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 현안의 근인(近因)과 원인(遠因), 그리고 원인(原因)
[칼럼] 한돈 현안의 근인(近因)과 원인(遠因), 그리고 원인(原因)
갑자기 불어난 물, 안방에 들어와
폐사 감소 등 생산성 제고가 살길
  • by 김오환

사건이나 사태, 사변 등 사(事)자가 들어가는 말에는 이유가 있다. 이유도 다양하고 각기 다르다. 거기에는 가까운 요인인 근인(近因)이 있고 먼 원인(遠因)이 있고 근본적인 원인(原因)이 있다. 최근 돼짓값과 양돈 경영 환경을 보면서 떠오르는 감상이다. 삼삼데이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반전된 돈가가 약세로 돌아선 데다, 경영 여건도 더욱 나빠져서다.

근인(近因)은 무엇일까? 오미크론 감염자와 사망자의 급증이다. 5천만 인구 가운데 천만명 이상이 감염됐으니 미감염자는 조심에 조심을 기하고 있다. 만남을 자제하고 피하고 있다. 게다가 기름값이 급등했다. 몇 달 새 30%가 올랐다. 휘발유 리터당 2천원이 넘었다. 경유도 2천원을 육박하고 있다. 자가용 이용자는 코로나 이후 크게 늘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품목들이 물가상승의 기름을 붓고 있다. 돼짓값만 빼고 안 오르는 품목이 없을 정도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략 역시 지갑을 닫게 하고 있다. 밀값이 올랐느니, 니켈 코발트 등 광물질 수입이 위기라느니, 자동차 핸드폰 수출 길이 막혔느니~등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돈육 수입량 급증이 한돈 불안 최대 근인이다. 2월말 현재 작년보다 73%가 폭증했다. 코로나로 늘어났던 가정 한돈 소비도 주춤하고 있다. 같은 육류인 한우 하락 영향 또한 받지 않을 수 없다.

원인(遠因)으로는 배양육 대체육 등 ‘가짜 고기’의 진짜 육류 ‘행세’이다. 근인(近因)이면서 원인인 이것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아직 입증이 안됐음에도 마치 다이어트나 건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나아가 탄소 중립이나 환경, 동물보호 등으로 오도(誤導)돼 되레 진짜 고기가 오해받고 있다.

이러한 근인과 원인으로 돼짓값은 탄력받지 못하고 있다. 지육 kg당 4100원 안팎으로 지난해 3월 평균(4천84원)보다는 높지만, 생산비 상승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경영이다. 요즘 kg당 생산비가 4,500원을 넘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적자 경영의 원인(原因)은 생산성 정체 때문이다. 국내 평균 MSY가 수년간 18~19마리인 상황에서 생산비가 오른다면 농가 수익은 불을 보듯 뻔하다. 수익은커녕 본전만 해도 다행이다.

최근 양돈업의 분위기는 갑자기 불어난 물이 안방에 들어온 형국이다. 더욱이 문제는 안방의 물이 줄기보다 점점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곡물, 환율 상황이 비우호적이어서다. 소비시장도 만만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양돈장 내놓은 곳이 많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옛말이 떠오른다. 복(福)은 같이 오지 않고 화(禍)는 한번에 그치지 않는다고. 바짝 긴장했으면 한다. 사는 길은 생산성 제고밖에 없다. 폐사를 최대한 줄이는 길이다. 아울러 사료 허실도 줄여야 한다. 그리고 한돈 소비홍보에 매진해야 한다. 그럴 때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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