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전산성적으로 본 양돈 경영 전략
[양돈현장] 전산성적으로 본 양돈 경영 전략
"복당 이유두수 10두 미만의 성적을 가진 농장이라면 다산성 품종으로 교체를 하는 것 보다는 관리의 개선을 통해서 이유두수를 올리는 노력이 더 합리적으로 보여진다."
  • by 양돈타임스
김근필 (주)우성사료 양돈PM
김근필 (주)우성사료 양돈PM

 

한돈협회 전산관리 프로그램인 한돈팜스의 2018년 6월 전산 성적 분석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양돈농가들이 시설 및 환경 개선, 종돈 개량 등 농장 생산성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생산성 향상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다. 한돈팜스 분기별 생산 성적을 보면 2018년 1분기, 2분기의 PSY는 각각 21.1두, MSY는 18.3두, 17.6두로 생산성이 개선되기 보다는 유지 혹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00년대 초중반의 소모성질병으로 인한 피해, 2010년대 구제역의 피해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성적이 유지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가 돼지를 키우기 힘든 이유는 적지 않다. 확연하게 구분되는 4계절의 양돈장 환경 관리 문제, 국가적, 지역적으로 통제 불가인 전염성 질병과 농장 내부의 질병에 대한 위생 상태, 전문적인 훈련되지 않은 한국인 및 외국인 노동자들, 통일되지 않은 돼지 품종과 사양관리 방식, 양돈업에 대한 편견과 규제 등 양돈 선진국과는 다른 상황의 많은 요소들이 양돈산업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1] 한돈팜스 사용 농가의 분기별 생산 실적 (2017년~ 2018년)
[표1] 한돈팜스 사용 농가의 분기별 생산 실적 (2017년~ 2018년)

한돈팜스 사용 농가의 분기별 생산 실적을 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PSY와 PSY는 소폭 증가하였으나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돈 선진국과 다를 바가 없는 유전적 능력의 모돈으로 낼 수 있는 성적으로 보기에는 만족할만한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 표2 ] 분기별 MSY와 PSY의 변화 (2015년 ~ 2018년, 한돈팜스)
[ 표2 ] 분기별 MSY와 PSY의 변화 (2015년 ~ 2018년, 한돈팜스)

거기에 하반기 돼지가격이 불투명하고, 장기적으로는 최근 수년간의 고돈가의 지속적인 유지에 의한 수익의 보전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 이제는 여태까지의 양돈사업의 호황은 잊고 혹시나 다가올 수도 있는 돈가의 하락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구조의 농장을 만드는 일이 가장 급선무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농장의 철저한 기록과 전산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대형화되고 있는 양돈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전산관리의 이점은 사람의 머리로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분석할 수 없어 전산관리와 그에 따른 보고서를 통해서 농장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누수 없이 관리를 하며, 농장의 종합적인 성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대부분의 전산관리를 하는 농장들의 성적이 전산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농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생산성에 대한 목표가 현실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WSY, MSY, PSY 등 모든 생산성 목표 달성을 위한 지표들을 역으로 추산하면서 현재 잘 되고 있는 분야와 부족한 분야를 찾아내고 개선하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외부 컨설팅을 연계해서 정확한 점검을 받아보는 것도 권장한다. 내 농장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고 후보돈 도입시 올바른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조건 새끼를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해서 내 농장에 알맞은 품종은 아니다. 시설, 사양관리, 질병 상황이 양호한 농장의 경우는 다산 품종의 모돈을 접목하여 높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번식 생산성이 적절하면서 강건한 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유럽의 양돈선진국의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하는 농장은 다산종으로의 전환을 권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돈팜스의 기록처럼 복당 이유두수 10두 미만의 성적을 가진 농장이라면 다산성 품종으로 교체를 하는 것 보다는 관리의 개선을 통해서 이유두수를 올리는 노력이 더 합리적으로 보여진다. 외부에서 후보돈을 도입하는 양돈장은 물론 순종 모돈을 통해서 자체에서 후보돈을 선발하여 사용하는 농장들도 후보돈사의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후보돈사의 목적은 후보돈의 도입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질병이나 자체 보유하고 있는 질병이 농장에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순치를 하는 것과, 선발이나 도입 시점부터 적정 일령과 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충분히 키워서 종부를 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후보돈사의 수용 능력이 부족한 농장들은 PRRS 등 질병의 영향을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받거나 정상적인 후보돈의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돼지의 연산성과 농장 질병의 안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

임신기간의 모돈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 많은 산자수와 분만, 이유자돈의 건강상태는 반드시 분만사에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임신기간의 관리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품종의 변화에 따라 이전과는 많이 변화된 사양관리나 사료급이량, 체형의 조절은 농장에서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종돈업체와 사료회사의 노하우(Know-how)를 공유하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돈, 비육돈 사양관리를 개선을 통해서 환돈, 위축돈을 최소화하고 균일하고 높은 품질의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것 역시 향후 한돈의 상품 경쟁력을 위해 중요하다. 균일한 돼지는 좋은 사료효율을 만든다. 이 역시 외부 컨설팅을 정기적으로 받으며 순차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농장의 질병 방역 노력과 적절한 시설투자도 권장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질병 방역 대책은 올인 올아웃(All-in, All-out)과 차단방역이고, 세계적으로도 방역의 기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올인 올아웃은 시설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차단방역 역시 소독시설과 샤워시설 등 시설 투자도 필요하지만, 농장주부터 현장 근무자까지 외부에서 단 1개의 병원균도 유입을 하지 않겠다는 기초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 철저한 교육과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차단방역은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시설투자가 병행되면 상당히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금년 여름처럼 무더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돈사 단열, 에어컨이나 쿨링패드는 물론 차광막, 스프링쿨러 등 적은 금액으로도 돈사 온도를 관리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중요하다.

대략적인 한국 양돈 경영 전략을 수박에 겉핥기로 훑어보았다. 지금 양돈산업은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수입 돼지고기의 시장 잠식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생산성은 항상 제자리이고, 돈가는 향후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생산성을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 이다. 모든 농장들이 높은 성적을 통해 안정적인 양돈사업을 이어나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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