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사람보다 입국 때 갖고 온 ‘물건’이 문제”
“ASF, 사람보다 입국 때 갖고 온 ‘물건’이 문제”
자비로 ASF 방역 연구 중인 정현규 박사

외국 노동자 재입국 때 중점 관리
5일간 교육과 소지품 반입 금지
돈사 펜스 설치, 야생동물 차단을
피 좋아하는 파리로 전파 여지 높아
죽은 돼지 농장서 부검 하지 말아야
유전자 24개, 백신 개발돼도 효과 ‘글쎄’
  • by 양돈타임스
정현규 박사가 OIE ASF 전문가인 ASF 표준연구소 산체스 박사와 ASF 발생 현황 등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정현규 박사가 OIE ASF 전문가인 ASF 표준연구소 산체스 박사와 ASF 발생 현황 등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ASF(아프리카 돼지열병)는 사람보다 양돈장 외국인 근로자들이 재입국할 때 가지고 들어온 물건이 더 염려됩니다.” 매달 휴가를 내고 자비로 스페인 마드리드 OIE(국제수역사무국) ASF 표준연구소 회의에 참석하고 최근 귀국한 정현규 한수양돈연구소장(수의학 박사)의 인터뷰 첫 마디다.

지난달 정부 10개 부서가 ASF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30일에는 가상 방역 훈련하는 등 국내는 ASF 방역에 온힘을 쏟고 있다. 문재인대통령도 ASF 방역에 국민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또한 TV와 신문 등 전국 언론들도 세계, 특히 중국의 ASF 실태를 보도하면서 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제 ASF는 양돈인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로 대두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박사는 매달 OIE를 방문, ASF 세계 발생 현황과 방역 실태, 백신 개발 과정, 국가간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ASF 관련 전문가인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려 했으나 사안이 워낙 급하고 중요해 전화 인터뷰했다.

먼저 물었다. 한 국가의 양돈업을 파괴할 재앙 수준인 ASF를 방역하기 위해선 국가나 정부 기관 관계자가 나서야 하는데 굳이 개인이 나선 이유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나는 도드람양돈조합 소속 직원이다. 조합원인 양돈농가의 ASF 방역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나라도 생생한 정보를 조합원에게 전달해주고 철저한 방역 체계로 ASF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임무다. 그래서 세계 각국 정보와 흐름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정 박사는 이어 한국과 이웃인 중국 ASF 상황에서 대해 “중국의 대농장은 ASF 발생하지 않았다. 발생한 농장은 잔반을 급여하고 있는 소규모 양돈장이란 점을 한국 정부가 알았으면 한다. 또한 울타리 없이 돼지를 사육하는 농장에서의 발병률이 높다. 이는 고양이나 새, 파리 등에 의해 돼지가 그들과 접촉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육류 잔반도 문제다.”
특히 그는 중국의 관계자와 이야기해보면 중국의 ASF는 한국에서의 PED나 PRRS 발병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대규모 양돈장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는 철저한 방역과 사양관리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의 ASF 방역에 대해 정 박사는 “걱정”이라며 5월이 넘어가면 하반기가 염려된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농가의 철저한 방역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ASF가 발생한다면 사람보다는 물건에 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사람이나 외국인 노동자(재입국)는 자체적으로 소독이 가능, 예방이 기대되지만 그들이 가져온 냉동 육류나 말린 육포 등 ‘물건’이 걱정이라 했다. 도드람양돈조합처럼 일반 양돈장들도 외국인 노동자 재입국 시 5일간 격리, 교육하는 것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수차 강조하고 역설했다.

정 박사는 또 국내 양돈장 펜스 설치율은 20% 미만이라고 추정하며 돈사 주변에 펜스 설치를 당부했다. 펜스 없이 고양이, 야생 들쥐나 새 등이 멧돼지로부터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멧돼지로 인한 돼지열병의 경기 북부서 중부지역으로의 남하(南下)를 들었다. 또한 농장에서의 죽은 돼지 부검이나 방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죽은 돼지의 피를 먹은 파리가 사료나 출하 차를 타고 전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파리의 ASF 전파 가능성을 높게 추측했다. 중국발 비행기는 어느 정도 소독하는 편이나 배의 소독율은 낮다. 배를 타고 ASF 바이러스 먹은 파리가 항만을 통해 한국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농장에서 파리 근절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잔반 사료 금지를 조속히 법제화할 것을 촉구했다.
정 박사는 북한의 ASF 발병설과 관련,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발생했다면 멧돼지 들쥐 새 등 야생동물의 양돈장 접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ASF는 감염 후 3~4일 지나야 고열, 식욕부진,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차단방역밖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 발샌농장의 돼지가 도축장으로 출하까지 된다면 속수무책이다. 농장주의 철저한 방역의지가 중요하다. 백신도 없지만 있더라도 백신은 차선책”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ASF 백신 개발이 힘든 이유에 대해 구제역은 7개 혈청(면역기준)형이라 개발할 수 있고, 현재 개발됐음에도 효과가 있니 없니 하는데 ASF는 24개 유전형 바이러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설령 개발된다 하더라도 24개 유전형 바이어스를 어떻게 맞출 수 있느냐며 방역만이 최고라고 역설했다. 

전화 인터뷰라 고르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한국에서 ASF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과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매달 OIE 출장료도 만만치 않아 정부나 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지 자비(自費)을 이용하느냐라는 기자의 ‘힐난(詰難)’에 “전화 끊어요”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