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돈업 2018년 상황 재연 우려
향후 한돈업 2018년 상황 재연 우려
中 양돈 ASF 이전 회복 가속화
獨 ASF로 EU 돈가 동반 하락

美 생산량 최고, 해외 시장 ‘눈독’
미 EU 수출 대체시장으로 韓 노려

18년 수입 급증, 한돈 하락 主因
14년 이후 고돈가 시대도 막 내려
  • by 임정은

향후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세계 돼지고기 수출국들의 각축장이 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한국이 중국 등의 대체시장 역할을 했던 18년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진다. <관련기사 참조>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 때문이다. 중국이 18년 ASF 발생 이후 19~20년 돼지고기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미국, EU(유럽연합) 등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들의 돼지고기 수출물량은 상당부분 중국 시장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양돈사육 규모를 빠르게 늘리면서 당장 내년부터 사육규모가 ASF 이전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중국으로 수출되던 돼지고기가 대체시장을 필요로 하며 한국은 유력한 대체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8년 우리나라 돼지고기 수입량은 46만3천톤으로 전년 대비 무려 25%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 돼지 출하물량도 전년 대비 3.8%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였음에도 수입도 동시에 증가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와 무역분쟁을 치루면서 이들 국가로의 돼지고기 수출이 일제히 감소한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8년 이들 세 나라에 대한 돼지고기 수출은 각각 29%, 3%, 1.3% 감소했다. 대신 한국으로의 수출은 40% 가량 증가하면서 미국의 돈육 수출은 17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의 양돈산업 재건과 관련해 향후 돼지고기 수출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수출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수출 노력이 그 대책 중 하나로 지적됐다. 미국 돼지고기 생산량은 올해와 내년 연이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9월말 기준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돼지고기는 34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 증가했으며 전체 수출 물량 중 비중도 34.6%로 중국은 압도적인 1위 시장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동시에 주요 시장인 중국으로 수출도 줄 경우 한국이 다시 한번 중국 대체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EU도 경계 대상이다. EU의 돼지고기 수출물량 중 중국 비중은 8월말 기준 54%로 미국에 비해 높다. 17~18년만해도 중국 비중은 26~27% 수준이었으나 중국의 ASF로 EU도 중국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때문에 중국의 양돈산업 재건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EU에게도 대체시장의 필요성을 높이는 변수다. 특히 지난 9월 ASF가 발생, EU 이외 국가로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된 독일로 인해 EU 돼지고기 시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에 이어 EU 내에서 두 번째 규모이던 독일의 수출물량이 ASF 이후 EU 내에서 소화돼야 할 처지가 되면서 가격 하락압력이 거세진 때문이다. EU 돈가는 9월 첫째 주부터 이달까지 10주 연속 하락하며 전년 동기대비로도 26% 가량 낮은 상태다. 이에 독일은 주요 수출시장이던 아시아 국가들에 지역화를 주장, 수출 재개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양돈협회는 정부에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지역화 요구를 관철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브라질 돼지고기와 미국 가금육에 대해 지역화를 인정, 현재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더욱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수입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18년 한돈시세는 전년 대비 12%(4천947원→4천362원) 하락하며 14년 이후 유지되던 고돈가 기조가 꺾였다. 그리고 올해 수입량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10월말 기준) 가운데 돈가는 8.9% 상승했다. 그러나 다시금 한돈 시장이 수입육에 의해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지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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