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환절기 이것만은 반드시 실천하자!
[양돈현장] 환절기 이것만은 반드시 실천하자!
  • by 김근필
김근필 양돈PM / (주)우성사료
김근필 양돈PM / (주)우성사료

현재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19’로 초비상사태다. 이에 따라 한돈업계도 3월 급식 수요 및 삼삼데이 등 한돈 소비 증가시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많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한돈팜스의 2019년도 보고서 중 100여 농가의 경영기록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는 평균 두당 1만9천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많은 농가들의 적자폭은 이 숫자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되어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이 더 우리를 힘들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돈팜스 사용 농가의 경영성적(100여농가 경영자료 토대로 추정)
한돈팜스 사용 농가의 경영성적(100여농가 경영자료 토대로 추정)

그러나 외부의 상황만을 갖고 고민한다고 현재의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내 사업에 집중하여, 언제나 그랬듯이 저돈가의 터널을 극적으로 탈출했을 때 미리 준비한 내 농장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지금이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이번 환절기에 양돈장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하여야 할 사양관리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철저한 차단방역을 실시한다. 차단 방역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반복하여도 과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양돈산업 종사자 수준의 방역 원칙을 준수했다면 지금처럼 확산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질병들이 양돈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나,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바로 ASF이다.
ASF는 농장의 돼지들의 고열과 급사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바로 ASF가 발생할 경우 따라오는 돼지고기 소비의 감소와 돼지 이동제한, 농장은 물론 지역 전체 돼지 살처분 등의 정책이다. 양돈장에서 ASF가 10월 9일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 4개월이 지났으나 재입식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정부는 ASF 양성 멧돼지 탓을 하며 전혀 고려치 않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해외 사례를 보면 멧돼지에 의한 ASF의 양돈장 전파 사례는 찾기 쉽지 않다. 또 유럽의 사례에서 멧돼지 ASF 확산 속도는 월 1~2km로 빠르지 않고, 멧돼지의 바이러스 검출율도 0.04~3%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하니 실제 멧돼지의 감염을 이유로 이동제한이나 재입식을 금지하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장은 철저한 차단방역의 기본을 통해 ASF와 다른 악성 질병으로부터 내 농장을 보호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까지 설치를 하지 않았다면 농장 주변의 펜스를 즉시 설치한다. 윈치나 창문에는 새나 들짐승들의 출입을 막는 방조망도 설치하는 것을 권한다. 펜스는 단순하게 멧돼지를 막는 용도 뿐 아니라 쥐나 작은 들짐승의 출입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하면 좋다. 또, 불필요한 외부 차량이나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출입이 필요할 경우 차량이나 기자재는 철저히 소독하고, 사람은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출입을 시킨다. 농장 직원들의 외부 음식물과 물품의 무분별한 유입을 줄이고, 농장 출입 시 외부 물건의 휴대를 최소화한다. 차단 방역은 농장의 생존 여부와 관계된다. 농장의 악성 질병 유입의 방지와 지속 가능한 농장 경영을 준비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환경관리에 집중한다. 환절기의 특징은 대기 중의 습도가 낮고 밤낮의 온도차가 크다는데 있다. 동절기는 외부온도가 너무 낮아 돈사 내부 온도 관리를 위해 환기량을 줄여 어느 정도 단열이 된다면 내부 온도와 습도는 어느 정도 유지된다. 그러나 환절기에 돈사 개방과 환기량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돈사는 온도와 습도의 관리가 어려워지고, 체중이 작고, 환경 변화에 취약한 자돈 구간에 호흡기와 설사 증상과 폐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모돈, 육성비육돈 구간에는 아주 쾌적하고 좋은 계절이 될 것이다.
동절기에서 환절기 저온 스트레스나 일교차 스트레스를 받아 위축된 자돈들은 이후 구간에도 위축은 지속되며, 특히 여름철에 성장하고 출하돼야 하기 때문에 육성비육 구간에서도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고 농장의 출하일령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환절기 자돈사 관리는 경험이 많고 자돈의 적정 환경과 콘트롤박스나 환기시스템에 이해가 있는 직원이 해야 한다. 초보자들이 돼지가 아닌 본인 기준에 맞춰 환경관리를 하는 경우가 있어 자돈들이 과환기로 호흡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를 요한다.

돼지의 체중과 바닥상태에 따른 적정 온도
돼지의 체중과 바닥상태에 따른 적정 온도

셋째, 건강한 자돈을 만들어 낸다. 최근 다산성 모돈으로 교체가 늘어나고 있어 허약한 자돈들에 대한 관리가 각 농장들의 숙제가 되고 있다. 해외 양돈선진국의 경우 환경과 사양관리, 시설 그리고 질병까지 안정되어 있어 생시체중이 낮더라도 폐사나 위축 없이 성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양돈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열악한 조건은 결국 노력을 통해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생시 체중 극대화 노력은 기본이고, 포유기간 모돈 급이 관리와 포유량을 늘리는 관리, 포유자돈 별도 대용유 급이, 최적의 환경 관리, 대리모 재포유, 이유 후 저체중 자돈 별도 관리 등 수많은 노력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건강한 자돈은 모돈이 키우는 게 아니고,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해야 한다.

넷째, 모돈 갱신율을 높이고, 후보돈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다산성 모돈의 한계는 조기 도태에서도 나타난다. 예전의 30~40%의 연간 모돈 갱신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개량된 모돈을 관리할 수 없다. 고능력 모돈인 만큼 연간 갱신율을 최소 50%를 기준으로 하되 모돈 관리를 철저히 하여 최대한 산차를 이을 수 있는 노력을 하고, 필요시 과감하게 갱신을 하기 위한 후보돈군을 꾸준하게 육성해야 한다. 중국은 한때 우리나라 돼지 두수의 50배를 가지고 있는 나라였기 때문에 지금 신규 증축되고 있는 중국의 대규모 양돈장들이 ASF 사태로 도태나 살처분된 모돈 두수를 맞추기 위해 순종이나 F1을 수입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F1 즉 후보돈 품귀 현상이 당연히 일어날 것이다. 향후 2~3년을 내다보고 내 농장에서 후보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후보돈은 별도의 후보돈사에서 최소 3개월간 순치와 방역 관리, 그리고 종부시까지 체형을 만드는 과정은 당연히 거쳐야 한다. 후보돈은 미래를 위한 씨앗이기 때문에 항상 좋은 상태의 씨앗을 넉넉히 갖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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