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1주년Ⅱ특집 ②] 소비자는 '맛있는 한돈'을 원한다
[창간 21주년Ⅱ특집 ②] 소비자는 '맛있는 한돈'을 원한다
품질 편차 심해 소비자 불만 고조
맛 차별화한 '이베리코'가 반면교사
빅데이터 통한 소비자 니즈 파악을
  • by 김현구

한돈 중 삼겹은 국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부위다. 즉 삼겹 품질이 곧 한돈의 경쟁력인 것이다. 그러나 삼겹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지난 2019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삼겹살 구매 및 섭취 시 가장 큰 불만 요인에 대한 설문결과, 1천771명의 응답자 중 ‘지방이 너무 많아 느끼함’에 대한 응답이 52.9%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지방과 근육이 조화를 이루지 못함’이 20.5% ‘지방이 너무 적어 퍽퍽함’ 17.2% ‘지방이 너무 연하여 물컹함’ 137명(7.7%) 순으로 응답했다. 즉 삼겹살 구입 및 섭취 시 가장 중요한 불만요소는 지방이 너무 많은 삼겹살로 조사됐다.

이 같이 삼겹의 적정 지방 비율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국내 삼겹에 대한 품질은 편차가 크다. 삼겹에 대한 신뢰 저하는 곧 소비 감소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없다. 특히 과지방 삼겹은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한돈에 대한 불신 증가는 곧 미래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한돈 구입 이후 한돈에 대한 맛에 평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베리코 쇼크’를 겪은 한돈산업, 이베리코의 열풍의 시작은 차별화된 색다른 맛이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한돈의 신선함을 무기로 이제부터는 한돈 본연의 맛을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도 한돈에 대한 충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돈 맛에 대한 객관적인 고찰=온라인 대형유통업체 C사의 한돈에 대한 소비자 후기를 살펴 본 결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한돈 맛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그러나 풍미에 대한 평가는 각박했다. 맛과 풍미의 차이점은 ‘맛’은 미각에서 느껴지는 단편적인 요소라 한다면 ‘풍미’는 미각 이외 촉각, 후각 등 어우러져 맛을 느끼게 되는 복합적인 맛을 표현한다. 즉 한돈의 경우 맛은 있으나 복합적인 풍미는 약하다고 소비자들은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종돈 개량이 육질 개량보다는 산자수 등 산자 개량에 치중된 결과다. 즉 지방 함량이 높은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서는 지방 함량(등심내 근내지방)이 높은 종돈이 필요하나 국내 종돈의 경우 산자수 및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데 만 개량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지방 함량 등 육질 개량은 다소 등한시 돼 육질 개량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한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토대로 국민이 좋아하는 맛으로 개량되도록 각종 연구가 시급하다.

■이베리코 열풍,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축산물품질평가원이 2019년 현장 연구조사로 실시한 ‘이베리코 돼지고기와 국내산 돼지고기의 품질 특성 및 기호성 비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베리코는 풍미, 다즙성, 맛 등 종합 기호도에서 한돈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베리코 돈육의 육질은 한돈에 비하여 유의적으로 육색이 짙고, 가열감량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훈련된 관능검사 요원들의 평가에서는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종합적인 기호도와 맛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베리코 돼지고기는 국내산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함량이 3배 이상 높고, 맛 성분으로 작용하는 올레인산 함량, Aspartate 함량이 유의적으로 높은 특성을 나타냈다. 이에 보고서는 이베리코가 국내산 돼지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육질 및 기호성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급변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육질 중심의 품종 및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한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문했다.

이를 볼 때, 지난 2018년 한돈산업을 강타한 ‘이베리코’ 열풍의 핵심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맛’이 한돈과는 차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명 YLD(삼원교잡)의 일색인 한돈에서 풍미가 가득한 이베리코를 맛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은 당연히 빠르게 퍼질 수밖에 없었다.

업계는 종돈업계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전력이 높은 지방함량(등심내 근내지방)은 소비자의 기호와 밀접한 상관을 가지고 있으나 연도별로 개선되지 않은 것은 개량형질로 하여 종돈선발에 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며 쓴 소리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종돈개량의 주요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등지방 두께, 일당 증체량, 산자수에 소비자 기호에 맞는 풍미, 육즙, 맛 등 돈육 품질과 관련된 개량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달라진 소비 트렌드, 맛을 찾아라=과연 소비자들의 선호하는 한돈 맛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맛은 매우 주관적이다. 특히 돼지고기 중 삼겹과 목심의 맛의 범주가 다른 이유는 지방의 함유량 선호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을 많이 낀 것을 좋아하는 사람, 지방이 없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등 결국 맛은 소비자의 주관적 영역이다. 이를 객관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통한 빅데이터를 활용,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최근 도드람양돈농협은 빅데이터를 통해 가장 선호하는 삼겹살 부위를 찾아 주목 받고 있다. 도드람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맛의 삼겹은 근간지방이 10%~11% 미만이라고 규명,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히 함유된 부위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이 한돈업계는 ‘맛’의 차별화를 위해 나름대로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돈 맛에 대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일편적인 삼겹살이 아닌 소비자 기호에 맞춘 지방 함유별 한돈 삼겹 제품이 유통된다면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차별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각각의 제품들도 맛의 차별화를 통해 마케팅 차별화가 가능, 한돈이지만 같은 한돈이 아닌 브랜드화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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