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④] 똑똑한 양돈장, 질병에도 강하다
[창간 26주년 특집④] 똑똑한 양돈장, 질병에도 강하다
온습도 환경 최적화로 호흡기 예방
기침 등 이상 징후 24시간 주시

실제 현장 적용은 미진, 갈 길 멀어
선도 농가 성적 선진국 못지 않아
  • by 임정은

스마트 축산은 생산성, 농가 고령화,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민원 등 양돈산업이 직면한 과제 거의 전 분야에 걸쳐서 그 효과가 기대된다. 질병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 축산과 질병=스마트 팜 혹은 스마트 축산이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ICT 기술과 로봇 등 과학기술을 축사에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한 지능화된 농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국내 양돈장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농장들이 스마트 축산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질병 관리에 있어서 스마트 축산 기술은 유용하다. IoT 기반 환경 제어 시스템을 통해 온도와 습도, 가스 농도 등 환경을 최적화해주면 돼지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또 관리자는 돼지 한 마리 한 마리를 24시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지만 스마트 축산을 통한 모니터링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움직임뿐만 아니라 돼지의 기침 소리도 분석해 질병 여부를 사전에 감지해 경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유럽에서 개발된 ‘사운드톡’의 경우 돈사 내 음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호흡기 질병 위험도를 지수화하는 기술이다. 돼지들이 기침을 얼마나 어떤 패턴으로 하는지 분석해 위험을 미리 관리자와 수의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국내서도 이 같은 기술이 개발됐다. 2025년 하반기 농림식품신기술(NET)로 인증된 ‘돼지의 실시간 소리 이벤트 및 환경정보 기반 기침 유형 분석을 통한 질병 조기 감지기술’은 AI 딥러닝 기반의 음향 기술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돼지의 기침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각종 질병을 예방적으로 탐지해 낼 수 있는 기술로 인정받았다.

축산과학원이 개발한 돼지 이상개체 탐지 자동화 기술과 이상 감지 AI 모델도 있다. 깔림 행동이나 저체온증, 위험 지역 노출 등을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으며 돼지 사료 섭취 행동, 활동량, 발성음 기침, 비명 등 행동 영상과 발성음을 수집해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는 올해 국민생활안전 긴급 대응 연구 사업의 하나로 ASF 등 가축 전염병에 대응하는 조기 탐지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첨단 센서와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가축의 체표 온도, 운동량, 사료 섭취 패턴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AI가 이상 징후를 분석해 관리자에 즉시 알리는 방식이다. 감염이 의심되는 가축을 조기 발견하고 격리해 대규모 살처분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갈 길 먼 스마트 양돈=스마트 축산 기술은 돼지에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고 질병을 미리 감지해 내고 조기에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효과가 기대된다. 스마트 농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 양돈 도입 후 1년간 MSY가 평균 6.4% 향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손이 부족한 그리고 앞으로 더욱 인력 부족이 심화될 양돈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질병 감시와 관리에 있어서 인력 공백 없이 더 꼼꼼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스마트 축산 기술의 확산이 더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국내외 스마트 축산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4년 기준 국내 양돈농가 가운데 41.5%가 스마트 축산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대부분(85%)의 농가들은 여전히 1세대 스마트 축산 기술에 머물러 있다. 자동화 기술 위주의 1세대는 스마트 장비를 핸드폰으로 원격 조정하는 리모콘 수준의 기술을 말한다.

22년 기준 스마트 농업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양돈의 스마트팜 시설 유형은 사료자동화 유형(75.4%)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돼지의 생체정보를 파악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 사양이 가능한 기술은 2세대부터다. 생육 환경 및 사양 관련 빅데이터와 개체별 체내‧외에 삽입‧부착된 센서를 통해 생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축의 건강 상태와 질병을 진단해 최적 성장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2세대로 전환이 돼야 돼지 질병 저감을 포함해 양돈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이에 2세대 스마트 축산 보급률 확대를 추진, 오는 27년까지 보급률을 40%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양돈 선진국과의 성적 차이는 좁혀지기는커녕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서도 스마트 팜 선도 농가들은 유럽 양돈농가와 겨룰만한 생산성을 이미 내고 있다. 스마트 축산 기술만으로 질병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질병 문제 해결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해줄 가능성은 분명 있다. 그러니 스마트 축산 기술 도입과 확산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분명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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