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돈 시장 개입…판을 뒤 흔들다
정부 한돈 시장 개입…판을 뒤 흔들다
상장 수수료 지원, 돼짓값 하락 초래
할당관세에도 수입육 가격 되레 상승
시장 개입 후폭풍 하반기 줄도산 우려
  • by 김현구

정부의 인위적인 한돈 시장 개입 이후 한돈 가격은 하향 조정되고 수입돈육은 무관세에도 불구 판매 가격은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하반기 농가 도산 후폭풍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도매시장 탕박 규격돈 출하두수는 3만3천675두(등외, 모돈‧제주 제외)로 나타났다. 이 중 1등급 이상 판정 비율은 56.0%(1만8천855두)로 10마리 중 4마리 이상이 2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는 상반기 평균(62.9%) 및 전년 동월(60.6%)보다 낮은 비율이다. 이 같이 2등급 판정이 증가하면서 7월 한돈 평균 가격은 5천318원을 기록,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이 연중 돼짓값이 가장 높은 7월에 한돈가격 하락은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11일부터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돼지에 대해서 마리당 2만원씩 도축수수료를 지원, 이후 도매시장에 등외 등급 돼지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일부 등외 등급 돼지들이 2등급 판정에 편입되면서, 전체 한돈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

정부가 공급 측면에서 한돈 시장에 개입했다면, 소비 측면에서는 무관세 수입 돈육을 대형마트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며, 한돈 소비 감소에도 일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지난 2일 농림축산식품부 국회 업무보고에서 “지난달 20일 100g에 1천458원이던 수입 삼겹살 소비자격은 26일 1천462원으로 오히려 올랐다”며 “반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내리면서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은 잡지도 못하고 국내 축산물 가격만 내려가고 있어 수입 축산물 홍보대사를 정부가 자처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한돈협회도 최근 언론 설명자료를 통해 사료비 상승에 따른 한돈농가의 경영손실을 예측한 결과, 모돈 200두의 평균 농장을 기준으로 월평균 지육시세가 4천~4천500원일 때 월평균 적자는 1천600만원~3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돼지고기 할당관세 물량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하반기 지육시세가 자칫 4천원선으로 급락할 경우 전업규모의 농장에서 돈가 하락기인 7개월 동안 무려 2억2천만원의 적자를 버텨야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사실상 줄도산이 예고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이에 한돈협회 및 전문가, 그리고 국회도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을 통해 국내 양돈업 기반이 무너지게 되면 결국 더 큰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료비 부담을 낮출 방안을 찾고, 과도하게 유통마진이 발생하지 않는지 당국이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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