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해 한돈 소비 방향은
[칼럼] 새해 한돈 소비 방향은
한은, 엥겔지수 20년만에 최고 분석
‘집밥족’ 시대에 적절한 홍보 전개를
  • by 김오환

작년 2월 코로나가 시작될 때만해도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사회가 세상이 이렇게 달라질 줄도 몰랐다. 학자들이 향후 사회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것이라고 했을 때도 그렇게 공감하지도 동의하지도 않았다. 정말 그럴까 하고 설마했다. 근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란 어려울 것이고 돌아간다 하더라도 오랜 세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여행 등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 산업은 어려웠지만 IT 등은 그럭저럭 돌아갔다. 직장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재택근무에도 회사 업무는 일상처럼 진행됐고, 힘들 것이라 했던 학교의 화상 수업도 불가능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비대면’ 시대 초입에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상은 변했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하지만 이제 ‘비대면’ 시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

양돈업도 이런 파고에서 피해가지 못했다. 돼지 값은 예상 밖으로 선전했지만 이는 소비보다는 수입 돈육 감소의 영향이 컸다. 수입 돈육이 11만톤 줄었는데 이를 한돈으로 환산하면 돼지 출하의 한달 열흘 물량 정도다. 이렇게 많은 양이 줄었으니 돈가는 하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대로 수입 돈육이 줄지 않고, 특히 독일에서 ASF가 발생치 않고 삼겹이 계획대로 수입됐더라면 4천원대의 한돈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한돈 소비다. 18년 하반기부터 변화된 음주단속강화, 주 52시간 등 사회경제적 여건으로 한돈 소비가 정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각종 모임까지 축소 또는 취소, 연기되면서 소비의 동력을 받지 못했다. 다행히 한돈이 코로나를 이기는 ‘면역 푸드’ 인식과 ‘집밥족’이 늘면서 소비 절벽은 피했다.

칼럼 서두에서 ‘비대면’ 시대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했듯이, ‘집밥족’도 피할 수 없는 식생활 추세로 보인다. 가계의 소비 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 엥겔지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엥겔지수는 12.8%로 19년 11.4%에 비해 1.4%P가 높아졌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고용 동향을 보면 취업자는 19년보다 21만8천명이 줄었다. 이는 98년 IMF 이후 처음이란다. 또한 실업자는 110만8천명에 이르는 등 강제적 ‘집밥족’이 많아졌다. 가계소득이 높아질수록 식료품비 비중이 감소하는데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식료품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면 새해 한돈 소비 홍보 방향이 보인다. 가정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저렴하면서 맛있고 영양가 높은 부위다. 뒷다리 안등심 등 비선호부위가 제격이다. 지난해 자조금 관리위는 뒷다리 소비 제고를 위해 3천만원을 투입해 연구용역을 실시, 결과물을 받았다. ‘연구’로만 그치지 말고 그것을 응용, 뭔가의 결실을 거둬야 한다. ‘집밥족’ 시대 한돈 소비의 나침반이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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