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도 프로스포츠다
[칼럼] 한돈도 프로스포츠다
소비자 선택 받아야 하는 ‘운명’
‘맛있는 한돈’ 생산으로 차별화
  • by 김오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대기를 힘껏 가로지르고 맘껏 소리 지르는 스포츠 시즌이 왔다. 프로축구에 이어 이달 프로야구가 본격 개막된다. 겨울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라는 ‘실내’ 경기가 있지만, 스포츠는 야외에서 뛰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시즌이 왔다 했다. 프로스포츠에는 하나의 길이 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뤄 이기는, ‘선택’을 받는 길이다.

프로 선수와 프로 경기는 다르다. 아마추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경기에 임하는 준비부터 뛰는 자세, 볼을 다루는 몸놀림, 선수로서 매너 등 완벽하고 빈틈없는 ‘로봇’처럼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게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왜? 팬들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좋아하는 팀이 이기는 모습을 보려고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는 최고의, 최선의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는 꾸준히 연마하고 수없이 반복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다. 경기 중 실수하면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단점을 보완하고 있고, 극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 프로가 진정한 프로다. 마땅하고 합당한 대우와 사랑을 받아야 하고, 팬들이 그런 것을 아끼지 않을 때 프로는 더욱 성장 발전할 것이다. 그런 프로는 팬들에게 즐거움과 기쁨, 희망, 꿈을 심어주고 있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어쩌면 양돈업도 프로스포츠인지 모른다. 돼지고기도 여러 육류 가운데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돼지고기가 1위 프로스포츠다. 돼지고기 소비량이 전체 육류 소비 가운데 1위를 차지(53%)하고 있어서다. 특히 돼지고기 소비량은 2010년 19.2kg을 기록한 이래 매년 상승하면서 10년간 10kg이 늘었다.

문제는 돼지고기 소비가 늘고 있지만 한돈보다 수입 돈육의 증가율이 높다는 점이다. 작년 자급률(73.2%)을 기준으로 한돈과 수입 돈육 소비량을 추산해보면 1인당 한돈 20.9kg, 수입 7.6kg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21년에 비해 한돈이 0.2kg 증가한 반면 수입 돈육은 0.7kg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돈육 수입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마치 돈을 적게 들여 영입한 외국 선수가 국내 최고 선수보다 그 이상 성적을 발휘, 구단과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또 다른 악재는 과거 한돈의 안방이었던 가정 소비마저 수입 돈육이 가랑비 옷 젖듯이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운동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프로축구, 프로야구가 주인공인 국내 선수보다 보조 역할인 외국인 선수가 판을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축구와 야구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여지는 높지 않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입증됐고 이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우승)에서도 확인됐다. 한국 축구와 야구가 세계 A등급으로 올라서려면 저변을 넓혀야 하고 튼튼해야 한다. 한돈도 마찬가지다. 사육기반이 강해야 하고 ‘맛있는 한돈’ 생산을 주력해야 한다. 그럴 때 한돈은 소비자가 선택한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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