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③] 한돈, MZ 세대와 통해야 미래로 통한다
[창간 23주년 특집 ③] 한돈, MZ 세대와 통해야 미래로 통한다
소비 트랜드 주도, 기업들 MZ 잡기 사활
MZ 정보력‧시장 파급력…소비 권력으로

저성장 시대,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
소비 패턴, 무지출 챌린지-플렉스 공존
소비의 양극화 속 ‘가치 소비’ 성향 뚜렷

고기 소비도 세대 전환… 생산부터 변해야
친환경이 MZ의 문화이자 주요 가치 기준

비건‧대체육 소비가 곧 가치 소비 아냐
한돈 친환경 잠재력, 알리고 더 키워야
  • by 임정은

MZ 세대는 10대부터 40대 초반까지를 이르는 용어로 해당 연령 인구수는 전체 인구의 33% 가량을 차지한다. 최근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MZ 세대에 의한, MZ 세대를 위한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 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사실 지금과 같은 고령화 시대, 시니어 세대의 인구 비중과 동시에 그들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마케팅 대상으로서 MZ보다는 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게 맞을 수 있다. 그럼에도 왜 기업들은 앞다퉈 MZ 세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현재 MZ 세대는 소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화를 주도하고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현재의 인구수 비중과 경제력보다 미래 MZ의 역할 즉 향후 이들이 소비 시장을 주도해나갈 세대라는 점도 큰 이유일 것이다. MZ는 그들이 가진 정보력과 소비 시장에서의 파급력을 통해 최고의 소비 권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돈업은 한돈을 계속 팔 수 있어야 생존 가능하다. 많은 기업들이 MZ 세대 공부에 그토록 열정적인 이유도 계속해서 상품을 팔기 위해서일 것이다. 한돈산업이 MZ 세대에 대한 연구 없이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짠내와 부내, 모두 MZ 소비=최근 언론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MZ 세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은 ‘짠내 소비’다. 거지방이라 불리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의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 경제적 여유가 없는 2030대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이를 하나의 놀이 문화화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욜로’(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말로 후회 없이 이 순간을 즐기며 살 것)와 ‘플렉스’를 외치던 이들이다. 소비 트랜드가 ‘부내’ 소비에서 ‘짠내’ 소비로 완전히 넘어간 것인가? 사실 소비 트랜드가 전환됐다기보다 공존한다고 보는 시각이 더 맞다. 굳이 따지자면 소비의 양극화가 지금의 MZ 세대 소비 트랜드를 설명하는 하나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치 소비는 이 양극단을 관통하는 소비 특성이기도 하다.

알뜰소비를 지향하지만 동시에 경험과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한정된 자원에서 가심비, 가치 소비는 더욱 중요한 MZ 세대의 소비 패턴일 수밖에 없다. 특히 미식은 MZ 세대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사치로 MZ 세대가 즐겨 ‘플렉스’하는 소비 중 하나다.

■친환경, MZ세대 문화가 되다=MZ 세대와 그들의 소비 패턴을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환경이다. MZ 세대의 문화와 특징을 일컫는 말 중에는 유독 환경과의 접점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아예 ‘엠제코’란 말까지 등장했는데 이는 ‘MZ세대’와 ‘ECO(생태, 환경)’의 합성어로 환경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삼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소비에도 자신의 신념을 담는 ‘미닝 아웃’의 주요 가치도 바로 환경인 경우가 많다.

MZ 세대는 ‘미닝 아웃’을 통해 착한 소비를 추구하는 동시에 이에 반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는 불매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SNS의 발달로 MZ 세대 개개인의 정보와 의견도 높은 파급력을 갖게 됐다.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머물지 않고 제품의 생산 과정을 포함해 각종 정보들을 스스로 찾고 중요한 내용을 SNS에 퍼 나르는 게 요즘 MZ다. 기업들이 MZ 세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MZ 세대의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들 그 중에서도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제품에 담아내는 가치는 ‘ESG’, 그 중에서도 친환경인 이유는 그만큼 MZ 세대에 있어 환경이 중요한 이슈인 때문이다.

 

■한돈, 가치를 키우고 가치를 알리다=냉정하게 보자면 현재 한돈이 누리고 있는 시장에서의 위세는 경제 성장과 소득 향상, 거기에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구이 문화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중에 미래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소비 여건은 거의 없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부모세대 보다 가난한 첫 번째 세대로 평가받는다. 앞서 살펴봤듯 가구주의 연령별 돼지고기 소비 지출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경제력과 무관치 않다. 요즘 MZ 세대들의 ‘짠내 소비’와 맥이 닿아 있는 진단이다. 그런데 동시에 이들이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며 가격이 아니라 제품의 가치 그 자체를 더 중요한 지출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MZ 세대의 소비 패턴을 관통하는 ‘가치 소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이 같은 가치 소비가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부각되고 육류소비에 있어서도 비중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중장기 적으로 세대별 수요에 대응한 육류 생산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즉 육류 생산에 있어서 마블링과 삼겹살 중심의 획일적 육류 생산 방식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 세대의 전환에 있어서 한돈 산업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 가장 넘기 어려운 벽으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슈에 있어서 이들의 가치 소비 성향을 고려할 때 MZ 세대를 파고들 여지가 없지 않다. 가치 소비는 대체육, 비건, 채식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축산업이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의 주범이라는 인식은 다분히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 아울러 저탄소 사양관리, 가축분뇨 처리방식 개선 등 축산업계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은 이제 막 시작단계다. 한돈을 포함한 축산업이 가진 친환경 산업으로의 잠재력을 키우고 동시에 이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한돈은 로컬푸드로서 먼 거리 수송을 통해 국내산에 비해 월등히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 하는 수입육과 비교할 때 훨씬 더 친환경적이라는 점, 또 지역 경제를 넘어 한돈산업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은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MZ 세대 담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MZ라는 말은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국내 한 마케팅 회사가 2019년 처음 만들어 냈다. MZ라는 용어 자체가 이 회사의 마케팅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로부터 4년여가 흐른 지금 오히려 MZ 세대에 대한 담론은 더 풍성해지고 여전히 기업의 중요한 마케팅 기준이 되고 있다. 미래 고객이자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소비 패턴과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MZ 세대 담론의 생명력을 북돋고 있다. 한돈산업에 있어서도 MZ세대는 한돈의 미래를 대비할 때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다. 무엇보다 한돈산업에 있어서 소비가 필수적인 지속 가능 조건 인만큼 MZ를 모르고서는 미래 한돈소비와 지속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얼마나 더 많은 민지(MZ)들에게 한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느냐, 그리고 얼마나 새로운 세대,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산업으로 거듭나느냐가 한돈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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