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돼지고기 육질 차별화를 위한 생산단계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특히 육질 차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유색돼지 사육농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유색돼지는 난축맛돈, 우리흑돈, 버크셔 등이 있으며 일반 돼지보다 사육 기간이 길지만 고유의 사육기술이 접목돼 육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스페인의 이베리코 흑돼지, 일본 가고시마 흑돈, 미국 버크셔 포크 등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형성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색돼지 사육 농가의 경우 일반 양돈농가보다 높은 판매가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두당 수익은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이 최근 발간한 ‘국내 유색돼지 현황 및 경영실태조사를 통한 마케팅 활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유색돼지의 판매단가는 일반 돼지보다 약 10% 이상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으며, 지급률 역시 평균 81%로 일반 농가의 70%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유색돼지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일정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경영 성과를 비교해 보면 수익 구조는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색돼지 농가의 두당 수입은 47만6천38원으로 축산물생산비 보고서 기준 일반 농가 평균(45만2천989원)보다 약 5.3%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비용 부담도 함께 증가하면서 수익성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비용 구조를 보면 유색돼지 농가의 총 비용은 두당 46만6천344원으로 일반 농가의 42만1천438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가축비는 두당 15만3천431원으로 일반 농가 대비 약 81% 높았으며, 일반 사육비 역시 43만1천666원으로 평균보다 1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료비는 두당 18만1천194원으로 일반 농가 평균보다 약 16% 낮았고 방역치료비 역시 일반 농가보다 약 17%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비용 구조 속에서 실제 농가의 수익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유색돼지 농가의 24년 기준 두당 소득은 4만5천272원으로 축산물생산비 보고서 기준 일반 농가 평균(6만4천164원)의 약 70.6% 수준에 그쳤다. 순수익 역시 두당 1만594원으로 일반 농가 평균(3만1,551원)의 약 33.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유색돼지의 경우 종돈 가격과 관리비 등 초기 생산비 부담이 높은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 형성 가능성과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통해 향후 수익성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돈산업이 대부분 YLD 중심의 생산 체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육질 차별화를 실현하려면 유색돼지와 같은 특화 품종 생산 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생산관리 인증제와 함께 유색돼지 농가에 대한 생산·유통 지원이 병행돼야 차별화된 돼지고기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