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돈육 수입 시장 ‘호구(虎口)'?
한국 돈육 수입 시장 ‘호구(虎口)'?
작년 연말부터 수입량 급증 추세
2월말 7만7천톤 전년비 73% ↑
삼겹 전지 후지 전부위 크게 늘어
돼지 부산물 수입도 30% 증가
  • by 김현구

돼지고기 수입물량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겹 이외 전 부위로 수입 폭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수입육이 한돈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월 돼지고기 수입검사 물량은 3만7천톤으로 1월(4만600톤)에 비해서는 9% 줄었지만 일년전 2만3천톤 대비로는 무려 58% 늘었다. 이로써 2월말 돼지고기 수입량은 7만7천톤을 기록, 전년 동기 4만5천톤보다 72.5% 증가했다.

물량 증가도 문제지만 지난해 삼겹살에 한정됐던 수입 증가세가 앞다리 등 다른 부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2월만 보면 삼겹(1만4천톤)이 일년전보다 32% 증가했는데 이 밖에 앞다리(1만4천톤)가 45% 늘고 목심(5천900톤), 뒷다리(1천400톤), 등심(1천300톤), 갈비(700톤)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6.7%, 884%, 410%, 311% 폭증 양상을 보였다. 국내 한돈 재고가 줄고 한돈 가격이 오르면서 삼겹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위에서 수입육이 빠르게 한돈 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이처럼 한돈 시장 전반에 걸쳐 수입육 공급이 계속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올해 한돈 가격 안정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수입 국가를 보면 기존 미국의 물량 수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등 EU 국가들의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2월만 보면 1월에 이어 스페인이 1만2천톤으로 미국(1만1천톤)을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동월 대비 242% 많았다. 또 네덜란드(1천400→4천톤), 프랑스(640→1천200톤) 등 다른 EU 국가들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동시에 미국산 돈육도 2월말(2만2천톤)로 보면 작년보다 11% 가량 많았다.

특히 EU산 돼지고기는 기존에 주로 들어오던 삼겹살 이외에 전후지, 등심 등에서도 미국에 견줄만한 수입량을 기록하며 전체 수입량 증가와 부위별 다변화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U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이 수입물량을 줄이면서 한국이 주요 대체 시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이 올해 더 늘고 현재도 돼지 값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수입량 추이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돈 출하물량 증가와 함께 수입량, 특히 삼겹 이외에 거의 모든 부위 수입량이 계속 늘 것으로 가정할 때 한돈 시장에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올해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돼지 부산물 수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돼지 부산물 수입량은 1월 1만4천500여톤, 2월 1만2천800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31%, 32% 증가했다. 이로써 2월말 돼지 부산물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천톤서 올해는 2만7천여톤으로 늘었다. 특히 이 가운데 돼지 족 수입량은 1~2월 7천100톤이 들어와 지난해 같은 기간(3천500톤)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돼지 족발 수요가 증가한 때문으로 반대로 다른 부위들은 대부분 수입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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