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업도 반도체처럼 중요한 산업이다
[칼럼] 양돈업도 반도체처럼 중요한 산업이다
산업에 대한 정책 차별화, 부작용 커
모두 보배같은 존재 차별해선 안 돼
  • by 김오환

반도체. 산업의 쌀로 불리는 산업으로 자동차와 한국 경제의 핵심이다. 한국 수출의 28%를 차지하는 등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세계 각국도 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인정할 정도로 독보적 위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나 정치권은 반도체 산업을 애지중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까’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해 반도체 시설 투자의 기본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올리도록 했다. 원래 6%에서 8%로 올렸는데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15%로 조정됐다. 이로써 삼성전자 한 기업의 올해 세금감면액만 최대 7조원을 넘는다는 주장이 한겨레신문(3월 30일) 칼럼에서 제기됐다. 국회는 또 이외에도 2차 전지, 디스플레이, 백신에서 수소 등 탄소중립산업, 미래형 이동수단까지 세액공제율을 확대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세금감면액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된다.

양돈으로 돌아와 현실을 직시하자.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돼짓값이 생산비 수준 이하를 100일 넘게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MSY가 24마리인 농장에서도 적자를 보고 있다니 농가 피해가 어마어마함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13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13년 양돈은 두당 평균 2만8천원 적자를 보고 출하한 해(年)이다.

이처럼 돼짓값이 생산비 이하를 형성하고 있는 이유는 금리 인상에 의한 고물가로 경기가 침체, 소비가 준 요인도 있지만, 지난해 쇠고기(10만톤)와 삼겹살(7만톤 중 3만2천톤 수입)에 대한 할당관세가 가장 큰 영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로써 정부는 세수(稅收)가 감소하고 한우, 양돈 국내 축산업이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방관자적 태도다.

이쯤 되면 축산업에 ‘미안’해서라도 할당관세를 중단하는 것이 예의일진대, 닭고기에 대해 또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물가만 안중에 있고 축산업과 농가는 안중에도 없는 처사다. 아직도 ‘비싸거나 부족하면 수입해서 먹으면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가 세종 관가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가를 경영하는데 중요한 산업이 있고 덜 중요한 산업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에 대한 차별화 정책이 오랫동안 거리낌 없이 진행됨으로써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가 그렇고, 지방이 소멸하고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인구 집중 현상이 그렇고, 결혼 기피가 그렇고, 출산율 저하가 그렇고, 진보와 보수 갈등~등 부지기수다.

아파보면 안다. 크고 작든 간에 아프면 건강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피부로 느낀다. 허리가 불편할 경우 차라리 다른 부위가 아프면 낫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른 곳이 아프면 우리의 몸은 똑같이 불편하고 힘들다. 모두 다 보배 같은 존재다. 산업도 그렇다. 반도체나 축산업 모두 국가에서 모두 중요한 산업이다.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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