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3,300억원이 축산 시장을 망친다
[칼럼] 3,300억원이 축산 시장을 망친다
할당관세 축산물 물가 안정 미미
소비자 축산농가 모두 得 안 돼
  • by 김오환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물가안정대책으로 소 돼지 닭고기 등 수입 축산물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쇠고기의 관세가 미국(10.6%) 호주(16%)인데 0%로 10만톤을 수입키로 했다. 10만톤은 작년 쇠고기 수입량(45만9천톤)의 22%에 해당한다.

돼지고기는 지난달 5만톤(삼겹 1만톤, 기타 4만톤)에 이어 삼겹살만 2만톤을 추가해 총 7만톤에 대해 관세를 없앴다. 지난해 돈육 수입 물량(33만3천톤)의 21% 물량이다. 닭고기 역시 20~30% 부과되던 것을 8만2천500톤에 대해 0%를 적용키로 했다.

이로써 정부는 국민에게 3천300억원 정도의 생계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3천300억원. 이를 5천만 국민 1인당 얼마 정도 혜택을 입은 지 나눠봤다. 국민 한사람당 6천600원 가량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그’ 3천300억원이 20조3천472억원(20년 축산업 총생산액)의 축산 시장을 망칠 수 있다. 그래서 전형적인 소탐대실(小貪大失) 정책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소 돼지 닭고기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해서 국내 소 돼지 닭고기 하락을 통해 물가 인하를 ‘맛’ 본 정부는 또다시 더 떨어진 물가하락을 위해 수입 축산물에 대한 무관세 물량을 늘릴 수 있어서다. 무관세 돼지고기를 5만톤에서 2만톤 추가한 것이 좋은 사례다.

정부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축산농가에 대해 ‘생각’했다고. 사료구매 융자자금을 늘리고(3천550억→1조5천억), 금리 인하(1.8%→1%)하고, 상환 기간을 최대 5년으로 늘려줬다고. 또한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돼지 두당 도축 수수료 2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과태료 받은 농가도 사료구매자금 받게 해줬다고.

정부의 이같은 지원이 축산농가에게 ‘그’ 3천300억원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설령 있더라도, 더 많더라도 축산물 무관세라는 정책을 폐기했으면 한다. 정부가 기대한 만큼 최종 소비자들이 무관세 하락분에 대한 체감이 낮을 것이어서다. 무관세로 이익을 얻은 유통업자와 축산물 가공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데 그럴 여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건비, 환율이니 유류(油類) 등 상승으로 인상을 주장할 개연성이 더 높다.

정부 세수(稅收)만 줄 것이다. 무관세 적용으로 그렇고, 소 돼지 닭 등 축산값 하락으로 농가 소득이 감소해 축산 소득세율이 낮아져서 그렇다. 또 축산 생산기반 위축을 초래, 사료 등 관련 산업의 불안정을 키울 것이다. 국민 건강에 필수인 동물성단백질 공급을 국외에 의존도를 높일 뿐이다. 이를 보면 일시적인 축산물 무관세 정책은 소비자나 축산농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를 반복한다면 무능(無能)을 떠나 무지몽매(無知蒙昧)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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