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료 값 안정, 정부-인수위 나서라
[칼럼] 사료 값 안정, 정부-인수위 나서라
DJ정부 ‘사료원료’ 위기 극복 참고
정부-인수위 반면교사 삼아 대응을
  • by 김오환

오래 전 김대중 정부 요직에 있었던 사람과 여러 사람이 모여 저녁을 했다. 그는 DJ 당선 직후 후일담을 했다. IMF 시기라 매사 긴장 시기였고 불안 불안해 미래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한다. 그때 가장 먼저 시급하고 걱정스러운 게 축산농가에 대한 사료공급이었다는 것이다. IMF 직후 연일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신용장 개설 어려움 등 경제적 위기에 놓여 있을 때 첫 관문이 사료 원료 수급 문제였다 한다.

사료가 제때 공급되지 않을 경우 소, 돼지, 닭 사료공급이 부족하거나 중단됐을 경우 축산혼란을 떠나 여야 첫 정권교체까지 흔들릴 수 있어 모든 외교 역량을 집중, ‘발등의 불’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인사는 그전에는 사료를 알지도 못했고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했는데 그 이후 사료 등 식품 원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며 저녁 전 인사말로 대신했다.

오늘날 상황이 그때와 유사하다. 지금이야 사료 원료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러-우크라 전쟁 이후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우크라에서 수입키로 했던 원료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의 경우 제때 원료를 공급하지 않아도 공급사에 전혀 문제가 없고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계약돼 있다 한다. 이로 인해 국내 몇몇 업체는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이고 미적지근하다. 물론 몇 달분 원료가 남아 있어 그런다 하더라도 사료 가격 인상이나 향후 오를 가능성을 유추하면 정부의 자세는 안일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옥수수 대두 등 사료 원료 국제 가격이 갈수록 강세를 형성,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어 더욱 그렇다. 원/달러 역시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고, 금리 또한 강세라 걱정이다. 특히 정권 교체기여서 더욱 염려되고 있다.

돼짓값은 작년보다 높지만 사료값 인상으로 농가들은 되레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3~4달 후에는 또 다시 사료값 인상이 기다리고 있다. 기름값 급등으로 사료 및 원료 운송에도 속을 태우고 있다. 모 회사의 경우 3월 한달 운송비가 1억원 이상 추가로 더 들었다는 것이다. 만사가 첩첩산중이고 빠져나갈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빚내 경영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고, 앞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폭풍전야 모습 같다. 이럴 때 정부와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농가와 생산자단체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무이자가 안되면 저리로 융자하는 방안을 찾는 등 농가와 사료업계 지원에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농가 역시 사료비 절감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사료 허실을 줄여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본 게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정부와 인수위의 선제 대응과 농가, 업계의 자구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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