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입 돈육 시장 줄었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칼럼] 수입 돈육 시장 줄었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줄 여지보다 늘 가능성 많아
한돈 지킬 역량 키우고 모아야
  • by 김오환

돼지고기 수입이 줄었다. 작년말 돈육 수입량은 31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42만1천톤에 견줘 26.5%가 적게 들어왔다. 코로나 여파 탓이 크다. 하지만 내면적으로 보면 돼지고기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에 수입이 감소했다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소비가 줄지 않았다면 코로나에도 그렇게 많이 감소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입 돈육의 시장 점유율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수입 돈육이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23~24%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19년말에 비해 6~7%포인트 낮아졌지만 20년 수입 돈육 감소량을 고려하면 적은 비중이 아니게 느껴진다. 수입 돈육 감소는 자급률 제고를 가져왔다. 돈육 자급률은 69.7%(19년 기준)에서 76~77%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뭔가 불안하고 찜찜하다. 세계적인 재앙인 코로나에도 수입 돈육 시장이 크게 감소하지 않고 국내 돈육 시장의 1/4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다.

이것은 수입 돈육의 시장점유율이 25% 이하로 내려갈 여지는 적은 반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고해주고 있다. 말하자면 국내 돼지 값이 강세를 띠거나 미국 등 해외 돈가가 하락하면 더 많이 들여올 여지가 높다는 사실을 풍기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돈가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수입할 수 있다는 점도 암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돈업계는 앞으로 무슨 액션을 취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과거에 많은 대안이 나왔다. 맛과 품질로 승부, 신선도 유지, 애국심 호소, 소비홍보강화 등등이 제시됐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한돈이 7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런 약발에 면역력이 생겨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 든다. 코로나에도 수입 돈육이 시장을 25%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런 우려를 갖게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계속 추진해야 할 대책은 소비홍보다. 홍보와 관련, 끊임없이 지혜를 짜내는 한편 새로운 요리를 개발, 소비자와 호흡을 맞춰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에 저해되는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예를 들면 베이컨 용도를 삼겹 등심 전지 이외 다른 부위도 사용토록 요구하고, 급식이나 군납의 공급 기준 변경 등이다.

또 하나가, 소비자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것이다. 냄새, 환경, 동물복지, 안전성 등 시대의 현안에 양돈단체와 농가들이 이에 부응, 불신 해소에 앞장서는 것이다. 뭔가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소비자에 믿음을 줘야 한다. 아울러 생산자단체 중심으로 봉사활동이나 이웃과의 나눔을 통해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고 있는 활동을 펼치길 주문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시장 점유율 25%는 콘크리트 지지다. 25%는 내려갈 가능성보다는 올라갈 여지가 많고 높다. 최악의 여건에서 25%가 유지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달아나고 있는 소비자를 잡고, 한돈업이 소비 감소와 수입 돈육 사이 낀 샌드위치 신세에서 벗어나는데 업계 모두 역량을 집중하는 21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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