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①] MZ세대를 봐야 한돈의 미래가 보인다
[창간 23주년 특집 ①] MZ세대를 봐야 한돈의 미래가 보인다
韓 압축 성장으로 세대 간 차이 유독 커
10~40대까지 밀레니얼(M)+Z세대로 분류
국내 인구 1/3 차지, 지나친 일반화 지적

新세대 등장=새 시대로의 전환에 의미
소비 트랜드 주도, 막강 소비 권력으로
미래 한돈 마케팅, MZ 이해부터 시작

양돈 성공적 세대교체 위해 MZ 주목을
MZ에도 농업 농촌은 새로운 기회의 장
  • by 임정은

최근 소비 시장의 큰 손을 꼽으라면 단연 ‘MZ’를 꼽을 수 있다. MZ 세대의 중요성은 단순히 구매력의 크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MZ는 이전 세대와 가치관부터 소비성향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MZ 세대가 미래의 소비 주체라는 점에서 MZ 세대를 통하지 않고는 시장에 뿌리 내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한돈산업에 있어서 MZ 세대는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는데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지향점과 기준을 제공한다. 특히 MZ 세대의 중요성은 한돈 소비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돈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한돈산업에 지속적으로 젊은 인력이 유입돼야 한다. 때문에 MZ 세대는 한돈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 한돈산업의 주역이기도 하다.

■MZ 세대는 누구인가=1980년대 초부터 90년대 중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모두 MZ세대 범주에 넣는다. 나이대로 따지면 국내 전체 인구 중 1/3 가량(33%)이 MZ세대에 해당한다. 그런데 MZ세대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용어로 미국은 우리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를 구분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로 따지면 1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모두 MZ세대에 들어가는데 이들을 모두 하나의 세대로 묶는 것은 나이만으로도 무리가 있다.

때문에 MZ 세대라는 말이 난무하지만 정작 MZ세대 자신들은 MZ세대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갖거나 MZ세대의 특성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인들의 인식에서도 MZ세대의 연령 폭은 훨씬 좁다. 지난해 한국리서치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만 18~42세가 MZ세대로 분류되고 있지만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MZ 세대는 16~30세로 사실상 Z세대만을 MZ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MZ 세대로 지칭되는 대상은 40대 이상, MZ에 속하지 않는 기성세대가 자신들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른 ‘요즘 젊은이’를 부르는 말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어쩌면 개성 강한 젊은 세대에게 개개인의 다양성을 배제할 수밖에 없는 세대론 자체가 일반화의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간혹 MZ 세대에 대한 이미지는 기성세대의 편의대로 그 특성이 덧씌워지기도 한다.

그럼 MZ 세대론은 어떻게 봐야 할까? MZ를 동질적 특성을 가진 하나의 세대로 묶는 게 의미가 있을까? MZ 세대론에 대한 여러 비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 사회를 이해하고 소비 트랜드, 문화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세대론은 여전히 유용하며 특히 지금 한국 사회에서 MZ 세대는 더욱 그렇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나 세대 차이는 존재한다. 그런데 유독 한국 사회는 세대차이가 심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은 5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뤄냈다. 기술 경제 사회 구조 등 물적 토대는 빠르게 변화해 왔지만 문화는 그렇지 못했고 이는 다른 사회보다 유독 심한 세대 차이를 만들었다. 쉽게 말해 기성세대와 요즘 젊은 세대는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다르다는 얘기다. 이는 단순히 경험의 차이를 넘어 기본적인 가치관의 차이로, 또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시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세대론은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MZ 세대 이전에 X세대가 지금의 MZ만큼 떠들썩한 세대론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 세대가 MZ 세대 이후를 주도할 새로운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한돈업에서 MZ라 할 수 있는 젊은 한돈인들.
한돈업에서 MZ라 할 수 있는 젊은 한돈인들.

■한돈 소비의 미래 MZ=하나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나 최근 사회는 급변하고 있으며 이전 세대와의 단절적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야 하는 한돈산업에 있어서 MZ 세대가 중요한 지향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무엇보다 MZ가 주류로 부상할 미래 시장에서 한돈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MZ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농촌경제연구원(육류 소비 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2020)에 따르면 국내 육류 소비는 그 어떤 요인보다 세대별로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젊은 세대일수록 육류 소비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면서 동시에 육류 중 소비량에 있어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돼지고기의 위상도 위태롭다. 젊은 세대일수록 다른 육류, 그 중에서도 닭고기 등 백색육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소비자 조사에서도 공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육류 소비의 ‘세대 차이’는 곧 시간이 지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소비 시장을 주도하는 시대가 오면 한돈의 소비 여건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한돈 소비의 지속적 증가는 고사하고 기존의 시장마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다 한돈은 기존 경쟁 상대인 수입육 외에 대체육이 더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MZ 세대가 가지고 있는 여러 소비 성향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가치소비가 꼽히고 있다. 실제 각종 설문 조사에서도 MZ 세대들에 있어서 대체육에 대한 호감도나 실제 경험해본 비율은 다른 세대보다 높다. 특히나 지금 중고등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부터 급식을 통해 대체육과 채식을 경험하고 학습하고 있는 첫 번째 세대다. 갈수록 대체육의 식감과 맛이 진짜 고기를 닮아갈 미래, 대체육이 진짜 고기 시장을 압도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과한 우려는 아닐 수 있다.

때문에 미래 한돈 시장을 지키기 위해 한돈도 변화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미래 시장, 미래 소비자 MZ 세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 MZ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은 곧 미래 한돈 소비 지속을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

■한돈 생산의 미래 MZ=MZ 세대들이 처한 직업과 관련된 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다. 기존 세대들에 비해 사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 기간은 길지만 직장은 불안정하고 실업과 저임금에 처할 확률도 높다. 그럼 한돈 산업은 어떠한가? 현재 양돈장을 운영하는 농가 중 절반 이상은 후계자가 없어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많은 양돈장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그만큼의 한돈 생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돈업 뿐만 아니다. 농업 농촌은 갈수록 고령화되면서 지역 소멸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다.

MZ 세대에게 양돈업을 비롯한 농업 농촌이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된다면 어떨까? 무엇보다 양돈업에는 MZ 세대 유입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이들의 새로운 생각과 역량이 양돈업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MZ 세대를 양돈업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제도 개선을 통해 2세, 3세 후계 양돈인들로 세대 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새로운 젊은 인력이 한돈업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볼 수 있도록 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 모두 중요하다. 한돈협회가 젊은 한돈인들이 주축이 돼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한 길을 모색하고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청년분과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전국 축산대학을 돌며 소통에 나선 것은 그래서 그 성과가 기대되는 노력임에 분명하다.

아울러 실질적으로 MZ 세대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양돈 생산 현장에 정착하는데 중요한 거주‧생활‧작업 환경에 대한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양돈장의 작업 환경은 젊은 세대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진입 장벽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ICT 기술의 접목은 양돈업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작업 환경 개선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첨단 기술의 도입은 작업 환경의 개선을 통해 MZ 세대들을 양돈업에 불러 모으는 유인책이면서 동시에 IT 기술이 익숙한 MZ 세대의 유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일과 개인 생활의 조화를 무엇보다 중요한 직업 선택의 조건으로 고려하는 MZ 세대에 있어서 농업 농촌에 정착하는데 있어서 생활 여건은 다른 어떤 조건보다 중요할 수 있다. 이는 농촌 지역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어느 분야나 세대교체는 새로운 세대에게 기성세대의 자리를 그대로 물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로 인해 양돈업이 한 단계 더 성장, 발전하는 계기가 됐을 때 비로써 성공적인 세대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MZ 세대가 국내 양돈산업을 끌고 한 단계 더 성장 발전,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토대를 물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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