지속으로 만나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 등 지인(知人)을 동원해서라도 농가의 입장과 의견을 꾸준히 전해야 한다. 기존 정책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 쪽으로 주장하면서 새로운 것을 달라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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