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高달러(低환율)와 高금리, 그리고 양돈
[칼럼] 高달러(低환율)와 高금리, 그리고 양돈
원화 가치 갈수록 하락 압박 받아
사료 원료 달러로 결제, 양돈 부담
  • by 김오환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같이 ‘어깨’를 겨루자 해도 아직은 미국과 한판 붙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미국은 만만치 않은 나라다. 그런 군사력의 힘은 경제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경제를 영향이 아니라 ‘쥐락펴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 ‘달러’화다.

알다시피 지금 달러화는 초강세다. 강달러에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이 1천1백원대에서 1천300원대로 18% 올랐듯이 일년전보다 일본 엔화 역시 26%, 중국 위안화 6.2%, 유럽연합 유로화도 16.3%, 인도 루피화도 6.6%, 호주 달러도 7.4% 올랐다. 특히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1개 통화 화폐 가운데 8번째 하락 폭이 컸다.

달러화가 그렇게 다른 국가의 돈에 비해 가치가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세계 기축(基軸)통화이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과정은 지면 관계상 본 칼럼에서 생략한다. 다만 달러화의 ‘위력’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말을 인용한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한국 정부로부터 독립했지만, 미국의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 환율 등 한국 경제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자유롭지 못하다.

달러화는 기축통화로써 음으로 양으로 이용되고 있다. 세계, 특히 미국 경제가 어려울 때는 美는 달러를 무제한 풀어서 경제가 살아나게 뒷받침하는 반면, 달러가 너무 많이 풀려서 미국의 물가가 높을 때는 지금처럼 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에)풀어졌던 달러를 회수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미국에 물품 수출입을 통해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런 패턴이 가능해서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란 공장을 통해 공산품을 수년간 저렴하게 사용했으나 미-중이 긴장 관계로 돌아서면서 중국산 물품에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게다가 코로나로 많은 돈을 풀어 시장에 돈이 넘쳐났다. 그 결과 미국 물가는 크게 상승했다. 설상가상으로 기후 변화와 러-우크라 전쟁으로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똑같다.

이에 특히 미국 정부가 물가를 내리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하자 각국도 미국처럼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달러에 견줘 각국 화폐는 가치 하락를 압박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라들이 자칫 잘못하면 IMF(국제통화기금)을 빌려 쓰는 수모를 겪는다.

무엇보다 문제는 미국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금년말까지 현재 2.25~2.50%에서 최고 4%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각국의 달러화 유출을 가속, 한국의 경우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길 것이다. 이에 한국도 달러화 유출을 막기 위해 2.50%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한국 경제는 금리 인상에 원화 가치 하락이란 이중고(二重苦)에 빠질 위험에 놓였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돼지를 키우는 사료 원료 90% 안팎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료를 결제하는 돈은 달러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줘야 한다. 그런데 원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가 강세를 형성,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 농가의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를 보면서 미국이, 미국(美國)인지 미국(米國)인지 미국(迷國)인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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