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독 ASF 반 년, 삼겹살 수입은 안 줄었다
[기자의 시각] 독 ASF 반 년, 삼겹살 수입은 안 줄었다
  • by 임정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ASF가 발생하자 국내 삼겹살 수입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넘어 일각에서는 삼겹살 수급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왔었다. 걱정까지 할 일인가 싶지만 사실 국내 삼겹살 소비량 가운데 많게는 절반 가까이 수입산이 점령했던바 크게 잘못된 현실 인식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어찌됐든 우리나라 삼겹살 수입량의 40%를 점유하던 독일로부터 수입이 중단되면 삼겹살 공급량이 줄면서 한돈에 호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반년이 지난 지금, 당시 전망은 빗나가고 있다. 아니 줄 것이란 예상과는 반대로 되레 삼겹살 수입이 늘고 있다. 특히 다른 부위들은 대부분 줄고 있는 와중에도 삼겹살은 수입이 많았다. 독일 대신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로부터 그 빈자리를 채우다 못해 넘치게 수입이 증가한 결과다.

생각해보면 예측 가능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독일이 유일한 삼겹살 수출 국가도 아닌 상황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높은 삼겹살 선호도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더구나 코로나 19 이후 삼겹살이 어느 때보다 더 사랑받는 요즘이다.

결국 국내 삼겹살 수요가 독일 ASF에도 삼겹살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됐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는 바꿔 말하면 삼겹살에 편중된 소비 패턴이 유지되는 한 독일 ASF가 아니라 그 이상의 수입 제한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 돼지고기 자급률 제고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된다. 전망이 빗나갔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왜 빗나갈 수밖에 없었는지가 더 씁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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