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중 수교 30년과 축산업
[칼럼] 한-중 수교 30년과 축산업
질병 문제로 직접적 교류 소극적
韓 경제 성장, 축산물 소비 기여
  • by 김오환

지난 8월 24일로 한국과 중국의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양국은 6.25라는 전쟁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92년 수교를 맺었다. 이후 양국은 경제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언론에 의하면 수교 당시 64억달러에 불과하던 연간 무역규모가 지난해 3천15억달러로 47배 증가했다. 한국의 중국 수출 비중은 92년 3.5%에서 21년 25.2%로 7.2배 늘어났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 대상국이 됐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이 경제적 관점에서 입술과 치아 관계를 이룰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전략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 년 사이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독자께서 알다시피 미-중은 정치 경제 관계에서 사사건건 충돌, 양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고 위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30년의 한-중 축산업을 되돌아보면 질병 문제 때문에 직접적인 거래는 거의 없었다. 반면 관련 산업이 진출했다. 사료업계에서 중국에 진출, 현재 몇몇은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사업을 정리한 회사도 있다. 양돈장 역시 한 군데서 나갔다가 10여년 만에 되돌아왔고, 최근 ICT 쪽에서 중국 시장을 찾아보고 있다. 30년간 큰 장은 열리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한국 축산업의 과소평가와 질병 등 많은 제약이 가로막아서다.

그런 가운데 홍콩에 대한 한돈 수출이란 새로운 길을 개척해냈다. 구제역 이후 일본 수출이 막히자 홍콩에 정성을 쏟았다. 도드람 부경양돈 등 조합과 돈마루에서 홍콩 시장을 꾸준히 노크, 결실을 얻었다. 사료 원료에도 교류 길을 열었다. 한국이 수출하는 품목은 드물고,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다. 아미노산제, 비타민제, 인산칼슘 등을 꼽을 수 있다. 많지 않은 양이지만 꼭 필요한 원료다. 가축의 뼈를 튼튼하고 강하게 해 가축들 기립(起立)에 필수 원료인 인산칼슘은 거의 전량을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걱정이기도 하다.

특히 한-중 30년은 축산물 소비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경제학자들은 한국이 중국과의 무역 증가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제적 성장은 타 산업의 소비를 촉진하는데, 축산물 소비 증가도 그중의 하나다. 1인당 육류소비량은 92년 27kg 안팎에서 2020년 기준 54.3kg으로 30년만에 배가 늘어났다. 한-중 수교 영향이기도 하다.

향후 한-중 관계 변수는 미-중 관계와 한국 20~30대들의 중국에 대한 시각이다. 그런데 양국 관계는 물론 20~30대들의 인식은 수년전부터 비우호적이다. 이로써 한국의 운신은 한가하거나 여유롭지 않다. 경제적 관점에서 흥미가 떨어질 것 같다. 축산물 소비도 그 영향에서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한-중 관계를 주시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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