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이시습(學而時習)
[칼럼] 학이시습(學而時習)
배워야 먹고 사는 일은 ‘진리’
신기술 익혀 양돈 경쟁력 제고를
  • by 김오환

논어(論語)의 첫 구절이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읽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않은가? 공자님은 왜 논어 첫머리를 이 문구로 시작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 사는 것 자체가 배워야만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어서 그런 것 같다.

사람은 학문만 배우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데 뭐든지 배워야 생존할 수 있고 생활할 수 있어, 공자님은 공부(學)를 논어 첫 장에서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 배움, 지식, 앎이 있어야 스스로 밥 굶지 않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 이는 만고의 진리다.

공자님 시대에는 농사가 주업이었다. 그때는 주(周)나라 말기, 춘추전국시대라 지방 제후(왕)간 전쟁이 빈번했다. 학문이건 농사건 무예건 하나의 특기가 있어야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 특기도 잘해야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뭐든지 배우라 했을 것이다.

공자님은 이어 시습(時習)이라 했다. 틈이 나는 대로 익히라 했다. 배웠으면 수없이 반복하라는 것이다. 언젠가 본란에서 풀이했듯이 습(習)자를 파자했다. 날개(羽)의 흰(白)털이 보이도록 수없이 날갯짓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새가 오래 멀리 날아갈 수 있듯이 학문도 수없이 반복해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로 판단된다. 전문가가 되라는 가르침이다.

사실 그렇다. 배운 것을 수없이 반복해야 자기 몸에 맞는다. 축구 등 운동선수들이 발로 손으로 수많은 연습을 거쳐야 자기 것으로 만들어진다. 손흥민 선수를 보면 가늠된다. 손 선수의 왼발 감아 차기는 정말 일품이다. 손 선수가 얼마나 많이 감아 차기를 반복했는지 추측할 수 있다. 손 선수만인가. 주위의 최고 선수를 보면 연습에 연습 속에 살았을 것이다. 그렇게 반복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 때 ‘기쁘지 아니한가’하고 공자님은 말했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양돈농가는 돼지 키우는 것을 배웠다. 더 잘하기 위해 배움을 수없이 반복했는지 아니면 배움에 만족했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배움을 통해 기뻤는지 아니면 덤덤했는지도 짚어봤으면 한다. 그것이 농장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분석한다면 향후 농장 성적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양돈 환경은 매년 달라지고 있다. 인력난에 허덕이고 환경난(亂)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최첨단 사양기술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돼지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연구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사방천지가 새로운 지식의 장이다. 배웠으면(學)한다. 그리고 익혔으면(習) 한다. 그래서 농가가 기뻐했으면(說)한다. 그러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한국 양돈업의 경쟁력이 그만큼 강해지기 때문이다.

2023년도 ‘벌써’ 3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9달만 지나면 23년도 저문다. 23년은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고 어렵다. 지난 8일 한국경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가 수출 위축과 내수 둔화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자기 분야를 공부(學)하고 익(習)히는 일이다. 양돈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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