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환절기 모돈 관리에 주의하자
[양돈현장] 환절기 모돈 관리에 주의하자
  • by 최영조
최영조 박사 팜스코 축산기술연구소 R&T팀
최영조 박사
팜스코 축산기술연구소 R&T팀

최근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서 환절기의 대표적인 특징인 일교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겨울은 유달리 길고 추운 날이 많았기 때문에 요즘 돈사에 들어가 보면 겨울철 동안의 유지 에너지의 소모량이 많았던 모돈들의 체형 상태가 평소보다 불량해져 있고, 피모의 상태도 불량한 농장들이 상당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 가장 온도가 낮은 곳은 임신사의 상태가 좋지 않다. 통상적으로 임신사의 온도는 다른 돈사보다 낮게 관리되는데, 스톨에 홀로 갇혀서 지내는 임신돈들에게는 저온스트레스가 더욱 극심해질 수밖에 없으며, 에너지의 소모량도 상당해서 체손실도 많이 일어난다. 요즘 기후 변화의 특징을 보면 겨울철에도 일교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올해 1월의 기온만 봐도 하루에 10도 이상의 편차를 보이는 날들이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올해 환절기는 예년보다 기온의 변동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겨울 내내 저온스트레스 및 큰 일교차로 고생한 모돈들이 본격적으로 일교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 상황이 될 경우 번식 성적이 더욱 떨어질 수 있으니 농장의 환경 및 영양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절기에는 온도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체내의 면역시스템이 쉽게 교란되어 사람들도 질병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게 된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사람보다 온도 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더욱 떨어지게 된다. 사람은 온도가 올라가거나 추우면 옷을 벗을 수도 있고, 난방 기계 등을 작동시킬 수도 있지만 돼지에게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더욱이 요즘의 돼지는 다산성모돈에서 태어난 정육형 돼지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돼지들은 사료효율을 위해 살코기의 비중이 높은 쪽으로 개량되어 왔기 때문에 예전보다 등지방이 상대적으로 얇을 수밖에 없다. 등지방이 얇은 타입의 돼지들은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높은 온도편차에 의해 면역시스템은 쉽게 혼란이 오게 되고, 또한 질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관리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환절기가 찾아왔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모돈, 특히 임신 말기돈의 변비 예방이다. 임신말기에는 자궁내의 태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모돈의 복부 내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증가하게 되어 장운동은 감소하고, 사료섭취량도 자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사료의 장관 내 통과속도(Transition time)는 더 느려지게 되고, 섭취한 사료의 소화물들(Digesta)이 장관 내에 머무는 시간 또한 더욱 길어지게 된다. 특히 이러한 환경에서는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대장균과 같은 유해 세균들은 소화물내의 영양소를 먹이로 사용하여 폭발적으로 증식하게 된다. 유해세균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대사산물인 내독소(Endo-Toxin)도 증가하게 된다. 이런 현상들은 장관벽에 분포하는 혈관으로 유입되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 때 장관내에서는 유해세균의 번식 및 내독소의 생산량이 더욱 증가하게 되어 장관내의 염증반응 또한 증가한다. 결국 이러한 작용은 전반적으로 장건강의 상태를 악화시키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교차까지 급작스레 증가하게 되면 돼지는 온도변화에 즉각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높은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장관에서 장점막 상피세포의 Leaky Gut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이 현상은 장점막 상피세포간의 결합조직인 Tight Juction 의 결합을 느슨하게 하여, 결국에는 장관내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내독소나, 유해물질, 암모니아, 세균 등이 쉽게 혈관을 통과하여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이동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 체내의 모든 주요 기관들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변비라는 증상에서 시작된 작은 문제가 전신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장에는 면역세포의 80%가 존재하는데 장건강 (Gut Health)이 악화되면 모돈 전신의 면역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번식 성적의 급감으로 이어지며, 특히 갑작스러운 산자수 저하로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나 장관내의 혈관을 통하여 혈류로 유입된 내독소 (Endotoxin)는 혈액뇌관문 (Blood Brain Barrier)을 통과하면서 뇌의 기능까지도 교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즙분비 호르몬인 프로락틴의 생성을 저해하여 유즙생산량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유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체내의 변화는 모돈의 포유불량 상태와 함께 포유자돈의 설사까지도 동반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돈사 내의 온도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환절기에는 창문, 출입구, 입기구, 슬러리 등에서 돈사 내부로 들어오는 샛바람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온도가 가장 낮은 새벽에 샛바람의 피해가 가장 클 수 있고, 기침 및 호흡기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연막기나 열화상 카메라의 활용을 통해서 샛바람이 들어오는 곳을 찾고 샛바람을 차단하는 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돈사의 출입구 아래에 샛바람 방지 보호대를 설치하여 외부의 찬공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낡은 출입문 등을 수리해서 문이 제대로 닫히고, 샛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점검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모돈의 변비를 예방하기 위하여 임신말기의 사료를 너무 일찍부터 감량 급이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나 다산성 모돈인 경우, 산자수가 많기 때문에 임신말기에는 최대한 분만 직전까지 사료량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다산성 모돈에서 임신말기에 사료량을 줄여주게 되면 생시체중 저하 및 분만자돈의 균일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모돈이 충분한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분만 전 2일 부터 분만 후 2일 까지의 기간동안 임신모돈에게는 물을 충분이 섭취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급수관리가 필요하다. 아울러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소를 활용한 기술이 잘 적용되어 있어야 하며, 장건강의 유지와 개선을 위한 기술이 충실히 반영된 임신돈사료를 급여하면 변비의 예방에 도움을 줄수 있다. 환절기 모돈 관리에 집중하여 농장의 생산성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농장의 수익성 향상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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