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⑤] “양돈, 깨끗하다는 인식되면 MZ세대 뛰어들 것””
[창간 23주년 특집 ⑤] “양돈, 깨끗하다는 인식되면 MZ세대 뛰어들 것””
유년기 축산 관심, 대학 전공으로
MZ세대 축산업 부정적 인식 강해
진로 선택, 현장보다 관련 회사 선호
환경‧시설 현대화시 관심 증가 기대
한돈업 미래 가치 적극 홍보해 유인을
채식보다 고기 선호, 소비 농가에 달려

국립 공주대학교 이유주‧서인덕 학생
  • by 김현구
이유주(사진 왼쪽) 학생은 “최근 양돈 등 축산업에도 스마트팜 등 AI 기술로 시설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마트팜 도입으로 인해 일할 시간도 줄어들고 깨끗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다면 축산업에 뛰어들 친구들은 얼마든지 많다. 따라서 양돈장들의 전반적인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MZ세대는 어려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TV 등 전통적인 매체 대신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이로 인해 최신 트렌드와 남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현재 MZ세대의 사고 방식이 한돈 소비 및 관련 산업에도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MZ 문화가 자리잡아 가는 가운데 MZ세대가 바라보는 양돈업은 어떤 시각인지 궁금하던 참에 축산 전공의 MZ세대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최근 손세희 한돈협회장 전국 축산대학 강의 투어 취재 겸해서 국립공주대학교 예산캠퍼스를 찾아 동물자원학과에 재학 중인 2명의 축산학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MZ세대가 바라본 한국 양돈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모색해봤다.

동물자원학과 16학번, 가축육종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이유주 학생은 MZ세대 특징 답게 당차고, 자기 소신을 적극 밝힐 줄 알았다.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유지하며, 자기 주장에 대한 논리로 기자를 매료시켰다. 또 한 사람인 17학번 서인덕 학생도 축산학을 전공한 이유부터 향후 진로에 대한 미래까지 논리정연하게 설명, 짧고 굵은 군더더기 없는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우선 두 학생에게 동물자원학과 전공 선택 배경에 대해 물었다.

이유주 학생은 “충남 논산에서 산양을 사육한 할머니가 있는 시골에 자주 왕래하면서, 어릴때부터 축산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며 “결국 대학교 전공 선택도 영향을 미쳐 현재는 축산 관련 학과 졸업 후 대학원에서 가축육종학에 대한 박사 과정을 수료 중이다”고 말했다.

서인덕 학생은 “고등학교 때 승마를 경험한 계기로 말에 대한 관심이 축산에 대한 관심으로 증대돼 대학 전공도 축산을 선택했다”며 “축산업과 연계된 공공기관 취업을 위해 현재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한돈을 포함 축산업에 대한 MZ세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 어떠한지 물었다.

이유주 학생은 “또래들은 축산업이 여느 농업보다 돈을 많이 벌수 있 수 있는 직종이라 생각하지만 축산시설이 더럽고 냄새나고 혐오 시설이라는 인식이 크다”며 “따라서 MZ특성상 비트코인 및 주식으로 돈 버는 것을 동경하지만 축산업처럼 힘들게 일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에는 흥미가 별로 없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나 희망섞인 말도 내비쳤다. 그녀는 “최근 양돈 등 축산업에도 스마트팜 등 AI 기술로 시설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마트팜 도입으로 인해 일할 시간도 줄어들고 깨끗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다면 축산업에 뛰어들 친구들은 얼마든지 많다. 따라서 양돈장들의 전반적인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인덕 학생의 경우도 시각이 비슷했다. 그는 “한돈업의 경우 주식(主食)이라든지 식량안보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나 막상 농장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다”며 “이는 농장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 현장보다는 사무직을 선호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즉 축산 전공 학생들은 1차 산업인 양돈 등 축산업에 뛰어들기 보다는 후방 산업에서 조력하는 근무지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

인터뷰를 마치며 이유주 학생은 “8년간 축산학을 공부하고 있고 마트에서 돼지고기 살 때도 늘 한돈 브랜드 마크를 확인하고 있지만 한돈산업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며 “가축분뇨가 자원화되며 한돈산업이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축육종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취업해 한돈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인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인덕 학생도 “한돈산업이 국민 먹거리에 이바지하는 주식 산업으로서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됐다”며 “우리 세대들은 특히 고기를 좋아하며 먹거리에서 즐거움을 찾고 식문화도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어, 채식주의자들이 늘고 있지만 식도락(食道樂) 문화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 양돈 사육 환경만 변화한다면 한돈산업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굵고 짧은 두 학생의 인터뷰를 마친 후 문득 든 생각은 한돈산업 내부 변화보다 외부 변화가 더 빨라 산업이 이를 못 쫓아가고 있다는 우려다. 특히 2013년 축산업 허가제 이후 까다로운 허가 기준으로 신규 농가 진출은 제한되면서 후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축산 전공자는 농장 운영보다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신규 진출이 어렵고, 기존 농가 개축도 어려워지면서 사육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한돈업을 바라볼 때 느끼는 ‘더럽고, 냄새나고, 힘든 산업’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에 접어 들었다. 이유주 학생의 “축산이 일할 시간도 줄어들고 깨끗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다면 축산업에 뛰어들 친구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말처럼,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양돈 현장의 현대적 시설을 통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수 조건은 각종 양돈 사육 ‘규제’ 즉시 완화다. ‘규제’는 산업을 퇴보시키고 움크리게 만들지만 ‘지원’은 산업을 한층 더 성장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한돈업이 규제에서 진흥으로 정부 정책이 돌아설 때, 미래 인재인 MZ세대들에게 한돈산업에 대한 이미지도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바라 본 MZ세대의 인식, 한돈업 발전을 위해서 꼭 정부 정책 입안자와 농가들은 되새겨봐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