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Watch your step! 발 밑 조심하세요!
[양돈현장] Watch your step! 발 밑 조심하세요!
  • by 양돈타임스
김근필 농학박사
김근필 농학박사
SA컨설팅 양돈컨설턴트

최근 전국적으로 돼지유행성설사병(Porcine Endemic Diarrhea, 이하 PED)와 돼지호흡기생식기증후군(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이하 PRRS) 확산에 대한 사례들이 많이 알려지면서 대다수의 양돈장들이 예민하게 질병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PED의 경우 올 겨울 충남, 경남도 이어 경기남부 안성·화성·여주·이천·양평 인근 양돈농가에서 돼지유행성설사(PED)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경기도가 지난달 28일 PED 발생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바다를 건너 제주도에서도 PED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엎친데 덮쳐, 고병원성 유사 PRRS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아마도 올해가 대한민국 양돈장 방역 관리와 시스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8대 방역 시설의 ‘강제적’ 적용으로 인해 농장들의 반발과 불만들이 하늘을 찔렀으나 해놓고 보니 억지로라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설을 함으로써 농장들 자체적인 차단 방역 의식과 긴장 의식을 고취시키고, 관련업계 역시 방역에 대한 인식이 많이 향상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경기도 포천의 발생 사례에서도 봤듯이 8대 방역 시설 의무화 이후 선제적인 예방적 살처분을 최소화함으로써 예전과 같은 광역의 살처분은 피하게 된 것도 큰 효과라고 하겠다.

차단 방역의 효과는 익히 알고 있다. 유럽에도 상당한 숫자의 멧돼지가 전체적으로 퍼져 있다. 동유럽의 경우 대략 ㎢당 0.35두 ~ 15.25두의 멧돼지가 존재한다고 한다(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자료 참고). 국경이 없고 산지가 많으며 연결되어 있는 유럽의 특성상 서유럽의 경우에도 많은 숫자의 멧돼지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유럽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하였으나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동유럽의 Backyard(뒤뜰, 소규모) 양돈장에서 ASF가 주로 발생하였으며, 규모화된 유럽의 양돈장들은 ASF 발생 멧돼지 숫자에 비해 양돈장에서 발생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한국의 경우 ASF 감염 멧돼지의 출몰로 많은 농가들이 긴장을 하고 있지만, 실제 전국 멧돼지 서식 밀도가 현재 ㎢당 1.1마리로 ASF 발생 이전 ㎢당 2.3마리보다는 많이 감소하였다. 또한 한국에서 ASF가 최초로 발생하였을 때 많은 양돈장들이 집단으로 발생하였으나 이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멧돼지에 의한 직접 감염 요인 특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8대 방역 시설과 업계 방역 의식의 개선 효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8대 방역 시설은 구축하였으나, 아직까지 한국의 양돈장의 방역 시스템에 많은 허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농장 방역 실태 점검 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발자국에 의한 교차 오염 우려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차단 방역의 핵심은 외부에서 질병 오염원의 유입을 방어하는 것이다. 차량 소독조나 대인용소독기가 가동되지 않고, 농장 내부로 택배, 배달 차량이 별다른 재제없이 출입하고, 출하 차량, 사료 차량, 분뇨 차량의 동선과 농장 직원들의 동선이 겹치는데도 동선을 분리하거나 바닥 소독을 하지 않고, 직원들이 내,외부 출입 시 신발과 옷을 그대로 입고 왕래하고, 물품 반입 시설에 살균과 방역 조치를 않는 등의 운영상의 문제점이 항상 지적되고 있다.

기껏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운용을 잘 못해서 질병 오염원에 노출되는 것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 발바닥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묻어서 농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 차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당장 차량 소독기, 대인 소독기, 물품 반입시 살균 시설, 발판 소독약, 내,외부용 신발 분리 등 외부의 위험 요소가 농장에 진입하지 않도록 조치하자.

농장 방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농장주일 수 있다. 워낙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외부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어제 만난 사람이 ASF 멧돼지 분뇨를 밟은 사람일 수도 있고, PED 발생한 농장 옆에 사는 사람일 수 있다. 농장주의 철저한 방역 의식은 농장 직원들의 방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농장주부터 솔선수범이 필요한 이유이다.

Watch your step! 사장님! 발 밑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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