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中 정부 자신하지만 양돈업 회복 잘될까?
[심층분석] 中 정부 자신하지만 양돈업 회복 잘될까?
12월 돼지 ASF 이전 대비 92% 도달
작년 8월부터 생산 증가…돈가 하락세
“ASF 피해 여전” 회의론 만만치 않아

불법 백신 변종도…후유증 예측 어려워
ASF 1, 2월 연이어 발생에 회복 의구심
中 올해도 세계 양돈시장 불확실성 높여
  • by 양돈타임스

중국의 양돈업이 빠르게 ASF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 최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를 바탕으로 한 올해 세계 돼지고기 시장 전망도 빗나가게 되는 것이다.

■자신만만한 中=올해 춘절을 앞두고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 중국 정부가 냉동 비축육을 시장에 유통시키며 돼지 값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섰다. 그와 동시에 중국 농업부는 현재 중국 내 돼지 사육기반이 ASF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4억7천100만마리로 17년 대비 92%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모돈두수는 93% 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돼지 사육두수 회복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도축 두수가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사료 곡물 수요 증가로 국제 곡물시세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기와 겹치는 대목이다. 중국은 지정 규모 이상 도축장의 돼지 도축량이 9월 9%, 10월 11.5%, 11월 13.5%, 12월 26.7% 증가하며 갈수록 돼지 도축두수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춘절 수요로 인한 일시적 강세를 보였던 돼지 값은 향후 돼지고기 공급 증가로 안정화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지난 1월 ㎏당 47위안까지 올랐던 돼지고기 도매시세는 최근 44위안대까지 낮아진 상태이며 지난해 2월 평균 49.7위안에 비해 10% 가량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고개 드는 회의론=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생산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들은 계속 따라다녔다. ASF가 지속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고 무엇보다 사육두수를 늘리기 위해 F2를 모돈으로 선발하는 양돈장들이 많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의 배경으로 지목돼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 1월 21일 광동성에 위치한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한 사실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만이다. 이번 ASF 발생에 대해 양돈업계 관계자들의 눈길이 쏠린 것은 중국 내에서 ASF가 여전히 다발하며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 최근 로이터는 중국에서 다양한 변종 ASF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으며 이는 불법 ASF 백신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와 관련, 피그프로그레스가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미국인 양돈 컨설턴트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면 ASF가 중국 내 많은 지역에 퍼져 있으며 많은 양돈농가들이 안전성이 부족하고 효능이 명확하지 않은 불법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이 백신이 불법인만큼 얼마큼 유통됐는지 알 수 없으며 향후 통제할 수 없는 역학 상황과 어떤 후유증을 남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불법 백신의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 캐나다 종돈기업 genesus는 중국 내 변종 ASF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전국적으로 모돈이 176만마리 가량 준 것으로 추정되며 돼지 정액 판매량 감소가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3개월여 만에 ASF 발생 사실을 공식 발표한지 20여일만인 지난 12일 신장에서 ASF가 발생, 해당 농장 내 147마리 중 20마리가 ASF에 감염되고 18마리가 폐사했다고 발표했다.

■다시 中으로 쏠리는 눈=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지만 생활 수준의 향상과 도시화로 소비량이 빠르게 늘면서 수입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18년까지는 일본과 수입량 1위를 번갈아 차지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19년 8월 발생한 ASF로 상황이 급변했다.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선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돼지고기 교역량도 급증하는 원인이 됐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18년 759만8천톤에 불과하던 세계 돼지고기 수입량은 19년 845만톤으로, 그리고 지난해 1천67만톤으로 늘었다. 동시에 중국의 비중은 19%서 29%, 48%로 급등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 EU 등이 수출하는 돼지고기의 물량도 급증했지만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수입국으로 향하는 비중은 줄었다. 중국 내 ASF 상황이 세계 돼지고기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 해 온 셈이다. 이에 올해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 전망은 수출국들은 물론 수입국에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수출국들은 중국의 수입이 줄 가능성에 긴장했다. 때문에 최근 중국 내 돼지 사육두수 회복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 ASF 발생 상황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자료가 부족해 단정하기 어렵다. 불법 백신의 피해가 사육두수 회복이라는 ‘대세’ 흐름을 꺾을 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인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또 ASF가 여전히 다발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ASF를 계기로 이전 소규모 양돈장들 대신 첨단 시설을 갖춘 대규모 양돈장들의 생산 비중이 높아져 사육두수 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다. 특히 ASF 보다 세계적인 곡물가격 상승이 중국 내 돼지 생산량 증가에 복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올해 ASF 이전 수준에 근접하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 다시 ASF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 결국 올해도 중국 내 양돈업의 변화 추이가 세계 양돈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주요 방향타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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