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타임스 초대석] "방역 패러다임 ASF 계기로 변화돼야 방역 성공"
[양돈타임스 초대석] "방역 패러다임 ASF 계기로 변화돼야 방역 성공"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장

ASF 바이러스 환경 적응 뛰어나
ASF 발생농장 ‘물’ 흐름과 유관
농장 주변 논 하천 등 방문 자제를

ASF 직접 접촉 통해 발병률 높아
자돈 비육돈보다 모돈 감염 쉬워
모돈사 출입 시 소독 꼭 실시해야

울타리 최소 2m 이상이 바람직
출입 한곳으로, 정문 외부와 차단
PED 등 다른 질병 방역도 도움

정책, 농가와 소통해 간극 좁혀야
방역시설설치 자금 지원 검토해야
내년 하반기쯤 ASF 통제 기대돼
  • by 김현구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장은 40년 가까운 기간 국내‧외 양돈 현장을 쉴 틈 없이 누비면서 양돈장 방역 선진화에 앞장서 온 국내 대표적인 수의‧방역 전문가다. 특히 2019년 9월 국내 첫 ASF 발생 위기 시 질병‧방역에 대한 전문 식견으로 방역 정책 수립에 대한 조언 및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등 국내 ASF 확산 저지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런 그가 최근 양돈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ASF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면서, ASF 효율적 방역을 위한 메시지를 농가와 방역당국에 제시했다. 결론은 정부와 농가의 방역 패러다임이 ASF를 계기로 변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가와 정부간 ASF 방역 추진에 대한 불신 해소 및 선진적인 방역 시스템 구축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SF는 환경 저항성 높고 접경지역 환경에서도 발견=작년 5월 환경부는 멧돼지 ASF 관련 중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비무장지대 내 물웅덩이, 출입하는 차량을 비롯해 접경지역의 멧돼지 목욕장, 토양, 나뭇잎 등 32건의 환경시료에서 ASF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었다. 이를 참고하면, DMZ에서 국내로 유입과정, 다시 농장으로 유입과정에 대한 추정이 역학조사 결과를 더하여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작년 10월 강원도 화천 농장과 올해 5월 강원 영월 농장의 ASF 발생뿐 아니라 2019년 발생농장에서도 멧돼지 혹은 다른 요인으로 ASF 바이러스가 주변 환경을 오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농장 내로 질병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고, 농장간 전파도 정부 발표대로 있었을 것이다. DMZ에서 국내 유입경로도 한번이나 한가지 방법이 아니라 다양할 수 있다. ASF 바이러스의 경우 환경 저항성이 높기 때문에 농장 바로 인근에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면 오랜 기간 위험요인으로 주변의 여러 농장에 순서에 관계없이 전파가 예상 가능하다. 이런 여러 가지를 방역시스템의 조정, 농장 방역에 적용해야 한다.

■멧돼지 ASF 발생 지역 분석 철저해야=지금까지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을 분석해 보면 발생 개체간 가까운 거리 500m가 조금 넘고, 2차 물 흐름(secondary water, 개울 등)으로부터 500m 이내가 80% 정도다. 또한, 사체 발견 지점이 주로 높은 산 부근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ASF 멧돼지 발생지와 주변 계곡 등 물의 흐름과 ASF 전파의 연관성도 봐야 하다. 또한 ASF 바이러스가 환경 저항성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빠르고 정밀한 사체수색과 수색범위의 확대 필요성, 주변 소독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펜스의 효과는 멧돼지 발생간 거리, 1일 확산거리, 포천 신북면 등 일부 지역 사례 등을 볼 때 적절한 설치와 관리라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원 양양, 강촌, 가평 등 곳곳에서 광역울타리의 설치 전 혹은 여러 원인으로 광역 울타리 밖에서 ASF가 발생한 경우가 있는데 설치 위치뿐 아니라 빠른 펜스 설치와 관리, 사체 수색과 수렵인을 비롯한 전체적인 전파요인의 관리도 중요하다. 강촌이나 포천 인근 등을 보면 반경 5~10km정도의 좁은 지역에서 감염 멧돼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지역 환경이 광범위한 오염이 되어있을 가능성, 사체 수색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 오염원이 되는 사체처리나 주변방역이 잘 안 되고 있을 가능성, 펜스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 개체수가 많은 지역 등이다. 이런 지역은 비가 내려 물을 따라서 바이러스가 흘러가고, 농사철이 되어 그 지역을 출입이 빈번해 진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되기에 방역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농장 방역은 최후의 보루=17개 농장에서 발생한 ASF는 13개 농장에서는 모돈에서만 발생했다. 전체 108두 ASF양성 중에서 74두가 모돈 이었다. 이 같이 모돈이 ASF에 취약한 원인은 농장 주변의 환경이 ASF로 오염되었을 경우 비육돈 보다는 모돈사에 이 질병이 먼저 올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ASF는 직접 접촉으로만 전파되기 때문이다. 몇 농장 발생 사례를 볼 때 농장 밖과 농장내라 하더러도 돈사 밖은 다 오염되어있다고 생각하고 방역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독 없는 상태로 농장 입구부터 돈사에 들어가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농가들은 농가 방역이 ASF 전파 방지에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으로 농장 입구부터 철저한 소독 절차를 거쳐 돈사에 들어가길 바란다.

■적절한 울타리는 기본=농장 주변의 펜스의 경우 ASF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관리를 목적으로 하면 2m이상으로 하고, 일반 펜스보다는 안이 보이지 않는 재질을 추천한다. 주변 여건상 이런 형태가 불가능한 지역이라면 1.5m 일반 펜스를 하더라도 가능하면 아랫부분이라도 밖에서 안으로 토사 등이 쓸려 들어오지 않는 구조와 펜스 주변에 배수로 등을 설치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특히 바닥과 울타리가 밀착되어 틈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흔히 실수하는 것이 농장 주변의 울타리는 잘했는데 농장입구의 차량이 출입구는 차단기만 설치되어 있거나 문이 열려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농장 주변의 울타리는 단순하게 멧돼지만 목적이 아니고, 출입구를 한곳으로 통일하는 것, 농장경계의 오염물이 물, 바람 등으로 농장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 지정된 입구 이외로는 농장 내외부의 접촉이나 물건의 이동이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야생고양이 등 가능한 출입을 최대한 막는 것 등 다양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2m이상의 높이에 안이 보이지 않는 재질을 추천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어떻게든 당장 점검과 심사만 통과하는 것이 아닌 효율적인 방역이 될 수 있도록 방역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된다. 방역은 시설도 중요하지만 단 한사람, 단 한 번의 예외도 있어서는 안 된다. 내 재산을 목숨걸고 지켜야 하는 것은 농장을 운영하는 나 자신뿐 이라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본다.

■ASF 방역 정책, 소통 중요=정부의 ASF 방역 정책에 농가들의 불만은 높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현재 양돈현장의 문제점, 정책,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한돈협회, 수의사회 등과 의견 모으는 노력을 좀더 했으면 좋겠다. 자세한 설명과 소통의 과정은 계속해야하고 결국은 목적하는 것을 더욱 쉽게 하는 힘이 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이해될 것으로 생각했거나 시간적으로 급박하다는 등 원인으로 부족해 농가와 정부의 불신이 서로 커져서는 안된다.

이 시점에서 정부에서는 지금까지의 역학조사결과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이런 결과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리해서 설명하면 농가들도 각자의 문제점과 중요한 포인트들을 쉽게 보강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정부는 상황에 따른 농장에서의 매뉴얼도 좀 더 알기 쉽게 정리해 보급했으면 좋겠다. 방역엔 돈이 들어가므로 이에 대한 정부지원도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또한, 재입식과 관련한 사항에서 지역에서 재입식을 위해 방역시설 등을 점검하면서 지역마다, 담당 점검자마다 합격기준이 일정해야하는 것도 중요하고, 농장 입장에서는 장래를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고민하는 것도 좋겠다. ASF는 멧돼지, 양돈 의견을 모아 같이 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멧돼지와 돼지합동위원회가 상시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점도 계속 강조된다.

■ASF 컨트롤 멀지 않았다=세계 여러 ASF 백신개발팀들의 미팅이 지난 5월초에 있었는데 ASF 백신은 내년 후반기나 내후년 상반기에는 개발이 돼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도 있었다. ASF 백신 개발은 중국 ASF 발생을 계기로 미국, 스페인, 중국 등에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안전성 등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한다. 이에 백신이 보급될 때까지 기간은 여전히 많이 남았지만, 농가 방역 시스템만 구축한다면 ASF 발생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인식된다.

ASF를 계기로 국내 방역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ASF를 막는다는 생각으로 다른 질병까지 막을 수 있다면 농가 경쟁력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ASF는 무서운 질병이 아니며, ASF 방역을 위해서는 농가와 정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