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의 함정서 벗어나야 산다
[칼럼] ‘중’의 함정서 벗어나야 산다
양돈장 절반이 생산성 ‘中’ 수준
사방이 악재, 1마리라도 더 살려야
  • by 김오환

일반적인 평가 기준으로 상, 중, 하가 있다. 상(上)은 잘하는 편이고 중(中)은 보통이고 하(下)는 못 하는 쪽이다. 하에서 중으로 들어가려면 조금만 노력해도 들어갈 수 있다. 하에 있는 부류가 거의 노력하지 않고 있는 데다, 중들도 썩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다. 그런데 중이 상으로 올라가려면 피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상은 견고하고 높고, 소수이기 때문이다.

상은 항상 노력하고 있어 어지간해서는 상을 따라잡을 수 없고 상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물론 상들이 노력하지 않고 나태해지면 중으로 처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상은 항상 노력하고 있어 경쟁력이 강하다. 그래서 오랫동안 ‘중’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을 중의 ‘함정’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중이 한번 상에 들어가면 쉽게 중으로 밀려날 여지는 크지 않다. 상에서 누리는 호사가 한둘이 아니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서다.

양돈으로 오자. 독자님들의 농장 성적은 상중하 가운데 어디에 속하고 있습니까? 최소 ‘중’ 또는 ‘중상’일 것이다. MSY로 이를 분석했다. 21년 평균 MSY는 18.4마리다. 18마리를 넘어선 농가가 50.3%를 차지하고 있어 그렇게 판단했다. 이 가운데 상층(MSY 22이상)농장이 19.4%이다. 20~18마리가 30.9%, 17두 미만이 49.6%다. 이를 보면 한국의 양돈장 절반이 MSY ‘중’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중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다. 돼지고기 수입이 자유화되고 관세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렇다. 특히 작년, 올해 사료값이 kg당 200원 넘게 오른 경영 여건에서 그렇다. 사료값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여지가 높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건비가 올라가고 인력 구하기도 어려운 시기에 그렇다. 돼지고기 수요가 늘지 않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소비 분위기에서 그렇다. 방역 분뇨 등 농장에 돈이 들어갈 부분이 늘고 있는 사양관리 여건에서 그렇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MSY ‘중’을 해도 최근 경영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료값 상승분을 고려할 경우 순익 분기점이 MSY 22두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중간치인 18.4두에서 3.6마리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자돈 한 마리라도 더 살려 출하할 수 있도록 경영을 집중해야 한다. 밀사를 줄이고 위축 자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번 농장 방문할 것, 두 번 방문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최근 양돈 경영 상황을 보면 우호적인 요인은 하나도 없다. 사방이 악재(惡材) 뿐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몇 년간 벌어놓은 수익,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 심하면 최대 위기도 피할 수 없을는지 모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생산성 향상, MSY 제고밖에 없다. ‘중’의 빠진 농장을 ‘상’의 수준으로 올리는데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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