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번식돈 조도관리의 중요성
[양돈현장] 번식돈 조도관리의 중요성
  • by 김근필
김근필 농학박사(양돈PM) (주)우성사료
김근필 농학박사(양돈PM)
(주)우성사료

일조(점등) 시간과 조도가 중요한 모돈의 번식성적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조 시간은 하루에 해(조명)가 떠있는 시간을 이야기하고, 조도는 빛의 밝기를 말하며 보통 룩스(럭스,Lux)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1룩스는 1㎡의 면적 위에 1루멘(광속,1루멘은 1m 거리에서 측정되는 빛의 총량)의 광속이 균일하게 비추어질 때 촛불 1개의 밝기를 말한다.

보통 일조 시간과 조도 관리에 대해 중요하게 언급되는 시기는 주로 여름철을 지나 일조시간이 짧아지기 시작하는 가을철부터이다. 모돈은 해가 짧아져서 시신경에 빛의 자극이 약해지게 되면 뇌의 시상하부로 그 자극이 전달되어 트립토판을 분비하여 멜라토닌을 생성한다. 멜라토닌의 증가는 번식 관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게 되고 가을철이 되면 발정 지연, 번식 거부나 유사산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빛의 밝기인 조도 역시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지금은 한겨울인데다가 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조도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이 의외일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전반적으로 밀폐나 조명의 위치와 밝기 등의 문제로 4계절 내내 부적절한 관리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현장에서 하고 있는 조도 관리의 문제점을 몇 가지 언급하겠다.

우선 사람 중심으로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 농장의 조명은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모돈의 번식 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런데 많은 농장들이 조명의 위치를 작업자의 편의를 위해 모돈의 머리 쪽이 아닌 엉덩이 쪽, 즉 통로 쪽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 정작 모돈은 시각적으로 어두운 경우가 많다. 모돈의 머리가 벽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에는 밀폐를 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어두워져서 외부의 빛이 모돈에게 닿지 않고, 설령 개방을 하더라도 많은 장애물과 그림자로 인해 적절한 밝기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한 조명이더라도 너무 높거나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모돈 위치에서의 조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전체 돈사에 비해 조명 숫자가 적을 경우 아무리 높은 조도를 갖고 있더라도 사각지대와 어두운 장소, 그림자 등이 생겨 효과를 얻기 힘들다.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밝기의 조명을 설치하더라도 관리가 되지 않으면 먼지나 오염으로 처음부터 계획했던 밝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명의 수명이 짧을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밝기를 잃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농장주나 관리자가 조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번식사(후보사, 종부사, 임신사)에서 권장되는 조도는 약 300~400 룩스(Lux) 정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국가의 위치 별로 적정 조도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적정 조도라는 것은 그 지역의 햇빛의 밝기와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북유럽은 번식사 조도를 우리나라보다 낮은 약 200 룩스 이상을 권장한다. 북유럽의 국가들은 계절에 따라 일조 시간의 차이가 크고, 햇빛이 비치는 각도가 낮아서 조도가 전반적으로 낮기 때문에 우리의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 여름철 덴마크의 야외 조도를 측정해보면 한국 여름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측정된다. 그래서 국민들이 부족한 일조량 때문에 비타민D를 상시복용하고, 일광욕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준과 실제 측정치는 다르다. 덴마크의 경우 기준이 200룩스 이상이지만, 덴마크 양돈장의 번식사를 방문하여 조도를 측정한 결과 밝은 곳은 약 1,000~3,000룩스이었고, 일반적으로 200~400룩스 정도는 유지되고 있다.

조도의 기준치는 참고 사항이고 더 높아서 문제될 것은 없다. 한국의 경우에도 돈사 내에서 책이나 신문을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정의되어 있는데, 이것은 사무실이나 독서실(개인 조명) 수준의 기준이라 상당히 밝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농장들이 LED 설치나 조명 보강을 통해서 조도 관리를 개선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측정한 사례를 보면 자극이 될 것이다.

위 측정 결과에서 보듯이 우리 생각보다 현장에서의 조도 관리는 전반적으로 잘 안 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B농장의 경우에는 측정 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즉시 LED로 교체하여 확대 설치하였는데, 전반적으로는 200룩스 이상의 측정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일부 가려지는 곳이나 사각지대의 경우 측정치가 50~100룩스 수준에 그치는 결과가 나타났다.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대한 결과에는 100% 미치지는 못한 것이다.

앞으로 농장의 조도 개선을 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해 보겠다. 첫째, 조명은 무조건 모돈 머리를 밝게 비출 수 있도록 설치하라. 둘째, 밝고 수명이 긴 LED를 설치하라. 셋째, 광원(조명)에서 모든 모돈들에게 그림자나 사각지대가 없도록 설치하라. 넷째, 원하는 조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여유 있게 더 많은 숫자의 조명을 설치할 생각을 하다. 다섯째, 정기적으로 조도계를 활용해서 측정하라. 숫자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조도계는 1만원 미만부터 수백만원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저렴한 조도계를 몇 개 사서 농장에 비치하거나 스마트폰의 조도계 어플리케이션도 적극 활용하여 일단 내 농장 조도 관리부터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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