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닭 머리’보다 ‘용 꼬리’가 낫다
[칼럼] ‘닭 머리’보다 ‘용 꼬리’가 낫다
용 꼬리에 있어야 용 머리로 갈 수 있어
적극적 진취적 자세로 산업 발전 강구
  • by 김오환

‘용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는 속담이 있다. 크고 훌륭한 이의 뒤를 쫓아다니기보다는 작고 보잘 것 없어도 우두머리 노릇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독자께서는 어떤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과거에는 ‘골목대장’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고을 원님이 낫지, 층마다 상관이 있는 중앙에서 뒤치다꺼리기는 싫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원님은 더이상 발전하기 힘들다. 중앙 진출을 포기한 채 중앙에서 배정해주는 알량한 ‘배려’에 기뻐, 원님 자리에 만족할 수 있어서다. 되레 발전은커녕 정체, 퇴보할 수 있다. 목적과 목표를 상실, 존재 이유를 잃을 수 있다. 설령 원님이 노력한다 하더라도 원님은 원님일 뿐, 중앙으로의 진입은 불가하다. 그럼으로써 ‘닭의 머리’는 매사 하는 일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보신(保身)적이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다.

그런 반면, 용의 꼬리는 지금 꼬리에 있을망정 언젠가는 머리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 아니, 희망이 있다. 놀더라도 큰물에 놀고 있어서다. 큰물에서 놀음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런 소중한 자산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용의 머리 방향으로 전진할 기반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의 꼬리’는 도전적이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이고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화 시대,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 ‘용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는 속담은 이제 어울리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한돈협회가 모색하고 있는 ‘한돈의 프리미엄화’는 용의 꼬리에서 머리로 향하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한돈 소비가 전체 육류의 50%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돈 프리미엄을 통해 더 늘리겠다는 의지는 한돈업 발전에 큰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돈협회는 2차 한돈발전협의회를 열고 한돈의 프리미엄화에 방안을 논의했다. 지금의 삼겹 목살보다 더 고급스러운 삼겹과 목살을 생산, 소비를 더 늘리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양돈타임스 7월 7일자 ‘범한돈업계 한돈 프리미엄화 머리 맞대’ 참조)

농가도 용의 꼬리가 됐으면 한다. 국내 양돈 생산성을 보면 ‘닭의 머리’의 생산성 수준에 만족하는 농가가 적지 않다. MSY가 선진국 평균 수준에 겨우 미치고 있음에도 말이다. 밑지지 않았다고 위안해선 안 된다. 목표를 상향 조정, 생산성 제고에 집중했으면 한다. 질병 등 방역관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면 농장에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생산성,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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