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애그플레이션' 공포
더 커진 '애그플레이션' 공포
러시아, 밀 수출세 2배 인상
물가 안정 위해 물량 제한도
곡물가 상승 속 공급 불안 ↑
  • by 임정은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공급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애그플레이션(애그리컬쳐+인플레이션) 경고음도 같이 커지고 있다. 애그 플레이션이란 곡물가격이 상승하는 영향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최근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부는 오는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밀 수출 세금을 톤당 50유로로 설정하는 새로운 곡물 수출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12월 밀 수출에 대해 톤당 25유로의 수출세를 도입한데 이어 이번에는 세금을 2배 인상한 것이다. 아울러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보리와 옥수수 수출에 대해서도 수출세가 도입돼 톤당 10유로, 25유로를 부과키로 했다. 이미 밀, 호밀, 보리 및 옥수수 등 곡물 수출을 1천750만톤으로 제한하는 쿼터제도 채택한 상태다. 이는 자국 내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는 사료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옥수수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경제부와 농업노조는 2020/21 수출 가능한 옥수수 물량을 2천400만톤으로 제한키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옥수수 수출을 제한하려는 계획을 취소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있다. 당초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달 말까지 옥수수 수출을 중단키로 했지만 관련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우선 철회한 상태다. 아르헨티나 역시 자국 내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조치다. 아르헨티나는 12월에만 물가가 4% 상승했다.

국제 곡물 시세는 새해 들어서도 계속 올랐다. 지난 4일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옥수수와 대두의 가격은 톤당 213달러, 498달러로 지난 12월 평균 대비 23.8%, 12% 올랐으며 지난 13년 하반기 이후 최고가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수출국들이 이처럼 치솟는 식량 가격에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국제 곡물 시장의 공급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는 셈이다.

FAO에 따르면 지난 1월 세계 곡물가격 지수가 124.2포인트로 전달보다 8.3포인트(7.1%) 급등했다. FAO는 이에 대해 예상보다 낮은 미국의 생산 및 재고 추정치와 중국의 높은 구매 수요, 그리고 남미의 건조한 기후,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일시적인 옥수수 수출 중단, 러시아의 밀 수출 관세 부과 등으로 강력한 인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먹거리 물가도 이미 오르기 시작됐다. 특히 양돈 등 축산업은 사료 곡물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여건 상 최근 국제적인 가격 상승과 수출국들의 물량 제한 조치들에 더욱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2월 국제곡물 자문위원회를 열고 국제 곡물시장 불안정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수급 차질이 최소화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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