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해에는 서로 덜 닦달하자
[칼럼] 새해에는 서로 덜 닦달하자
정부-농가-업계 ‘현안’ 놓고 대립
정보화 시대 폭리 존재할 수 없어
  • by 김오환

물건을 팔고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이익 또는 이윤이다. 이것은 생산자의 노고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며 감사 인사다. 그렇기에 될 수 있으면 법적이든 실질적이든 보장해줘야 하는 게 마땅하다. 그래야 생산자도 생존 생활할 수 있고,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더 나은 것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 볼 때 이윤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이윤이더라도 허생원처럼 매점매석하여 비싸게 파는 행위는 폭리(暴利)로 범죄다.

요즘처럼 정보가 만천하에 시시각각 비교, 공개되는 시장에서 폭리는 있을 수 없고 취할 수도 없다. 취했다면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조사를 받아 철퇴를 맞을 수 있다. 독과점이라도 폭리가 허용되지 않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이처럼 자본주의 시장은 이윤에 야박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윤 폭을 줄이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폭리를 취한다는 것, 아니 생각만 하더라도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돼짓값을 보자. 작년 1분기 생산비 이하를 형성할 때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4월 들어 5천원대 들어서자 정부는 ‘비싸다’며 할당 관세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꺼내 들지 않았던가. 심지어 물량을 늘려 초토화 구상을 하지 않았던가. 정부와 소비자는 이익이 남은 곳에 쌍심지를 켜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입소문 타면 망하는 지름길이자 회생 불가다. 그래서 알아서 내리거나 시장 기능에 의해 조정된다.

최대 이슈인 사룟값을 보자. 20년 8~9월부터 세계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21년부터 사룟값은 논란의 가운데 섰다. 금리 인상으로 강세를 띤 환율은 ‘짚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로써 21~22년 사룟값은 계속 올랐다. 그러다 8월 우크라의 곡물 수출 재개로 고점(高點) 대비 곡물값이 하락 안정세로 돌아서자 양돈인들은 사룟값 인하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돈협회가 먼저 불을 당겼다. 곡물값과 환율 논리로 대응했다. 곡물값 안정되고 환율이 내렸다며 사룟값 내릴 요인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여기다 12월 19일 농협이 사료값을 3.5% 인하하면서 사실로 몰고 갔다. 농축산부는 사룟값 인하 보도 자료를 발표, 공식화했다.

앞서 말했듯이 공통적 관심사의 가격은 사지(四知;하늘 땅 나 타인)가 안다. 많이 남길 수가 없다. 돼짓값도 그렇고 사룟값도 그렇다. 그래서 말인데 새해에는 서로(정부-농가-업계) ‘덜 닦달’했으면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이 들더라도 닦달하지 않고 풀었으면 한다. 숨을 길게 가져가는 사안일수록 서로의 관대함과 대승적 마음으로 해결했으면 한다. 양돈이란 산업에서 농가만 잘 살 수 없고 업체만 잘 살 수 없고 정부만 편할 수 없다. 서로가 공동운명체임을 농가, 업체, 정부, 필자는 알고 있다. 새해에는 서로 덜 닦달하자. 서로 닦달하면 피해는 서로가 입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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