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산업의 시대정신은?
[칼럼] 한돈산업의 시대정신은?
‘경쟁력’ ‘차별화’ 내세워 자리매김
‘고급화’로 제2의 소비 붐 이끌 길
  • by 김오환

시대정신(時代精神)이란 말이 있다. 거창한 철학적 이념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그 시대에 맞는, 그 시대가 요구한 정신 또는 지향점을 의미하고 있다. 그런 용어인 시대정신이 큰 선거(대통령)를 앞두고 정치적 관점에서 거론된다. 후보가 시대 흐름을 어떻게 읽고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 유권자들은 주시하면서 그것에 공감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과거 대통령 당선자가 던진 시대정신을 보면 김영삼은 민주화, 김대중은 정권교체, 노무현은 새로운 시대, 이명박은 경제회복, 문재인은 적폐청산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대선을 보면 각당 후보자가 제시한 시대정신은 뚜렷하게 이것이다라고 잡히지 않는다.

한국 양돈업도 시대정신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되면서 위기에 몰린 양돈업의 시대정신은 ‘경쟁력’ 이었다. 농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는 각종 자금을 지원, 생산성 향상에 힘을 보탰다. 돈사 시설의 신증축 및 개축, 각종 생산장려금 지원을 꼽을 수 있다. 농가들도 이에 화답했다. 돈열 근절을 추진하면서 일본 돈육 수출에 노력했다. 수출 물량은 연간 8만톤을 넘어서기도 했다.

돼지고기 수입이 관세 중심에서 FTA 시대로 전환하면서 또 하나의 양돈업 시대정신은 수입 돈육과의 ‘차별화’였다. 맛과 신선함(안전, 위생)을 장점으로 내세워 수입 돈육과의 경쟁에서 이기자는 것이었다. 양돈업계는 ‘한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소비자에 내세우면서 수입 돈육과 차별화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였고 한돈은 수입 쇠고기와 경쟁했고, 수입 돈육은 대중음식점보다는 가공육이나 저가의 음식점으로 밀려났다. 아직도 한돈이 한우처럼 확고한 인식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차별화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차별화 정신도 설득력이 약해졌고 식상해가고 있다. 돈육 수입량을 보면 판단할 수 있다. 재작년과 지난해는 코로나로 돈육 수입이 크게 늘지 않았지만 17, 18, 19년 3개년의 돈육 수입량은 어마어마했다. 40만톤이 넘기도 했고, 그로 인해 자급률은 낮아졌다. 무엇보다 수입 돈육 시장이 대중음식점에서 ‘당당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고, 소비자 역시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판이다. 한돈 소비의 위기이며, 소비에서 있어 과제로 던져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한돈업에도 새로운 지향점, 전환점이 요구되고 있다. 말하자면 한돈업이 추구해야 할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이에 양돈타임스는 2022년 신년특집 기사를 제작하면서 ‘한돈 고급화가 경쟁력이다’라는 주제를 다뤘다. 즉, ‘한돈 고급화’를 한돈업의 시대정신으로 내세웠다. 새로운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한돈의 고급화는 한돈업계의 시대정신으로 시의적절하고 제격이어서다.

한돈 고급화는, 고급화를 위한 종돈, 사료 등 연관산업의 기술개발과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농가들의 품질 개선 노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순조롭게 진행된다. 그럴 때 한돈 소비는 덩달아 늘 것이며 소비자의 한돈 만족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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