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로 중단됐던 벨기에 돈육 들어온다
ASF로 중단됐던 벨기에 돈육 들어온다
벨, 작년 12월 ASF 청정국 회복
수입 재지정에도 수입 물량 전무
당국, 물가 안정 위해 수입 확대
中 수입 줄어 EU산 대체 시장 우려
삼겹살 수요 증가로 EU산 수입 급증
  • by 임정은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수입이 재개된다. 하반기 우려했던 돼지고기 수입 확대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제4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 본부 회의’를 통해 추석 민생 안정방안의 하나로 돼지고기 수입 확대 방안 등을 담은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국민 지원금 지급으로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농협 계통 출하물량을 늘리고 수입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출하 체중 기준을 115~120㎏에서 110~115㎏로 낮춰 조기 출하를 유도키로 했다. 특히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해 평년 대비 수입을 5%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입된 물량이 시장에 원활히 공급되도록 민간 검사 기관을 활용해 수입검사 기간을 단축(2주 내외→1주 내외)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벨기에산 돼지고기는 지난 18년 9월 야생 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수입이 중단됐다. 이후 벨기에는 ASF 퇴치 노력 끝에 지난해 12월 ASF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올해 5월 벨기에를 돼지고기 수입 허용국가로 재지정한 바 있다.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수입 중단 이전인 17년 기준으로 전체 수입량의 2%(9천300톤)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입이 재개되면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다분하다. 무엇보다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이 중단된 이후 다른 EU국가들로부터 수입이 늘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7월말 기준으로 오스트리아(6천톤→1만4천톤, 130%↑), 스페인(2만톤→3만1천톤, 56%↑), 네덜란드(7천톤→1만5천톤, 109%↑), 프랑스(2천100톤→5천100톤, 137%↑), 덴마크(4천400톤→1만톤, 129%↑) 등 스페인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또 이들 국가 대부분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을 이미 넘어섰다. EU로부터 주로 수입되는 삼겹살에 대한 높은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독일산 수입 중단 여파는커녕 되레 다른 EU 국가로부터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수입이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현재 EU 내 상황을 볼 때 추가적인 수출 시장이 절실하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중국이 6월부터 수입을 본격적으로 줄이기 시작한 이후 EU 회원국들의 돼지 값이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EU의 돼지고기 수출물량 가운데 중국 비중이 62%에 달했으며 올해도 5월말 59%가 중국에 수출됐다.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감소에 따른 타격이 다른 수출국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줄어든 중국 수출 물량을 받아줄 다른 수출시장이 필요한 상황. 그런데 마침 우리 정부는 돼지 값 안정을 이유로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수입 증가세가 비단 추석 시장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으로 당장 계절적으로 출하가 증가하는 시기, 자칫 수입육이 시장 부담을 더 높이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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