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조합서 받은 사랑, 조합에 갚고 싶습니다”
[특별인터뷰] “조합서 받은 사랑, 조합에 갚고 싶습니다”
도드람한돈 ‘파죽지세’ 기세
‘배구대회’에서 진정한 우승팀은
대한항공 GS가 아니라 ‘도드람’

150농가서 사육 전 과정 통일
종돈 사료 출하 도축 가공까지
대형마트 일반 식당 등에 공급

프리미엄 브랜드 ‘더 짙은’ 런칭
YBD 체계로 생산, 육질 맛 최고
명품처럼 명품 한돈 소비 기대

취임 첫해 조합 경영 어려움
조합원 희생과 헌신으로 극복
조합원께 감사하고 고마울 뿐

내년 5월 도드람 서울시대 개막
조직 시너지 커지고 영업력 강화
우수 인재 확보로 조합 더 발전

도드람은 어머니 품과 같은 곳
분에 넘치는 사랑 듬뿍 받아
2세들 동반자로 빚 갚고 싶어
  • by 특별취재팀
박광욱 조합장은 지난 2일 양돈타임스와의 특별 인터뷰를 통해 조합원‧임직원과 협심‧협동‧협의 등 ‘도드람 정신’을 발휘해 도드람한돈을 대한민국 최고의 프리미엄 돈육 브랜드로 육성해 한돈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박광욱) 조합원들이 생산 판매하고 있는 ‘도드람한돈’이 파죽지세(破竹之勢) 기세를 타고 있다. 도드람한돈은 지난달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 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소비자들에게 ‘도드람한돈’의 인식을 확실히 심어놨다. 당시 배구 열기가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했고, TV를 비롯한 도하 언론들도 대서특필했기 때문이다. 그때 남녀 우승팀이 대한항공과 GS칼텍스였다. 하지만 진정 우승자는 ‘도드람한돈’이라고 불렸다. 이제 ‘도드람한돈’은 수도권 지역의 브랜드가 아니라 전국의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섰다.

도드람한돈의 경사(慶事)는 계속됐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포럼과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2022년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2020년, 2021년 이어 올해 ‘돈육 부문’ 1등 브랜드로 선정됐다. 온라인 투표와 소비자 일대일 전화 설문을 통해 인지도를 조사했다. 올해도 7월 4일부터 17일까지 소비자와 접촉, 선정했다. 이제 명실공히 도드람한돈은 대한민국 대표 한돈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수상식에 앞서 박광욱 조합장을 2일 만났다. 도드람한돈은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대상 수상으로 명품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올해 최고의 브랜드도 3년속 수상, 겹경사를 맞았다. 박 조합장에게 도드람한돈의 그 비결을 물었다. 그는 단호하게 한마디로 말했다.

“최고의 한돈 품질입니다. 도드람한돈 품질은 한결 같이 일정합니다. 공산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생산부터 출하 가공까지 똑같습니다. 150 농가가 일정하게 생산합니다. 먼저 다비육종에서 생산하는 종돈을 이용합니다. 정액도 물론 같은 걸 사용합니다. 후기사료를 반드시 20% 급여해야 합니다. 이는 출하할 때 확인하고 있습니다. 도축 및 가공을 김제와 안성에서 완벽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된 한돈만 ‘도드람’ 상표를 붙입니다. 품질 균일하지, 신선도 뛰어나지, 위생적으로 안전하지 최고의 브랜드로 선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자에게 반문한 박 조합장은 도드람한돈에 대해 자신만만했고 근 50년에 이르는 양돈인으로서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여기다 도드람의 프로배구 타이틀스폰서십 활동은 ‘도드람한돈’에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된 것이다.

박 조합장은 1991년부터 충남 태안에서 직접 양돈장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흔한(?) PED 한번 안 걸릴 정도로 농장 관리에 컴퓨터처럼 치밀하고 완벽을 추구하고 있다. 그것에 몸에 벤 그는 ‘도드람한돈’도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 “도드람이란 이름을 붙였으면 이름값을 해야 합니다. 도드람은 양돈조합의 선구자입니다. 돼지고기 일본 수출을 위해 콜레라 박멸을 주도했고, 한국 양돈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가장 빠르게 선진 기술을 도입 응용하는 등 양돈에 있어 종갓집입니다. 그런 종갓집에서 생산하는 돼지고기가 일류이어야지 이류이면 무슨 체면입니까?” 그렇게 생산된 ‘도드람한돈’은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40%, 대리점을 통해 20~25%, 식당 등 직거래가 20%, 기타 일반 시장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박 조합장은 욕심이 많다.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 더 잘해야 한다. 또 한번의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도드람한돈’에서 ‘프리미엄 도드람한돈’을 준비하고 있다. “조합장 취임하면서 2~3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모돈 3000두, MSY 20두면 연간 6만두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생산과정이 완전 다릅니다. 현재는 LYD 체계를 통해 한돈이 생산 공급되고 있지만 새로 공급될 한돈은 YBD 체계를 통해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는 사육 기간이 길어지는 생산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비용과 노력이 더 들어갑니다. 그러나 고기가 단단하고 맛이 최곱니다. “한국판 프리미엄 한돈 브랜드로 키울 작정입니다.”

다소 긴장되면서 한편으론 자신감과 확신에 찬 어조를 띤 그는 차(茶)로 목을 축이고 이어갔다. “한돈이 여기저기서 위협받고 있습니다. 한우와 수입 쇠고기, 수입 돈육이 경쟁자였다면 이제는 대체육이니 배양육이니 하는 가짜 고기까지 한돈 시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한돈의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돈이 새롭게 변해야 합니다. 달라져야 합니다. 그건 품질이 뒷받침된 한돈 생산입니다. 그런 고민 속에 ‘프리미엄 도드람한돈’인 ‘더 짙은’을 런칭하고 있습니다. 도드람 조합은 한돈을 생산 판매하면서도 도드람이란 인격을 팔고 있다는 마음과 자세로 조합원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프리미엄 도드람한돈 ‘더 짙은’은 ‘프리미엄’이 붙은 만큼 일반 한돈보다 비쌀 것이다. 소비가 걱정됐다. 박 조합장은 ‘기우(杞憂)’라는 것이다. 그의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일반 공산품도 명품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승산이 충분합니다. 일단 많은 양이 공급되지 않고 특별한 장소에만 특별하게 공급됩니다. 무엇보다 맛이 다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고급화 중심으로 변하는데 소비자가 찾지 않겠습니까?”

열기도 식힐 겸 화제를 돌렸다. 조합장에 출마해 몇 번 낙선했는데 조합장하려 했던 이유를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저는 도드람이란 조합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도드람을 통해 농장이 조금씩 확장하면서 안정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조합 임원도 했습니다. 그래서 도드람에 받은 사랑, 조합과 조합원에게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출마, 당선됐습니다.”

조합장 당선 후 조합장 할만 했습니까? 하고 얄굳게 물었다. 손사래를 친 박 조합장은 “한돈 재고 때문에 고생 많았습니다. 취임해서 보니 재고가 1만3천톤입니다. 정육 53kg으로 환산하니까 24만5천두 물량입니다. 거기다 계속 재고는 늘고 있었지요.” 그러면서 그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천정을 우두커니 쳐다봤다. “한돈만 있는 게 아니예요. 부산물까지 있었어요. 돼지 머리만 50만개였지요.”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찬기가 돌았다. 에어컨 때문인지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기자가 아차하고 다른 질문으로 돌리려 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그는 탁 가라앉은 저음으로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조합원님들께 조합 경영 사정을 소상히 말씀드렸지요. 우리 조합원님이 어떤 분들입니까?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모두 따라주신 것입니다. 사룟값을 올렸고, 조합 이용료를 높였습니다. 특히 조합원께서 조합 구제자금을 내신 것이었습니다. 많게는 수억원부터 수백만원까지 말입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큰 숨을 내 쉰 그는 조합 임직원의 희생과 헌신도 감사함을 전했다. 조합장 스스로 연봉을 반납하는 한편 조합 임직원들도 상여금을 반납했단다. 조합 회의에 참석하는 임원들은 거마비까지 반납하며 조합의 회생에 한마음, 한뜻으로 모았단다. 이때 박 조합장 호주머니에서 조합에 낸 자금이 2억5천만원 됐다 한다. 결국 19년 적자경영에서 20년, 21년 연속 흑자경영을 시현해 선배 조합원들과 조합원, 직원들에게 얼굴을 들을 수 있었다 한다.

그러면서 박 조합장은 도드람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도드람 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드람 정신이 궁금했다. “도드람 조합원은 한번 하자고 결의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협심 협동 협의를 통해 완성시킵니다. 중도에 그만 두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불가능했던 도축장을 건설했고 사료공장 건립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정신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 즉 조합을 우선시합니다.”

조합과 조합원에 대해 끈끈한 사랑과 애정을 역설하고 있는 그에게 내년 서울 ‘도드람 시대’의 구상을 물어봤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30여년 전에 13분이 모여 도드람의 모태가 되는 양돈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가냘프고 여린 묘목이 선배 양돈인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거목까지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큰 나무로 성장했습니다. 굉장히 부담스럽니다. 아무튼 잘 해야지요. 조용하게 내년 5월쯤 서울 도드람 사옥을 개소할 계획입니다. 개소 후 분산되어 있는 계열사들이 하나의 사무소를 이용함으로써 많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우선 하나의 사안에 대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드람한돈의 영업력이 대폭 강해질 것입니다. 서울 경기라는 육류 시장에서 서울에 본점을 둔 도드람의 경쟁력은 높아질 것입니다. 그것은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서 조합원의 수익으로 연결되겠지요. 무엇보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서울이니까 취업하더라도 이직률이 줄어들 것이고, 그것은 바로 업무의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곁들여 이천 사료공장 계획도 물어봤다. “이천에 도드람 사료공장 꿈입니다. 항상 꿈을 꾸었지요. 이천, 즉 중부지역에 도드람 사료공장을 갖는 것요. 꿈이 실현됐습니다. 내년 11월쯤 준공할 예정입니다. 그럼으로써 중부 강원의 조합원들에게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최첨단 시설에서 양질의 사료를 생산 공급함으로써 생산성 제고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드람 서울 시대, 도드람 이천 사료공장 준공, 도드람 프리미엄 한돈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박 조합장에게 도드람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달변가인 그가 수 십초 만에 어어하면서 어눌하게 입을 열었다. “저의 양돈업은 도드람조합에서 성장했고 발전했습니다. 도드람조합과 떼래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도드람은 어머니 품 안과 같습니다. 엄마라는 사람은 자식이 어렵고 힘들 때 감싸주고 위로해주고 응원해줍니다. 가장 힘들 때 먼저 찾는 사람이 엄마입니다. 또 자랑하고 싶은 것을 가장 먼저 알려주고 사람이 엄마입니다.”

장중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봄날처럼 화려하고 가벼운 질문을 찾아봤다. 아마도 양돈이면 될 것 같았다. 미래의 도드람 상(像)을 그려달라 했다. 아니나 다를까 힘이 났다. 눈이 빛나고 힘이 있었고 불빛에 이마는 더욱 반짝거렸다. “도드람이 현재의 한돈 시장을 5.3% 가량 점유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15%까지 늘릴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소 12%는 점유할 생각입니다. 그만큼 조합원의 사육두수는 증가할 것이고 덩달아 수익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조합의 사료와 도축 및 가공 사업도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양돈 2세로 이어졌다. “조합원 가운데 2세들이 참여하고 있는 농장들이 최대 40%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제 아들 역시 농장에서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습니다. 2세들에게 귀감이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세들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애로사항도 듣고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 방안도 찾는, 따뜻한 양돈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박 조합장은 시계를 보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다. 점심식사겸 인터뷰를 마치고 3년 연속 ‘올해의 브랜드 대상’ 수상식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쳤다. 박 조합장의 억센 손과 굳게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사무실로 오는 전철 속에서 서산대사 시(詩)가 떠올랐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 눈 오는 날 들길 걸을 때) 불수호난행(不須胡亂行 ; 흐트러진 걸음 하지 마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 오늘 나의 발자취가) 수작후인정(遂作後人定 ; 뒤에 오는 이의 정함이 되리니). 박광욱 조합장은 도드람 조합을 이끌면서 그런 마음과 자세로 임하고 있구나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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