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업의 ESG 첫걸음은 품질 제고다
[칼럼] 한돈업의 ESG 첫걸음은 품질 제고다
소비자 의식 달라지고 높아져
농가 단체 업계 정부 힘 모아야
  • by 김오환

양돈타임스는 창간 21주년 특집기사로 1특집 ‘전환점 맞은 양돈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묻다’에 이어 2특집으로 ‘한돈 품질(品質) 제고 없이 소비 증가 없다’를 다뤘다. 양돈에서 ESG와 가장 관련된 분야가 품질이기 때문이다. 한돈 품질 제고 노력이, 한돈업이 ESG로 가는 첫걸음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다.

품질은 재무적 요인이면서 비재무적 요소다. 수익이 되는 직접적 요인이면서도 한편으론 수익과 직접적 요인으로 멀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품질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소비자의 구매력도 높다. 이런 면에서 품질은 재무적 요인이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라는 관점에서 품질은 비재무적 요소이며 ESG와 가장 가깝다.

미래는 소비자와 함께 가야 한다. 양질의 제품만이 아니라 삶의 환경이나 사회 발전 기여 등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해야 한다. 고품질은 기본이고 이런 요인이 제품의 구매기준이 되는 시대가 작금이다. 품질은 또 소비자의 평판이다. 소문과 정보가 순식간에 전달되는 오늘날, 평판은 무엇보다 중요하면서 무섭다. 품질에 있어 ESG와 평판은 필요조건이다. 조만간에는 충분조건이 될는지 모른다. 충분조건으로 될 것이다. 소비자의 의식이 달라지고 높아지고 있다.

한돈의 경우 아직은 반(半)은 같고, 반은 다르다. 1등급 이상 등급을 판정받으면 농가의 소득은 올라간다. 하지만 현재의 한돈 소비 구조는 등급별 판매가 정착되지 않아 품질 제고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품질의 중요성을 수없이 역설해도 농가들의 반응은 높지 않다. 이러한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지육율 중심의 거래 관계, 수년간 익숙한 사양 관리(밀사, 단계별 사양관리 미준수, 출하 전 미절식 등) 등이다.

이제는 품질 향상에 저해되는 사양관리와 이별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의식구조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과거의 애국심 호소로 한돈 소비는 기대할 수 없다. 세계화 국제화되면서 구매기준을 품질에 두고 있다. 이런 소비 양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한돈 유통업계는 이미 실시, 정착해가고 있는 국면이다. 삼겹살 수입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돈육 수입은 크게 줄고 있으나 삼겹 수입만 늘고 있는 것이 그런 조짐이다.

한돈 품질 제고는 농가만의 노력으로 부족하다. 관련 조합 및 단체, 업계, 정부의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 조합과 단체는 한돈 품질 필요성과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농가들이 실행토록, 유도해야 한다. 재무적 요인을 투입해서라고 그렇게 해야 한다. 업계는 사료, 종돈 등 양질의 중간 생산재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정부는 생산과 방역 중심의 정책에서 소비자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계속 물을 주고 가꿔야 하는 식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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