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차별화 ‘구호’만 있고 ‘전략’이 없다
한돈 차별화 ‘구호’만 있고 ‘전략’이 없다
돈육 수입 40만톤에 ‘속수무책’
설상가상으로 구이문화 실종
소비자들 한돈 식상에 대책 無
등급제도 개선과 맛 다양화 시급
  • by 김현구

돈육 수입 40만톤 시대, 이에 대응해 한돈 차별화 중요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입 돈육과의 차별화를 위한 ‘구호’만 있고 ‘정책’ 및 ‘비전’은 전무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2020년 새해 한돈 차별화를 위해서는 차별화 요소를 재정립하고, 업계 및 정부의 정책 변화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이 문화 쇠퇴에 한돈도 위기=1990년대 이후부터 2019년까지 30년간 한돈과 수입 돈육의 대표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냉장’이다. 한돈업계는 1990년대 초 ‘돼지고기는 얼리지 않아야 맛있다’는 모토로 한돈 브랜드를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냉장 시대가 개막됐다. 이후 냉장 돈육을 기본으로 2000년대에는 녹차, 인삼 등 각종 약재 등을 첨가한 기능성 돈육 브랜드 활성화 및 주도했으며, 이후 2010년대에는 무항생제, 유기농 등 친환경 인증 돈육 브랜드로 다시 진화했다. 이 같이 30년간 업계의 한돈 차별화 전략을 요약하면 ‘냉장→기능성→친환경’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한돈 차별화 전략이 지난 2016년부터 조금씩 균열을 보이며 지난해 한돈 소비 급감 속에 한돈 가격도 6년 만에 3천원대로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은 무엇보다 수입 돈육 범람 속 한돈 차별화 요소가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필을 하지 못한 영향이다. 그동안 한돈 차별화 제1요소였던 냉장의 경우 구이 문화 감소 속에 삼겹‧목살 소비도 감소하면서 육가공업계는 울며 겨자 식으로 냉동으로 전환 비율을 높이고 있다. 더욱 문제점은 수입 냉장 돈육이 대형마트에서 절반 가격에 한돈과 경쟁 중에 있다는 점이다. 친환경 기능성 한돈 브랜드 역시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에게 차별화요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맛에 대한 차별화 시급=전문가들은 한돈 차별화 요소가 희미해지면서 수입 돈육과 경쟁할 새로운 차별화 요소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중 하나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김연화 회장은 최근 “소비자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수입 돈육과 비교해 특별히 차별화가 없는 한돈에 대해 식상해 하고 있다”며 “한돈 특수성, 한돈 맛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돈 전문가들 역시 소비자들 주장에 동조하면서 수입 돈육과 비교해 한돈 맛의 우위가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광욱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은 최근 개최된 양돈수급위서 “한돈 차별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맛’으로 이는 종자와 관련돼 있다”며 “전세계적인 돼지들의 요크셔‧듀록‧렌드레이스의 삼원교잡 대신 버크셔, 재래돼지 등 다양한 품종을 교잡하면 돼지고기 맛도 달라져 한돈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의 돼지고기 등급판정 제도는 품종이 아닌 전체 돼지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만을 적용하고 있어 흑돼지, 재래돼지, 특화 품종(YBD, YBB 등) 등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반 돼지 사육 농가 외 특화 품종을 사육하는 농가들 경우 양돈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생산비가 증가함에 따라 수익을 얻기 어려워 현재 일부 농가만이 특화 품종을 생산해내고 있는 실정이다.

■차별화‧다양화 위한 정책 변화 급선무=한돈의 차별화, 다양화를 위해서는 결국 정부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지난 30년간 주창해 온 한돈에 대한 차별화 구호 주창에 머무르지 말고, 한돈 차별화를 위한 국내 돼지고기 등급판정 제도 변경 및 특화 품종 농가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를 통해 다양한 품종의 돼지고기 생산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등급제 개편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종자브랜드 인증제도’를 마련하여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등 품종브랜드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마련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돈의 안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수입 돈육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검증도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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