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 감소…美‧EU 돈가 ‘희비’
中 수입 감소…美‧EU 돈가 ‘희비’
美 전년비 77%↑…사상 최고 수준
EU, 中 수입 줄인 6월부터 하락세
돈육공급-美 부족, EU 작년보다↑
中 비중-美 30%‧EU 60%…EU 타격
  • by 임정은

중국이 최근 돼지고기 수입을 줄이기 시작한 가운데 최대 수출국 미국과 EU(유럽연합)의 양돈시장이 최근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돼지 값은 올 1월부터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올랐는데 그냥 오른 정도가 아니다. 7월만 해도 돈가(지육 도매 100㎏)는 261.8달러로 일년전보다 77% 상승해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EU는 6월부터 내리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7월 평균 153유로로 전달 보다 6% 하락하더니 이달 둘째주 147유로까지 떨어졌다. 코로나 19로 돈가가 크게 꺾였던 지난해 동기 수준보다 3% 가량 낮고 최근 5년(16~20년) 평균가에도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이 같은 차이는 우선 미국과 EU 자국 내 시장 수급 상황이 달라서다.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6월 전년 대비 6% 준데 이어 7월에는 무려 14% 가량 감소했다. 농무부는 올해 3~4분기 돼지고기 생산량이 전년 대비 3~6% 줄고 올해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1.7% 적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이후 외식을 중심으로 살아난 수요가 돼지 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6월말 기준 돼지고기 냉동 재고는 20만톤 수준으로 2년전 동월 대비 29% 가량 적다. 코로나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지난해와 견줘서도 4% 가량 적다.

이에 비해 EU는 공급물량이 많다. 5월말 EU의 돼지 도축두수는 1억300만마리로 일년전보다 4% 증가했다. 또 최근 EU가 최근 발표한 올해 전망치를 보면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독일의 생산 감소에도 벨기에,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등 다른 국가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미국과 EU의 최근 시장이 이처럼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수출 시장으로서 중국의 비중이 다른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EU 시장은 늘어난 공급 물량에다 중국 수출도 감소하자 돈가 하락을 피할 수 없었던 것. 지난해 발생한 ASF로 독일이 EU 이외 시장으로 수출을 못하면서 독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가 EU내 공급물량을 늘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나마 그동안은 스페인 등 다른 EU 회원국들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시장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었지만 중국의 수입이 줄면서 시장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EU의 국가별 돼지고기 수출국을 보면 5월말 기준 전체 256만7천여톤 가운데 중국이 150만8천톤으로 중국 비중이 60%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큰 나라가 필리핀으로 6%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EU 돼지고기 수출에 있어서 중국 비중이 절대적인만큼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가 직접적인 돼지 값 하락 원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중국 비중이 덜하다. 지난 6월 미국의 전체 수출 물량을 보면 대 중국 수출이 6만2천여톤으로 전달보다 30%, 전년 동월에 비해 18% 감소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6월 돼지고기 수출은 전년 대비 15% 늘었으며 6월말 누적으로도 일년전보다 수출이 1% 증가했다. 미국의 전체 돼지고기 수출물량(23만9천여톤) 중 중국 비중은 26%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멕시코, 필리핀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중국 수입 감소 충격을 상쇄시킨 때문이다. 이 같은 차이를 고려할 때 향후 중국의 수입이 계속 감소할 경우 그 충격은 EU 시장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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