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코로나 시대와 대체육 부상
[기자의 시각] 코로나 시대와 대체육 부상
  • by 임정은

얼마 전 영국에서는 비건 정육점이 처음 문을 열었다. 이 정육점에서 판매되는 햄, 소시지 등 식육 가공품들은 고기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대체육 제품들만 판매된다. 이 같은 비건 정육점의 등장은 영국 내 탄탄한 대체육 소비층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대체육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19년 기준 각국의 대체육 시장 규모는 미국이 10억 달러로 1위를, 영국은 그 뒤를 이어 6억 달러 규모인데 우리나라는 1천740만달러로 38위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대체육이 낯선 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런데 꼭 그렇게만 볼일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발표된 식육가공품 시장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년간(19년 7~20년 6월 30일)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대체육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인식이 부정적 인식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가 일반 고기의 건강 유해성이나 친환경, 동물복지 등에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기존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체육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ASF에 이어 올해 코로나가 발생한 가운데 대체육 관련 기사는 19년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올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양돈 등 기존 축산업의 생산방식을 비판하는 기사도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는 기존 축산업 생산방식을 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는데 분명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 사람들의 관심과 인식이 변화했거나 혹은 코로나 시대를 파고든 공격적인 대체육 업계의 마케팅 결과일 수 있다.

생각은 행동의 씨앗이다. 기존 양돈 등 축산업을 통해 생산된 고기에 등을 돌리게 만들 많은 씨앗(생각)들이 이미 코로나를 자양분삼아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양돈 등 축산업계에 덧 씌워진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고 근본적으로는 보다 친환경적인 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은 코로나 시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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